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ro. 지원자들이 취업시장의 甲이 되길 바라며
자소서 못 쓰는 사람 치고 말 잘하는 지원자 본 적 없다. 자소서는 못 썼지만 면접은 자신 있다고 말하는 지원자도 분명 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는 어디까지나 자기만의 착각이다. 자소서에는 드러나지 않던 지원자의 사고력과 설득력이 면접 단계에서 불현듯 각성해 초인적인 실력을 발휘하는 극적인 상황은 일어나지 않는다.
더불어 말을 잘한다는 것은 결코 유창한 것만 의미하지는 않는다. 상대방의 혼을 쏙 빼놓는 달변은 순수한 진심이 담긴 눌변을 이길 수 없다. 다소 투박한 표현을 사용하고, 유창함은 조금 떨어져도 진심이 담긴 한마디는 상대방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힘이 있다.
자소서를 작성하면서 다양한 내 인생과 경험에 대해서 깊게 고민하고, 고뇌했던 선행과정이 다수의 면접관들과 맞설 수 있는 자신감과 논리성을 갖출 수 있게 되는 시작점이다. 면접은 자소서 작성 단계에서부터 꾸준히누적시켜온 고민의 결과물을 글이 아닌 말로 전달한다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 (스펙을 뛰어넘는 자소서 中)
면접은 자소서와 다르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자소서 작성을 위해 나의 인생, 과거, 재료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보고 내 생각을 제시해보는 반복적인 훈련과 과정들 모두 고스란히 면접까지 이어진다. 자소서 따로, 면접 따로 합격의 공식이 다르다는 착각은 버리자. 결국, 내 생각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확실한 근거를 들어 상대방을 설득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자소서와 면접은 '형식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채용을 바라보는 올바른 시각
면접은 회사와의 Fit(인재상, 핵심가치 등)을 확인하는 과정일까 아니면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을 찾는 과정일까? 같이 일하고 싶은 괜찮은 지원자가 있는데 우리회사의 핵심가치인 '창의'가 드러나지 않았고 '성실'을 드러냈으니 이 지원자를 탈락시킬 것인가? 최종 CEO면접에서 대표이사는 창의성, 도전정신, 열정, 논리성, 유창함, 자세라는 각 항목 별로 세세한 점수를 부여해서 합격자를 선발할까 아니면 태도와 인성이 눈에 띄는 호감가는 지원자를 뽑고자 할까?
답은 정해져 있다. 인재상과 핵심가치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기준치를 상회하는 수준인지 여부는 부수적인 지표일 뿐 결국 채용은 회사에서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을 뽑는 것이 본질이다. 때로는 다소 미숙한 부분도 보이고, 답변이 매끄럽지 못하고,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하여 말문을 잃었다고 할지라도 완벽한 스팩을 갖고 빈틈 없는 답변을 해낸 지원자들을 제치고 최종합격할 수 있는 이유다.
실제로 20대 후반의 나이에도 대기업에 취업에 성공한 사례, 낮은 영어점수와 무인턴으로 중견기업 기획팀에 합격하는 사례, 3년 간 도전했던 전문자격증 공부에 실패하고 취업에 합격한 사례, 대학교의 설립이념도 대답하지 못했고, 학교의 종교적 이념과 다른 색깔을 갖고도 합격한 사례 등등 막상 찾아보면 억지스럽게 회사와의 표면적인 Fit을 강조하지 않고도, 직무와 관련된 경험이 부재함에도, 모든 질문에 매끄럽게 답변하지 못하고도 합격한 사례들은 차고도 넘친다.
문제는 지원자들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해서 준비했던 면접이 면접관들에게 어떠한 감흥도, 호감도, 판단의 근거도 주지 못했었다는 것이다.
나의 자기소개는 진실된 나의 소개였을까
ㅇㅇ전자 마케팅 입사를 위해 3박자를 갖춘 지원자 홍길동입니다! 첫 박자는 리더십입니다. 고등학교 전교 회장을 시작으로, 대학교 과대, ㅇㅇ학회 회장을 두루 경험하며 타인을 배려하고 포용할 수 있는 리더십을 키워왔습니다. 두 박자는 직무전문성 확보입니다. 학부시절 마케팅 학회를 시작으로 L사에서 인턴을 통해 마케팅에 대한 관심과 적성을 확인하였고, 다양한 마케팅 프로젝트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박자는 글로벌 역량입니다. 짧지만 어렸을 적 호주에 살았던 경험 덕분에 해외문화에 대한 포용력과 영어실력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가진 3박자로 ㅇㅇ전자를 Local을 넘어 Global로 도약시키겠습니다!!!!!
