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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day Apr 15. 2024

아이 있는 30대가 회사 때려치우고 카페를 차리면...

아이도 있고, 책임질 것도 많은 30대 남자가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갑자기 커피집을 차린 이야기다.


어찌보면 뻔한 내용이다. 최근에는 하도 유튜브에 퇴사 브이로그가 많아서

이제는 퇴사가 눈에 띄는 결정도 아니다. 

다들 잘 나가면(?) 퇴사는 한 번씩 하는 것 같다.

반대로 특별한 능력이 없어 퇴사나 이직을 고민하지 않는 본인은

이상한 박탈감이 느껴지기도 하는게 사실이다. 


퇴사나 이직을 해야 하나. 그래야 인생을 잘 사는 건가? 이상한(?) 고민까지 생기는 요즘이다.

결론은 너무 뻔하지만 그 결론까지 가는 과정과

작가의 생각들이 참 감동적이었다. 책도 얇아서 두어시간이면 다 읽는다.


'쇼노 유지'가 쓴 '아무도 없는 곳을 찾고 있어'라는 책이다.

그가 퇴사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아이러니하게 '결혼'이었다.

늦게 결혼한 그는 아이를 위해서 한숨 푹푹 쉬는 삶은 그만두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특별한 기술도, 장기도 없는 평범한 인간이었다. 

심지어 지금 일은 여행사 영업이었다. 그는 '왜 하필 커피인가'에 대한 답변은 솔직하게 말한다.


음식에 관심이 있는데 솔직히 나이가 많아서 요리사는 힘들고, 커피는 그럭저럭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외제차 한 대 값 훌쩍 넘는 '커피 로스팅 기계'를 사고, 카페를 차린다.

처음에는 커피도 팔았지만, 지금은 커피콩, 커피가루만 판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도 많이 벌고, 성공했다. 

그는 그가 하고 싶은 대로 인생을 살았으나 오히려 던지는 메세지는 내용이 반대다.

꼭 꿈과 희망이 없더라도 즐겁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 

'나답게' 살아야 한다는 말에 현혹되지 말고, 그저 열심히 살다보면 어떻게든 된다고.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하고 괜찮다고 말한다. 



꿈을 찾아서 오늘을 버리기보다 일단 지금 최선을 다할 것.

뭘 하고 싶은지 생각하기보다 뭘 할 수 있는지 깨닫고 그 일을 착실하게 하는 것.

그가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이처럼 간결하다. 

나에게 맞는 목표와 나에게 맞지 않는 목표의 차이점은 뭘까?

작가는 명확한 기준을 내어준다.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시점부터 이미 자신과는 맞지 않는 목표다'

사람은 즐겁다고 느끼면 몇 시간이라도 기쁘게 일을 한다. 

힘들게 쌓아올린 것이 무너져도 상관없다. 어차피 다시 하면 된다. 

또 다시 쌓아가는 과정도 즐거우니 정말이지 아무 상관없다.




UFC 6위까지 올라갔던 레전드 '김동현'선수도 이와 비슷하게 살았다.

그는 그저 체육관에 가서 동료들과 힘든 운동하고, 맛있는 것 먹는 것이 즐거웠고 행복했다고 한다.

1년에 한 두번 경기가 있는데 그 경기만 바라보고 살면 너무 불행하다는 것이다.

매일 매일 열심히 운동하고 즐기다가(물론 이 악물고 죽을듯이 했겠지만) 

시합이 있는 날이면 시합 다녀온다. 그리고 시합이 끝난 다음 날도 운동하러 체육관에 갔다고 한다.

그냥 같이 운동하고 맛있게 먹는게 즐거우니까. 진정으로 과정을 즐기는 남자였다. 멋졌다.

그리고 그는 말을 이어붙인다. '경기에 진다고해서 호텔에 혼자 불끄고 앉아서 술 먹으면 안된다. 나는 경기에 진 선수들이 우울해하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 

이기고 싶다면 그냥 더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이다. 더 열심히 했었어야 하는 것이다'



이 말을 듣고 '이야 역시 정상은 아무나 하는게 아니구나..!'를 느꼈다.

이 책을 보고 나서 '내가 사랑하는 것을 열심히 찾고 행하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 동시에 '지금 사랑하는 것이 뚜렷하지 않다면 내 눈앞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자'라는 결론이 섰다.

좋아하는 일을 하든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좋아하든지

둘 중에 하나면 된다. 그리고 지금 가진 것에 감사하고 앞으로 조금씩 나아가면 된다.

더 많은 것은 욕심이다. 욕심부리다가 탈 난다. 

지금도 충분히 괜찮다.




하루 아침에 퇴사할 계획은 없다. 오히려 내 계획은 남들과 반대다.

조금 하다가 은퇴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한 오랫동안 일하고 싶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사랑하고, 

내가 좋아하는 일들도 꾸준히 평생 하고 싶다.

그렇게 오늘도 키보드를 타닥타닥 두드린다. 

언젠가 결실로 맺을 날을 기다리면서... 안 되도 할 수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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