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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빵미나리 Apr 11. 2019

제주도민에게 듣는 제주도 이야기

흥미진진한 제주도만의 이야기

퇴사 후 제주도에 왔다.

차 없이 제주도 여행은 처음이라 공항에서 동문시장까진 버스로, 성산항까진 택시로 이동했다.

40분 정도 되는 거리를 택시로 이동하니 제주도 방언을 쓰시는 기사님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신다.

#1.

옛날 제주도는 동쪽과 서쪽으로 나누어 빈부격차가 심했다고 한다.

땅의 토질이 달라서 서쪽은 귤, 콩, 보리 등등 뭘 심어도 잘 자라고, 동쪽은 당근 정도 심을 수 있었다고 하니 꽤 차이가 났나 보다.

그러다 보니 땅값도 많이 차이가 나고, 사람들은 성격이나 마음 씀씀이도 많이 다르다고.

동쪽의 특정 지역의 사람과는 결혼도 안 했다고 한다.

(태어난 지역을 미리 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서럽)


#2.

농사짓는 사람들 이외 다른 직업을 가진 도민들은 벌이가 고만고만하다고 한다.

대기업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공무원이나 선생님, 아니면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직장 다니는 분들은 다 비슷비슷하게 벌기 때문이다.

돈 좀 있다고 하는 분들은 부모님이 물려주신 재산이 많은 거란다.

해안도로를 기준으로 장남은 안쪽  땅, 둘째는 바닷가 쪽 땅을 물려줬는데 그 이유가 장손에게 농사 잘 되는 비싼 땅을 주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요즘 바닷가 쪽에 가게를 많이 지으면서 땅값이 역전되었다고 한다.


#3.

제주도 중에 가장 땅값이 많이 오른 지역은 월정리라고 한다.

월정리는 앞서 이야기한 제주동의 동쪽 해안에 있는 동네인데 , 워낙 못 사는 곳이라 땅값이 낮았다.

특히 바닷가 바로 앞의 집에 사시는 분들은 집 안으로 모래바람이 너무 들어와 살 수가 없다는 하소연을 종종 했다고 한다. 결국 땅을 팔고 이사 갔는데 바닷가 앞으로 카페와 음식점들이 많이 생기면서 사람들도 자주 찾고 장사도 잘 돼서 땅값이 수직 상승했다는 사실!


#4.

할아버지 세대가 땅을 물려줬다면, 그 땅에서 농사짓고 물질해서 공부시켰던 부모님 세대들은 힘들게 번 돈으로 공부시켰기에 땅을 물려주기보단 그 땅을 팔아 시내에 원룸 빌라 하나 지어주고 세 받아서 살라고 한단다. 본인들의 일을 되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그래서 제주도민 20-30대들이 건물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최근 최저시급이 올라 아르바이트하면서 원룸에 따로 나와 사는 자식들이 많아 원룸 장사도 잘 된다고 한다.

(기사님이 최저시급과 자식들 이야기를 하면서 흥분하시는 것을 보니 아들이 꽤나 속을 썩였나 보다.)


육지사람은 절대 알 수 없는 제주도 만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항상 제주도에서 차를 렌트해서 관광지만 구경했는데, 이번 여행에선 버스나 택시를 타니 방언을 쓰시는 제주도민과 대화할 기회가 생겨 너무 좋았.


사투리 재밌고 이야기도 새롭고 흥미진진 :)

여행이 한껏 풍성해지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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