리더십에는 여러 얼굴이 있다. 비전으로 사람을 이끄는 리더, 섬김으로 신뢰를 쌓는 리더, 전략으로 성과를 만드는 리더. 그러나 나는 여기에 하나 더, ‘타이밍 리더십’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싶다.
리더십이란 결국 언제, 어떤 메시지를, 어떤 방식으로 전하느냐의 예술이다.
잘하는 말보다 제때 하는 말, 많은 복지보다 때에 맞는 한마디 배려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순간이 있다.
말의 온도는 ‘시기’에 따라 달라진다.
직장인들은 누구보다도 ‘계절의 언어’를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1월, 새해 첫 출근날 아침에 팀장이 말한다.
“올해도 열심히 합시다.”
그 말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이렇게 말해보면 어떨까?
“올해는 당신이 주인공입니다. 새해엔 당신의 시간이 더 빛나기를 응원합니다.”
익숙한 인사에 따뜻한 기대가 담긴 순간, 사람들의 눈빛은 반짝인다.
12월 연말에는 또 어떤가.
“한 해 마무리 잘합시다.”보다는
“당신 덕분에 올해 참 든든했어요. 고맙습니다.”
이 한마디가 1년을 버틴 누군가에게는 가장 큰 위로이자 보상이 된다.
그리고 지금은 여름.
118년 만의 폭염 속에 우리는 또 다른 ‘리더의 타이밍’을 묻고 있다.
폭염 속 현장직, 리더의 한마디가 바꾼 조직 분위기
내가 중견기업을 경영할 때 일이다. 그 회사는 건설공사 수주를 위해 외근이 많은 조직이었다. B2B 영업팀과 기술지원팀 직원들은 하루에도 여러 고객사를 방문하며 폭염 속 현장을 누비고 있었다. 땀에 젖은 셔츠, 지친 얼굴로 사무실에 돌아올 때면 누군가의 배려가 절실했다.
매일 아침 영업 본부장 명의로 직원 단톡방에 간단한 메시지를 보냈다.
“오늘도 무더위 속에 고생 많아요. 냉장고에 생수랑 아이스크림 준비돼 있어요. 돌아오면 꼭 한 잔씩 하고 오늘도 파이팅!”
그리고 오후 5시쯤, 외근자들이 사무실에 들어올 때면 내근직원이 환한 미소로 맞이했다.
“수고했어요! 이거 마시면서 땀 좀 식히세요.”
차가운 생수 한 병, 손에 쥐어진 아이스바 하나.
별것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직원들의 반응은 달랐다.
"우리 사장님, 그냥 말뿐인 사람이 아니야. 진짜 우릴 생각하셔.”
몇 달 뒤, 회사는 이직률이 눈에 띄게 줄고, 직원들 사이의 유대감이 강화됐다. 특별한 복지 정책 없이도 분위기가 따뜻하게 바뀌었고, 외근자들이 회사에 대한 소속감을 더 깊이 느끼기 시작했다.
리더의 타이밍 있는 배려가 조직 문화를 바꾼 셈이었다.
때를 아는 리더십이 결국 성과를 만든다
사람은 때때로 고된 상황보다 그 고됨을 누가 알아주는가에 따라 버틸 수 있는 힘이 달라진다.
리더는 늘 뭔가 대단한 걸 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고마움을 제때 전하고, 힘듦을 알아주고, 무심한 듯 건네는 음료 하나에 마음을 담는 것.
그게 진짜 리더십일 수 있다.
리더가 감정의 타이밍을 읽고 적절한 말과 행동을 한다면, 직원들은 그 안에서 안정감과 존중을 느낀다.
그것이 바로 ‘타이밍 리더십’의 본질이다.
지금, 당신의 리더십이 필요한 타이밍
모든 리더십은 결국 사람을 향한다.
성과도 중요하고 전략도 중요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얻지 못한 리더십은 오래가지 못한다.
바로 지금, 누군가의 마음이 지쳐 있다면,
그 마음을 알아주는 타이밍이 필요하다.
그 한순간의 따뜻한 리더십이, 한 사람의 하루를 바꾸고
나아가 조직의 내일을 바꾼다.
지금, 당신의 타이밍 리더십이 필요한 순간이다.
지금이 바로 그 타이밍이다.
이수경 작가의 책 보러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