(+큰 목소리와 패기는 덤)
홍길동 지원자의 자기소개를 들은 지원자들은 '홍길동님 스팩도 쩌는데 말도 엄청 잘하네..'라고 생각했을런지 모르겠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자기가 잘났고, 항상 관심 있었고, 항상 도전하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진실성 없는 이야기들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의 지원자들의 화법도 동일한 흐름과 방식으로 전개되고, 매번 똑같은 패턴의 소개를 듣는 면접관들은 답답한 심정을 토로할 곳이 없다. 대화를 통해 지원자들의 성향이나 성격, 특징들을 파악해보고 싶었을 뿐인데 하나 같이 나는 항상 포기하지 않고, 항상 최선을 다하고, 실패를 통해서도 끊임 없이 성장해왔다는 기계적, 천편일률적인 답변만 반복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면접관들은 참다 못해 한 마디를 던진다.
준비된 거 말고 진짜 자기소개 좀 해보세요. (제발..)
"Do first, Do next, Do again, 제 인생의 모토이자 ㅇㅇ벤처 동아리 회장 당시 내세웠던 슬로건이었습니다. 책상에 앉아서 고민만 하기보다는 상황이 닥치면 먼저 부딪혀 보고, 생각대로 되지 않으면, 다시 또 시도해보고, 그래도 안되면 다시 또 될 때까지 부딪혀 보자는 행동주의 정신을 추구하고자 했습니다. 어떤 어려운 상황, 위기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맞서며, 이겨낼 수 있는 행동주의형 인재 Ohms 가 되겠습니다."
면접관들은 딥러닝을 통해 모든 질문에 대한 완벽한 답변을 읊조릴 수 있는 면접 AI를 기다리지 않는다. 거칠고 정제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진심을 전해 줄 수 있는 면접자들과의 대화를 기다리고 있다. 모든 답변에 대한 모범 답변을 준비하려고 안간힘 쓸 것이 아니라 진짜 나라면 어떤 답변을 할 수 있을지, 진짜 내 생각은 무엇인지를 고민해 보면서 자연스럽게 면접을 끌어갈 수 있는 태도를 갖추는 것이 먼저다. 1분 자기소개도 마찬가지다. 어떻게든 내가 이룬 눈에 띄는 성과와 업적, 경력을 다 욱여넣기 위해 안간힘 쓰기 보다는 '나를 드러낼 수 있는',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나만의 소개를 제시해보자. 직무에 대한 관심, 회사에 대한 관심은 어쩌냐고? 어차피 면접은 1분 자기소개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1분 자기소개에 모든 인생을 담아내고, 완전하게 준비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은 지원자들의 강박에서 비롯된 착각일 뿐이다.
면접관들의 드센 압박에도 자신 있게 응수할 수 있는 힘은 내면 깊숙한 곳에서의 고민에서 시작된다. tvN드라마 ‘나의아저씨’ 속의 구조기술사 이선균처럼 말이다.
(박동훈부장의 상무 승진 심사 인터뷰 장면 中)
윤상무(정재성): 그럼 진단은 어떻게 했는지 보자고, 이 아파트 단지 또 C등급줬다매, 재건축할 수 있게 D등급 줄 수도 있잖아?
박동훈(이선균): 구조기술사는 정치적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역학적 계산 하에 구조적으로만 판단합니다.
윤상무: 대한민국에서 집은 자산 개념이 세다는 거 몰라? 집 한 채 달랑 갖고 있는 국민이 태반인데 집으로 재산 못 불리면 어디서 불리냐고?
박동훈: 예, 그건 부동산업자나 경제학자의 개념이지. 구조기술사의 개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윤상무: 자꾸 이런 식으로 하면 누가 우리한테 일을 맡기냐고? 그런 건 생각 안 하나?
면접관들은 인재상, 핵심가치에 억지로 자신을 끼워맞추려 애쓰는 지원자들을 기다리지 않는다. 자신만의 뚜렷한 기준, 뚜렷한 관심을 구체적으로, 그리고 자신 있게 드러낼 수 있는 '사람다운' 지원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진짜 면접 잘보는 사람들의 면접준비방법
귀에 인이 박힐 정도겠지만 인재상, 핵심가치, 구태의연한 직무역량의 키워드들은 다 제쳐둬도 좋다는 점을 한번 더 강조하면서 면접 잘보는 사람들의 면접 준비 노하우를 풀어본다.
1. 산업/회사/직무 지원동기는 하나의 흐름으로 준비한다.
당사에 지원한 이유에 대한 답변으로 기업의 비전을 보고, 성장성을 보고, 수익성을 보고, 감명받았다는 패턴들이 있다. 듣기에는 좋지만 면접관 입장에서는 더 성장성이 크고, 업황도 좋고, 이직도 용이한 타산업군을 마다하고 왜 해당 산업을 선택했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나는 해당 산업에 이런 관심 또는 흥미를 갖고 있다'라는 논리를 먼저 제시하고, '해당 산업군에서 ㅇㅇ기업이 이런 부분에서 최고라고 생각한다'라는 논리적 흐름을 갖추게 될 경우 산업의 외형적 성장이나 비전에 관계 없이 해당 산업/기업에 지원한 이유를 납득시킬 수 있다.
