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칭찬에 인색하다. 나도 그러했고, 지금도 그러하다. 에고가 강할수록 그렇고, 연차가 낮을수록 더 그렇다. 천상천아유아독존, 내가 가장 잘났고, 내가 가장 소중하고, 내 생각이 제일 합리적인데 남을 칭찬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 아무리 봐도 당연히 해야 될 일을 당연한 정도로 해낸 상대방에게 칭찬을 건넨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아무리 봐도 오만정이 떨어지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팀장의 업무지시와 스타일을 보고 칭찬을 건넨다는 것도 용납할 수 없다.
하지만, 그건 칭찬의 의미와 빠워를 모르는 얕은 생각이다. 상대방에 대한 경외심과 존경심의 표시로써의 의미 보다는 상대방을 비행기에 태워 하늘을 나는 듯한 기분을 만들어줄 때 돌아오는 리턴으로써 의미가 크다. 쓸데 없이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과정에서 나에 대한 우호적인 감정이 쌓이고, 항상 나를 먼저 생각나게 만든다. 뭔가 내가 도움을 요청할 때 나에 대한 우호적 감정이 상대방의 객관적 판단을 교란시켜 뭐든 도와주게 만들 때도 크게 작용한다.
“선배님,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신 건가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에이 뭔 소리야, 이상한 소리하지마~”
“팀장님, 오늘 머리하셨네요~ 회춘하신 것 같습니다”
“하하하하,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하지마~” (아니라면서 기분 좋아 죽는다)
아무리 실 없는 칭찬에도 베시시 웃게 되는 게 사람이다. 게다가 나이를 먹을수록 칭찬에 더더욱 약해진다. 내가 나이를 먹어봐서 확실히 체감한다. 갈수록 재미는 없고, 심각해지는 회사생활 속에서 살갑게 건네는 말 한 마디, 칭찬 한 마디를 들으면 진짜고, 아니고를 떠나서 그냥 기분이 좋아진다.
“옴스님, 피부 왜 이렇게 좋으세요?”
“옴스님, 오늘 완전 힙하신데요?”
“옴스님, 천재세요? 옴멘…”
좋은 샘플이 들어오면 먼저 생각나고, 좋은 기회가 생기면 챙겨주고 싶고, 비밀이 있다면 지켜주고 싶고, 하고 싶은 게 있다고 하면 도와주고 싶다. 사람 마음이 그렇다. 때문에, 칭찬에 인색해질 필요 없다. 마구 칭찬한다고 손해볼 것도 없는데 칭찬을 받는 대상은 기분이 좋아 싱글벙글하고, 나중에 내게 보이지 않는 리턴과 리워드로 돌아온다. 칭찬을 하면 내가 손해본다는 구시대적 사고방식만 바꾸면 쉽다. 모든 게 바뀐다.
칭찬에도 수준이 있다. 연습할수록 칭찬력은 올라가고,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
1. 칭찬은 마음을 얻는 스킬이지 나를 낮추는 게 아니다.
빈 말이라도 유쾌한 기운과 에너지가 더해지면 듣는 사람 입장에서도 유쾌하고 좋은 느낌을 받는다. 처음에는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한다고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기분 좋은 하루, 기분 좋은 관계에서 주고 받는 인사말이 된다. 난 굳이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는데, 손해 보는 느낌인데 등등의 생각을 버리자.
나도 어렸을 적 내 잘난 맛에 칭찬에 인색했다. 밑지는 기분이었다. 명MC 강호동과 유재석이 모자라고, 부족해서 패널들에게 약점을 잡혀주고, 판을 깔아주고, 칭찬으로 북돋아 주는 게 아니다. 칭찬은 나를 낮추는 말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얻는 스킬이다.
2. 평소부터 빈번하게. 혹은 가장 먼저.
꼭 자기가 필요할 때 칭찬하는 이들이 있다. 혹은 이미 많은 이들이 칭찬할 때 휩쓸려 한 마디 보태는 상황도 자주 있다. 의미 없다. 내가 아쉬운 상황에서 하는 칭찬의 의도를 상대방이 모를 리 없다. 그리고, 이미 많은 이들의 칭찬이 쏟아지는데 내 칭찬이 기억에 남을 리도 없다. 그래서 칭찬은 평소부터 자주하는 습관을 들여라. 그리고, 칭찬할 일이 있다면 빠르게 연락해라. 이를테면 연말연초 인사결과 발표를 미리 기다렸다가 지인의 이름을 찾고, 가장 빠르게 축하를 전해라. 확실한 각인효과를 남기는 게 핵심이다.
3. 구체적으로 콕콕 찔러 넣어라.
빈번한 것도 좋지만 매번 형식적인 수준의 칭찬만으로는 부족하다.
“와 너 오늘 멋있다~!!” 보다는 “이야, 청바지에 셔츠만 입고, 잘 어울리기 쉽지 않은데…”가 좋다. “보고서 잘 썼다” 보다는 “난 특히 프로젝트 예산 projection이랑 실행계획 부분이 진짜 현실성 있는 게 인상적이다”가 좋다. “넌 역시 대처가 빠르다!” 보다는 “와 그거 1분만 늦었어도 우리 본부 난리나는 건데 어떻게 그렇게 대처가 빨라?”가 좋다. 피상적 수준의 칭찬만 반복하는 이들은 정말 영혼-less하게 보인다. 외무, 업무, 기타 등등 어떤 칭찬이든 포인트를 짚어서 구체적으로 하는 게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