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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저나 Oct 21. 2021

바람이면 연이 날까

꼭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연을 직접 만들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다.


크기에 맞게 종이를 자르고

적당한 굵기와 길이로 나무를 손질한다.

그리고 접착제를 이용해서 

마침내 연을 만들어낼 수 있다.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을 거친 후에도 

바람이 없다면 연은 

한낱 종이에 불과하다.


어떤 아름다운 색의 종이로 만들었다고 해도,

어떤 고급스러운 대나무 받침으로 만들었다고 해도,

화려한 독수리 모양에 날개가 달려서 휘날려도


바람이 없는 연은 종이에 불과하다.


그래, 

그러다 바람이 불어오면

그 연은 하늘을 날 수는 있겠지.

거침없는 비행에 조금은 우쭐할 수도 있겠지.


그래, 

내가 만든 너

높이 그리고 멀리 날아도 좋다.


근데,

이거 하나만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타래와 연을 이어주는 실이 있기에

네가 먼 곳으로 떨어져 버리지 않은 채

편안하게 그 자유와 행복을 느끼는 것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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