가공식품 제조판매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안에서 왜 CJ제일제당인지, 유통산업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와 그 안에서도 전자제품 카테고리 킬러인 하이마트가 좋은 이유, 화장품 산업 내에서도 OEM/ODM에 관심을 가진 이유와 왜 한국콜마인지, '산업+기업의 지원 동기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게 되면 설득력 높은 지원동기를 준비할 수 있다. (스펙을 뛰어넘는 자소서 中)
산업, 회사, 직무에 대한 지원동기를 하나로 연결했을 때 무엇보다 큰 강점은 면접관들의 질문에 유연하게 대응함과 동시에 높은 관심도, 논리적인 생각을 어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앞의 사례는 산업+기업의 지원동기를 하나의 set로 준비할 때의 장점을 설명한 내용이다. 여기에 직무 지원동기만 더해주면 더욱 완결성 높은 논리를 만들 수 있다. 어렵게 느껴지겠지만 ‘해당 직무가 지원 산업/회사에서 중요한 이유’와 연결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용이하다. '산업/회사의 성장성을 보면서 관심 갖게 되었는데 ㅇㅇ 직무에서 ㅇㅇ 업무 수행해야 현재 상황을 극복하고, 비전 달성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와 같은 흐름이다. 앞선 게시글들을 통해 강조했던 회사와 직무에 대한 관심을 하나로 연결하는 과정일 뿐이다.
이런 연결을 완성할 수 있다면, “입사하면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현재 ㅇㅇ사는 ㅇㅇ ㅇㅇ의 환경과 어려움에 직면했기 때문에 ㅇㅇㅇ ㅇㅇㅇ 직무 분야에서의 문제해결과 신사업 전략수립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로 산업에 대한 생각을 직무와 연결시켜 논리적으로 답변할 수 있다. "한국콜마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생활수준의 향상과 매체의 발달로 미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더불어 시장의 성장과 함께 화장품 브랜드 간의 경쟁은 심화되고 있지만 OEM/ODM은 시장의 성장과 함께 더 다양한 브랜드들을 대상으로 시장을 넓혀갈 수 있는 블루오션 사업이라고 생각했다."라는 식의 산업에 대한 관심을 먼저 드러내면 당연히 "동종산업 군 내에서 한국콜마를 지원한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추가질문을 받게 되고, 이미 충분히 드러낸 산업군에 대한 관심 위에 한국콜마만이 갖는 차별점을 어필해서 선택 이유를 제시할 수 있다. 뚜렷한 관심과 근거를 자연스럽게 드러낼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산업/회사/직무 지원동기를 하나의 흐름과 논리로 연결시키게 되면 ‘예상질문답’이 필요 없어진다. 잘 준비된 하나의 일관된 흐름에서 면접관의 질문에 맞는 부분만 잘라서 답변을 제시하면 되기 때문이다. 면접관들이 지원자들을 좋게 평가하지 않을 수가 없다.
2. 핵심 위주의 간결한 팩트 전달이 면접의 핵심
면접은 한정된 시간 동안 많은 지원자들을 평가해야 하는 전형이기 때문에 지원자의 개성과 생각을 판단할 수 있는 핵심적인 근거들만 최대한 간결하고, 명료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원자들 입장에서는 경험의 모든 세부내용과 과정들이 중요하고, 소중하게 느껴지겠지만 질문을 중심으로 생각하면 답변의 핵심은 너무 명확하다. 다음 질문에 대한 답변을 비교해보자.
Q. 학교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은?
A. 제가 동아리 회장을 맡았을 당시 해체 위기에 처해 있던 동아리를 남다른 적극성과 노력을 통해 재부흥시켰던 경험이 있습니다. 저희 동아리는 당시... 블라블라
vs.
B. 대학교 축제 기간에 맞춘 보물찾기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학생들의 자연스러운 참여를 이끌고 ㅇㅇ기업의 제품도 효과적으로 홍보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질문의 핵심은 ‘기억에 남는 경험’이다. A와 같이 장황한 상황, 배경 설명이 아닌 B의 답변 내용처럼 ‘어떤 상황에서 어떤 점이 기억에 남았는지’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내용이 듣고 싶은 것이다. 질문의 답변에 해당하는 핵심정보만을 압축적으로 간결하게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면접관들이 추가질문을 통해 지원자들의 생각을 이끌어낼 수 있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분량의 문제로 모든 내용을 다룰 수는 없지만 자세한 내용은 기존에 발행된 매거진의 글들 또는 신간 '스펙을 뛰어넘는 자소서(출판사: 원앤원북스)'를 참고하길 바란다.
