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여행후기
2017 여행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해외여행 출국자 수는 약 27,000명에 달한다고 한다. 주요 여행 목적지 중에서 상승폭이 큰 국가는 베트남(2016년 대비 56.4% 증가)이었다.
아마 2018년에는 베트남 여행자 수가 더욱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여행 프로그램에 베트남이 많이 소개되었을 뿐 아니라, 최근 박항서 감독님의 활약으로 베트남에 대한 친근한 이미지 생긴 것 같다. (실제로 여행 마지막 날이 아시안컵 축구하는 날이었는데, 승부차기하는 동안 공항 전체가 떠들썩했다.)
최근 베트남 여행객 증가에 한 몫한 여행지인 다낭부터, 하노이, 호찌민, 후에, 푸꾸옥 등 베트남은 다양한 매력의 도시들이 있다.
무질서 속의 질서, 베트남
내가 베트남을 처음 방문했을 때는, 2015년 겨울이었다.
친구들과 놀러 간 다낭, 새벽에 비행기에 내려서 택시를 타고 가는데 교차로를 지날 때마다 택시가 경적을 울렸다. 아무도 없는 도로에서 왜 이렇게 경적을 울리며 운전할까? 처음엔 의아했다. 다낭에 며칠 있어보니 이해할 수 있었다.
- 오토바이의 천국
우리나라의 경적이 재촉+짜증+경고의 의미라면, 베트남 도로에서의 경력은 알림의 의미가 강하다.
교차로마다 경적을 울리며 '나 여기 지나간다'는 것을 오토바이들에게 알려주는 의미인 것이다.
다낭이 휴양지였다면, 하노이는 베트남의 수도이자 다낭의 7배 되는 인구가 살고 있다.
출퇴근 시간엔 다낭보다 몇 배가 많은 오토바이들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타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오토바이가 베트남인의 주요 교통수단이 된 이유>
① 자동차에 부과되는 세금이 높아서,
② 오토바이가 베트남인들의 주머니 사정에 알맞은 차선책이기 때문(2015년 기준 베트남의 1인당 월평균 소득은 약 450달러, 오토바이 1대 평균 가격은 약 1500~2000달러).
③ 도로 개발이 아직 진행 중
④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마저 이용에 불편함이 많아 큰 대안으로 부각되지 못했기 때문
- Kotra 해외시장 뉴스 (우리가 몰랐던 베트남의 '오토바이 경제학') 참고
-도로에 인도가 없다.
인도가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매우 좁고 오토바이가 줄지어 주차되어 있어 걸어 다니기 어려웠다.
베트남에서 걸어 다니는 사람은 모두 관광하는 외국인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 도로에 신호등이 없다
도로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지 않고, 제법 큰 도로에도 신호등이 없었다.
간혹 보이는 정류장에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아직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아 많이 타지 않는다고 한다.
오토바이가 많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그리고 횡단보도도 많이 없었다. 있더라도 그냥 무시하고 차가 지나갔다. 길을 건널 때마다 긴장의 연속이었다.
물론 차나 오토바이가 속도를 많이 내지 않아, 사람들이 건너면 알아서 잘 피해 다니고, 그 모습이 마치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커피의 나라, 베트남
-커피 생산국
베트남은 세계 2위의 커피 생산국이다.
2016년 기준으로 연평균 약 160만 톤의 커피가 생산된다. 이중 95%가 해외로 수출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5분의 1에 해당한다고 한다.
이 덕분에 베트남엔 소규모 카페들이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팔고 있다. 깊고 진한 커피를 좋아하는 나에겐 베트남 커피가 참 잘 맞았다.
베트남에서는 커피를 우려낼 때 필터가 아닌, 카페 핀(cafe fin)이라 불리는 미세한 구멍이 난 용기를 사용한다.
카페 핀에 원두를 첨가하여 뜨거운 물을 부어 우려내는 방식을 취하는데, 1시간 이상 천천히 우려내기 때문에 깊고 진하며 쓴 맛이 강해진다. 추출한 커피에는 뜨거운 물이나 얼음을 넣어 마시거나, 설탕 대신 진하고 단맛이 강한 연유를 첨가하여 마신다.
카페농(Ca Phe Nong) : 뜨거운 커피
카페다(Ca Phe Da) : 아이스커피
카페 쓰어 농(Ca Phe Sua Nong) : 뜨거운 밀크커피
카페 쓰어다(Ca Phe Sua Da) : 아이스 밀크커피
네이버 지식백과 참고
커피 생산국이라 곳곳에 커피 원두를 파는 가게들이 많았다.
베트남 현지 커피 프랜차이즈 중에 유명한 콩 카페는 작년에 우리나라에도 2개 지점이 생길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SNS 핫플' 베트남 콩 카페, 이태원에 2호점)
커피의 쌉싸름한 맛과 코코넛 밀크 스무디의 달달함의 조화가 우리 입맛에 딱이다.
호수의 도시, 하노이
하노이는 강안 쪽의 도시(Hà Nội, 河內, 하내)라는 뜻으로 실제로 강과 호수가 차지하는 면적이 넓은 편이다. 하노이 지도를 보면 홍강 안쪽으로 호떠이(서호), 호엔 끼엠 호수 등 크고 작은 호수들을 볼 수 있다. (약 300여 개)
- 화려한 호엔 끼엠 호수
호안끼엠 호수는 하노이의 대표적인 호수 명소이다. 호슈 주변으로 광장과 36 거리라고 불리는 구시가지에 여행사나 저렴한 숙소, 레스토랑, 각종 가게나 카페들이 쭉 들어서 있는 하노이의 중심지다. 한낮에도 커피 한잔 들고 산책하기 좋지만, 특히 밤에 조명이 켜진 호수를 한 바퀴 돌다 보면, 관광객뿐만 아니라 현지인 가족들과 연인들도 많이 볼 수 있다.
호엔 끼엠 호수 안의 작은 섬에는 응옥 썬 사당이 있다.
사당 안에는 베트남의 영웅뿐만 아니라, 호수에서 잡은 거북이가 박제되어 전시되어 있는데 그 크기가 210cm라고 한다. 베트남이 위기가 왔을 때 나타나, 일이 잘 풀렸다고 생각하여 사당에 모셔두고 있다고 한다.
- 하노이의 상징, 떠이 호
하노이에서 가장 큰 호수는 '떠이호'라고 불리는 서호이다.
호엔 끼엠 호수보다 현지인이 많은 호수로, 특히 석양이 장관이라고 한다.
호수를 빙 둘러 구시가지보다 좀 더 세련된 카페와 레스토랑들이 있다고 하니, 석양을 보면서 분위기를 내고 싶은 여행객들에겐 서호가 좋을 것 같다
서호 아래쪽으로 베트남의 영웅 호찌민 묘부터, 박물관, 쩐 꾸옥 사원 등 다양한 관광명소가 있으니 관광지도 한께 둘러보면 좋을 것 같다.
베트남에 두 번째 방문이라 좀 더 익숙하게 돌아다닐 수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베트남의 다른 도시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베트남은 참 매력적인 도시이다.
베트남에 방문하는 분들 모두 그 매력에 빠져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