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탄생과정이란 새로운 세계를 만나다.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을 출판하는 것은 이루고 싶은 꿈 중에 하나일 것이다. 퇴근길 지하철 도서관에서 읽을 책을 둘러보다가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묶은 책 ‘출판하는 마음'을 집어 들었다. IT회사를 다니다 보니 주위에서 이야기를 하거나 듣는 내용이 죄다 IT다. 그래서 가끔은 새로운 세계가 궁금했다. 모르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알게 되어 기분이 좋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공감되었던 사항들을 소개한다.
1️⃣출판사 '시공사'에서 출판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인가?
이 책을 읽고 너구리 작가의 '회사가 싫어서'란 책이 먼저 독립출판을 통해서 나왔고, 인기에 힘입어 시공사에서 재출간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출판사 때문에 왜 망설여졌고, 출판 후 일부 독자들에게 왜 비난을 받았는지 몰랐다. 그래서 별도로 찾아보게 되었다. 찾아보니 군사정권 시절의 대통령의 자식이 했던 사업이고 이 사업체를 통해서 자금 유통, 관리가 된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등이 보였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
2️⃣문고판
최근에 읽었던 히가시고 게이고의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에서 살해된 은사의 집에 있는 책을 묘사하는 내용에서 '문고판'이란 것을 봤지만 뭘까 싶은 책의 묘사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보니 어떤 책인지 찾아볼 수밖에 없었다. 찾아보니 손에 들어오는 작은 책을 뜻하는 말이다. 예시로 이해하는 게 제일 쉬운 방법이니 '아무튼' 시리즈를 찾아보면 이해하기 쉽다.
3️⃣나와 같은 취미
언젠가부터 나의 취미는 '콜라'를 모으는 것이다. 그냥 콜라가 아니라 새로운 디자인의 콜라다. 그렇게 모은 콜라가 책장은 한 면을 다 채우고 있다. 김경란 북디자이너의 공간을 설명하는 문구로 콜라가 나왔다. 나는 나와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을 책에서 보는 게 처음이라 신기한 마음과 이 디자이너도 분명 빨간색이 아니라 코카콜라 레드와 같은 강렬한 빨간색을 좋아할 것이다. 페라리 레드보다 코카콜라 레드가 더 좋을 것이다라는 생각도 하면서 말이다.
4️⃣후가공이 뭐지?
모르는 세계에 대한 궁금증이 발생한다. 디자이너에게 후가공이란 뭘까 싶었는데 후가공의 영역을 찾아보니 다양했다. 그리고 그걸 보고 나서 책장에 있는 책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디자이너의 고민들이 여기에도 녹아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전엔 안 보였는데 이젠 보인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
5️⃣꿈을 일찍 구체화한 사람들
책을 읽다 보면 나를 돌아보며 공통점을 찾고 있다. 어찌 보면 나에게도 책을 만드는 DNA가 있나 반문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는 대학의 학과로 '신문방송학과'를 선택했다. 방송의 꿈을 가지고 다른 과는 보지도 않았다. 어쩌다 보니 IT업계로 왔고 십수 년의 경력을 쌓고 있다. 신입사원 입사 서류를 검토하다 보면 딱 한 가지가 있었다. 의지를 가지고 자신의 길을 선택한 것에 가산점을 줬다. 내가 아는 한 신문방송학과를 선택한 이들은 모두 구체적인 꿈을 가지고 입학을 했었다. 이 책에는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경력과정을 인터뷰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책도 방송처럼 꿈을 일찌감치 가지고 선택한 이들이 많았다.
6️⃣서울서북부감성
이런 단어는 '판교 사투리'로 느껴졌다. 그래도 그게 무슨 감성인지 영영 모를 것 같지만 말이다. 비 IT인이 '판교 사투리'를 들었을 때 교과서로 배운 것으로 '아하! 나 저말 알아!' 정도로 만족할 수밖에 없다.
딱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책에서는 전자책에 대한 이야기가 많지 않다. 요즘 전자책으로도 책을 많이 보다 보니 전자책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으면 했다. 전자책에 대한 이야기를 추가로 특별판이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리고 '출판하는 마음'도 시리즈인 책이다. 다른 책들도 새로운 세계가 궁금한 시점이 온다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