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보다 말 잘 듣는 우리 반 아이들

(feat. 첫 육아는 너무 어려워)

by 오틸리아

금쪽이들로 학교가 난항을 겪는 이 시대에 "내 딸보다 말 잘 듣는 우리 반 아이들"이라는 제목을 읽고 나면 이게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인가 싶을 것이다. 아이들의 학교 생활이 매년 다른 것처럼, 교사들도 학교 근무 환경이 해마다 다르다. 특히 담임을 맡게 되면 소위 말하는 담임운(?)이라는 것이 있다. 흔히 말하는 금쪽이들의 비율이 높아져 반 분위기가 엉망일 때는 학급에 일이 터질 때마다 급하게 불을 끄기 급급하고 올 한 해가 무사히 끝나기만을 기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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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운이 좋게도 이번에는 맡은 반의 아이들은 비교적 순하고 성실한 아이들을 맡게 되었다. 물론 3개월간 아무 일 없이 지나간 것은 아니다. 친구들 간의 마찰, 물건 분실, 잦은 지각 및 결석, 거짓말과 같은 일들은 소소히(?) 있어왔지만, 훈육과 부모님, 학생과의 상담 등의 과정을 통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었다. 그리고 개학한 지 4개월째 뜨거운 여름을 맞이한 오늘까지는 무사히 지나가고 있다. (그런데 꼭 이런 말 하면 무슨 일이 생기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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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워킹맘이자 교사맘으로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지친 엄마][지친 아이]의 세계가 충돌한다.


[학교 사회생활을 하고 돌아와 지친 35살 엄마]

vs

[어린이집 사회생활을 하고 돌아온 지친 아이]


5살 아이는 아침 9시 10분에 가서 오후 5시에 집에 온다. 물론 맞벌이 때문에 더 일찍 어린이집에 가는 아이들에 비해 우리 아이는 약과(?)일 것이다. 하지만 초등학생들보다 학교를 더 늦게 마치는 스케줄은 아이에게 고될 수밖에 없다. 아이도 긴 사회생활에 피곤해져서 하원해서 만난 엄마에게 투정과 생떼를 자주 부린다. 5살 아이와 비교하여 비-교-적 선생님의 말을 잘 듣는 중학생들을 집으로 보낸 뒤 나 역시도 지친 마음과 몸뚱이를 가지고 가기 때문에 아이의 생떼를 받아주는 데 많은 한계가 있다. 아이의 마음과 나의 마음을 함께 다스려야할 때가 너무나도 많아, 워킹맘으로 사는 세상이 마냥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학교에서 워킹맘의 삶에 대해선 알려주지 않았다규.....)

그럼에도 육아에서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그리고 중요한 건 꺾였는데도 그냥 하는 마음... ]

세상의 모든 엄마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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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여자아이와
35살의 엄마의 여름이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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