Outro. "스펙과 영역을 초월하는 논리적인 글을 써라"
바야흐로 스펙이 중요한 시대다. 자칭, 타칭 취업 전문가들은 스펙과 직무 관련 경험을 쌓는 것은 기본이고, 지원하는 회사의 인재상과 직무별 요구 역량을 자신의 경험과 연결하는 것이 취업의 열쇠라고 말한다. 실제로 채용설명회에서 회사 담당자들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그들의 말에 더욱 신뢰가 간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도 자신의 생각과 상반된 결과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매우 합리적이고 논리적 허점이 없어 보이는 취업 전문가와 채용 담당자의 말을 맹신하는 그 지점에서부터 문제가 시작된다.
학교 취업센터 또는 외부기관을 통해 운영되는 취업 프로그램이나 컨설턴트에게 듣게 되는 내용은 이미 정해져 있다. "직무 관련 경험이 부족합니다.", "도전정신과 자신감이 부족해 보이는데 보완할 필요가 있습니다.", "회사의 핵심가치나 인재상에 맞는 역량을 어필하세요." 등이 대표적인 예시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런 답변들은 주변 친구들, 부모님, 스터디 구성원에게도 쉽게 들을 수 있는 일반적인 답변들이다. 단지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해 들었다는 차이가 있을 뿐인데 그들의 말을 철썩같이 맹신하는 것이다.
그 결과 자기소개서에 회사와 직무에 대한 자기만의 해석,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회사/직무/취업 중심의 정보 조사를 통해 도출된 각종 키워드와 역량에 자신의 경험을 억지로 욱여넣는 과정이 반복된다. 외부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생각과 주제가 제기되기 때문에 각자의 색깔은 찾아볼 수 없고, 흔한 역량에 자신을 끼워 맞추면서 대부분의 자소서는 천편일률적인 기준에 수렴하게 될 수밖에 없다.
취업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사기 캐릭터'들의 생각은 반대로 흐른다. 자신이 중심이 되고, 지원하는 회사와 직무에 따라 스스로의 생각을 자신 있게 드러내고 논리적으로 설득한다. '재무에 필요한 역량은 수치감각과 꼼꼼함'이라는 외부에서 주입된 정보를 활용하기보다는 "자금 조달에 있어서 낮은 금리로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 다양한 자금 조달처와 자급 조달방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투자자의 특성에 맞는 제안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라는 식으로 직무에 대한 진정한 이해와 논리적인 생각을 자소서에 드러낸다.
이런 이들은 당연히 면접에 임하는 자세에서도 자신감이 넘친다. 만나본 적도 없는 면접관들의 취향을 고려해 손에 익지도 않은 요리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타일대로 가장 자신 있는 요리를 준비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맛과 특징까지 제대로 설명할 준비가 되어 있다. 자기만의 경쟁력, 인생철학, 가치관을 고민하고, 지원하는 회사와 직무에 대해 나름의 방식대로 해석한다. 그렇게 정리된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달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이는 이들은 바로 취업시장의 강자들이다.
자소서와 면접은 지금껏 갈고닦은 실력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일종의 결투이자 대회일 뿐이다. 그 자체가 기초체력을 키우고 실력을 쌓는 훈련의 과정이 아니라는 의미다. 아무리 자소서 작성과 수정을 반복하고, 면접에 대비해 100문 100답을 치밀하게 준비한다고 한들 자신 있게 드러낼 수 있는 자기만의 무기와 지식, 생각이 단련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변화가 일어날 수 없다. 변화는 자소서와 면접이라는 형식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경험이라는 재료와 본질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된다. 이것이 바로 자소서와 면접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쓰면 자소서요, 말로 하면 면접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취업시장, 인사 담당자, 취업 전문가들의 취업 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스스로 생각하는 힘과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논리를 키워나갈 것을 강조한다. 천편일률적인 틀에서 벗어나 차별화를 실현하고, 회사 담당자들 앞에서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한 모습으로 맞설 수 있는 힘을 갖게 되길 바란다. 글쓰기와 말하기에는 작고 나약한 몸을 가진 다윗도 거대한 골리앗에 맞서 싸울 용맹한 용사로 탈바꿈시킬 수 있는 마법의 힘이 있다. 결코 쉽지 않지만 올바른 방법으로 꾸준한 노력을 거듭한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더 이상 선량한 취준생들이 겉만 휘황찬란하고 알맹이는 없는 정보 속에서 허우적대며 돈과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를 바란다.
옴스 著 <스펙을 뛰어넘는 자소서> 머리말 中
대한민국 취준생들이 취업시장의 甲으로 우뚝 설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Oh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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