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번 프로불편러가 돼 볼까 한다.
조금 다를 뿐
위 문구에서 어떤 느낌이 느껴지는가? 이 표현은 장애인, 성소수자, 귀화인과 같은 사회적 소수자의 권리를 옹호하고 그들에 대한 차별을 반대하는 글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표현이다.
"틀린 게 아니야, 조금 다를 뿐이지."
"너는 조금 특별한 아이란다."
아마 대다수는 눈에 익은 이 표현에서 '옳다'는 느낌을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 글에서 나는, 내가 모르는 어딘가에서 행해진 적이 없다면, 이 표현에 대해 최초로 불편함을 제기하는 바이다.
'조금 다르다.' 물론 이 표현의 의도는 선하다. 소수자를 차별하고 멸시하는 사람들은 그들과 자신의 차이에서 두려움, 이질감, 혹은 그들이 열등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 표현의 의도는, 혐오의 원인이 되는 그 이질감을 내려놓게 하기 위해, 다수자와 소수자 사이의 '다름'는 잘못된 게 아니며, 그저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을 일깨우는 것이다.
하지만 다르다는 말 앞에 조금이라는 부사어를 붙이면서 그 뜻은 아무도 모르게 변질된다. 이 표현의 원래 의도대로라면, 세상의 많은 '다른' 사람들은 모두 그 다름과는 별개로 각각의 독립된 존엄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하지만 '조금'이라는 놈은 왠지 다수자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레 끼어 들어가 앉은 듯하다. 다르면 다른 거지. 굳이 조금이라니. 마치 '조금밖에 다르지 않으니 차별하지 말아 달라'라고 청하는 듯한 소심한 태도가 되어 버린다. 결국 소수자를 옹호하는 다수자의 입장에선 '조금 다르다'라는 표현을 쓴다면 소수자의 존엄성이 독립된 것이 아닌, 다수자에게 종속된 것으로 여기게 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들은 조금만 달라야 존중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많이 달라도 존중해야 하는 존재다.
소심함은 털어 버리고 당당하게 말하자.
"조금 다를 뿐이다, 그래서 평등하다". 가 아닌, "그냥 다르다. 그리고 그냥 평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