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첫 글
무슨 코인을 사야 하나요?
최근 암호화폐 투자에 대해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다. 블록체인 글(https://brunch.co.kr/@nsung/36)을 쓸때만 해도 이 정도의 관심은 아니었는데 짧은 시간 내에 엄청나게 뜨거운 토픽이 되었다. 나는 데이터성애자이다. 미래에는 데이터가 얼마나 확보되어있고 이를 얼마나 잘 분석하느냐가 성패의 갈림길이라 생각한다. 인공지능은 데이터를 사용하는 툴의 일부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구글 / 페이스북 / 골드만삭스 등으로 대표되는 데이터 플랫폼들의 승리를 점쳐왔다. 이들이 쌓아온 수많은 데이터들을 후발주자나 민간인들이 어떻게 이길 것인가? 페이스북은 좋아요 50개면 가족보다 그 사람에 대해 잘 안다고 하고 구글은 나의 움직임 하나하나 다 기록하고 있다.
빅브라더의 등장은 필연적이고 순응해야한다고 생각하던 차에 한 영문 기사에서 이러한 문구를 보았다. '블록체인은 빅데이터를 대항하는 방패이다. 데이터 시대에 거대 플랫폼들이 가지는 권력을 일반인에게 분배해주는 데이터의 민주화를 이루게 해준다.' 그 때부터 블록체인에 대해 공부하게 되었고 이는 굉장한 혁신을 일으킬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내 의료 기록이 병원 것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내 것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크립토 시장의 투자는 다른 이야기이다. 분명 블록체인으로 큰 변화를 맞이 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것이 시장에 반영 되기에는 아직은 시기상조라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하듯이 현재 크립토 시장은 닷컴 버블과 굉장히 흡사하다. 기술에 대해 열광하고 백서만으로 어마어마한 자금이 유입되는 것이 마치 '우리 웹사이트는 앞으로 인터넷의 백화점이 될 것입니다!' 라고 하면 너도 나도 투자하던 시절과 비슷하다.
한번 생각해보자. 라이코스, 엠파스, 알타비스타, 네띠앙, 프리챌 등이 범람하던 그 시절에 아마존, 구글 빼고 다 죽을거라고 예측 할 수 있었을까? 그 시절 주가를 보고 20년 후에 누가 살아남을지 예측이 가능한가? 내가 보기엔 그 당시 상위 100개 사이트 중에 살아남을 회사를 찾는건 전문가건 비전문가건 거의 다트 던지기에 가까운 랜덤이라 생각한다.
게다가 닷컴 버블 때도 '이제 오프라인 매장은 다 죽을 것이다!' 라고 외쳤지만 20년이 지난 현재에도 이커머스 시장은 고작 30-40% 사이를 맴돌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실현되기 까지는 엄청나게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물론 현재 버블은 옥석 가리기를 위해서 꼭 필요한 시간이다. 현재 1000개가 넘는 코인/토큰들이 거래되고 있고 다양한 백서와 용도를 가지고 태어나고 있다. 나는 이 중에 딱 3개만 살아남을 것이라 생각한다. 무엇이 될지 아무도 모른다. 자 이 경우에 당신은 코인 한두개를 가지고 '가즈아'라고 외치고 돈을 몰빵 할 수 있을까? 룰렛에서 36개 숫자 중에 한개 걸어놓고 나오길 비는 것이나 다름없다.
결국 현명한 투자는 리스크를 감당할 수준 내의 자산을 자신이 믿는 다양한 암호화폐에 최대한 많이 분산 투자를 하는 것이다. 하나 쯤 걸리지 않겠는가? 블록체인 ETF나 Index가 있으면 그걸 사는게 최고일테지만 아직까진 쉽게 접근할 만한 상품이 없으니 직접 분산해서 만드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그리고 이를 최소 5년 10년 견딜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건드리지도 않는 것이 상책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 보통 표정이 그다지 좋지 않다. 주식에 대해 물어 보면 '포트폴리오 구성 / 분산 투자 / 위험 관리'라고 대답해드릴 때랑 똑같다. 사람들은 남들이 모르는 유망한 주식을 추천해주길 바란다. 코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리플은 은행들이 파트너니까 다르지요?', '이더리움은 플랫폼이 되니까 무조건 살아남죠?'. 정 그렇게 이야기하면 나는 '그나마 코인 시장 Index라고 볼 수 있는 비트코인을 사세요. 다른 것 건드리지 마시구요.' 라고 대답해드린다. 물론 다시 말하지만 이것이 비트코인이 오를 거라는 뜻이나 다른 것보다 더 잘 될거라는 뜻은 절대 아니다. 암호 화폐 Market에 Exposure를 가지고 싶은 사람에 한해서 최선이라 생각 하는 것 뿐이다.
한국에 잠시 출장 온 김에 1/23일에 ㅍㅍㅅㅅ 아카데미와 합작하여 강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저명하신 퀀트 책들의 저자분들과 함께 강단에 섭니다. 주식에 대해 전혀 모르는 초보자부터 제도권 진입을 꿈꾸는 분들까지 모두 가능하도록 준비하였다고 합니다. 몇몇 분들은 암호화폐 시장에 퀀트 전략을 도입하는 부분도 알려주신다고 하네요. 네 강의를 모두 수강하셔도 좋고 개별 강의를 수강하셔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