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찾아온 요로결석 투병일기(3)
요로결석 수술 그 이후
#5월 2일(목) : 회사 복귀
금요일 수술 후 일요일에 퇴원해서 3일 동안 집에서 요양 후 다시 복귀하는 날이었다.
3일간 죽 먹고 약 먹고 누워있는 것이 내 일상의 전부였다. 중간중간 참기 힘든 통증에 진통제에 의지했다.
화장실 갈 때마다 고통과 함께 혈뇨가 쏟아졌다
체력은 점점 떨어져 가는데 점점 복귀 날짜가 다가오니, 평소에 타도 힘든 1호선 만원 지하철을 이 몸상태로 탈 수 있을지 눈앞이 캄캄했다..
대망의 복귀 당일. 출근을 위해 집을 나섰는데, 걸을 때마다 몸이 울리며 통증이 느껴졌다. 한걸음 한걸음이 고통이었다. 걸음이 빠른 편인데, 평소처럼 걸을 수가 없었다.
평소보다 일찍 나왔지만 역시나 지하철에서 앉지 못했고, 점점 많아지는 사람들에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정거장 문이 열릴 때마다 내릴까, 그냥 갈까를 고민했다. 출근 길이 평소의 두 배 이상 멀게 느껴졌다.
입사 3주 차이지만 그중 일주일을 쉬었으니 사람들과도 데면데면했다.
괜찮냐는 안부인사에 그저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서류와 결제처리 관련하여 인사팀의 안내를 받아 결근한 일주일은 무급 병가 처리되었다.
일하는 동안 큰 텀블러로 물도 열심히 마셨다.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게 멍하니 흘러갔다.
모르는 게 약이라고, 한번 경험하고 나니 5월 10일에 있을 두 번째 수술이 점점 두려워졌다.
#5월 8일(수) : 갑작스러운 고열
수술이 이틀 남은 5월 8일. 아침에 일어나니 갑자기 열이 많이 나고 어지러웠다.
감기몸살처럼 온몸이 쑤시고, 목 양 옆이 스쳐도 아픈 정도로 팅팅 부었다.
하루 쉬고 싶었지만 갑작스럽게 일주일을 쉰 데다, 이번 주 수술을 앞두고 또 휴가를 써야 하는 상황이라 꾸역꾸역 준비하고 출근길을 나섰다.
열이 나니 자꾸 정신이 아득해져 결국 회사 근처 내과에 진료를 받으러 갔다.
열을 재니 37.8도였다. 목 양옆이 부은 건 열이 나서 임파선이 부은 거라고 하더라.
수술했던 이력을 이야기하니 수술 후 염증 반응일 수도 있고, 감기 몸살일 수도 있다며, 일단 수술했던 병원을 가보는 것이 좋겠다고 권유했다.
일단 열 내리는 링거를 맞고 수술했던 병원에 전화해봤다.
열이 37.8도라고 하니 의사는 그 정도면 미열이라며 38.5도가 넘으면 수술이 어려울 수 있으니 병원으로 오라고 했다.
난 얼굴이 불타오르고 있는데 미열이라니.... 그래도 링거를 맞고 나니 좀 살만해져서 일을 무사히 마치고 퇴근했다.
집에 와서는 체력 회복을 위해 전기장판을 틀어놓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 1시, 화장실에 가기 위해 일어났는데, 너무 추워 온몸이 사시나무 떨듯 떨리기 시작했다. 이불 밖으로 나가기가 두려울 정도였다.
머리가 빙돌아 비틀비틀 걸어가는 모습을 본 엄마가 깜짝 놀라 얼른 응급실 가자고 재촉했다.
난 말도 안 되게 추워서 응급실은 커녕 한 발짝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꾸역꾸역 무거운 몸을 이끌고 옷을 껴입고 털 옷까지 걸쳤다.
얇은 점퍼 걸치면 될 정도의 날씨였는데, 내가 느끼는 온도는 한겨울 추위였다.
#5월 9일(목) : 또다시 입원-1
결국 2주 만에 응급실에 또 왔다.
그때와 같은 자리에 누워 멍하니 천장을 보고 있으니 이대로 시간이 멈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열을 재니 무려 40.7도였다. 들어보지도 못한 비 현실적인 체온이었다.
이미 온몸엔 벌겋게 열꽃이 피기 시작했다.
간호사는 열이 나무 많아 나니, 몇 겹씩 껴입은 옷을 벗고 이불도 덮지 말라고 했다.
난 너무너무 추워서 몸이 떨리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다.
열을 내리기 위해 링거를 동시에 두 개를 맞았다. 지난 입원 때 생긴 주삿바늘도 채 없어지기 전인데... 내 팔이 너무 불쌍했다.
원인을 찾기 위해 여러 가지 검사를 했다. 독감 검사 피검사 소변검사 등등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 보니 검사 결과가 나왔는데, 갑자기 의료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더니 입원을 해야 한다고 했다.
고열의 원인은 아니지만 현재 간수치가 이전 입원보다 10배 이상 증가해서 위험하다는 것이었다.
평소에 술도 안 마시는데 웬 간수치?????
가뜩이나 열나서 멍해진 정신에 어리둥절했다.
그렇게 난 또다시 입원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