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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네피스 Jan 23. 2017

혼자가 어때서?

운명 나와라 뚝딱, 도깨비


대한민국, 아니 정확히 말하면 대한민국 여성들의 마음을 들썩였던 

TVN 드라마 <도깨비>가 종영했다.

그냥 이동욱이란 배우를 좋아 보기 시작한 드라마였기 때문에

스토리에 대한 별 기대 없이 드라마를 정주행 했다. (아이러니하지만)

그러다 마지막회에서 참아왔던 분노가 터졌다.



운명 그리고 또 운명.


TVN 드라마 <도깨비> 줄거리 아니 요점은 결국 '운명'이라는 것인데.

그 운명이 단 하나의 신부라는 것인데.

전쟁에 사랑한 연인은 이생에서도 사랑한다는 것인데.

그 요점이 너무 화가 났다.

운명을 믿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30년을 살면서 운명적인 남자는 단 한 명도 못 만났다.

운명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다 한 사랑을 받아본 적도 해본 적도 없다.

드라마의 법칙을 적용하자면, 그럼 나는 전생에도 운명적인 남자가 없었다는 결론에 이른다.

퍽 난감하군.



사랑의 감정을 안다는 것.


그러니까.

결국.

홀아비 도깨비 이야기네?


어쩜 이런 신선한 해석이 있을 수 있을까.

드라마 마지막 방송을 보던 친구의 메시지에 넌 정말 천재라는 답장을 했다.

그리고 자연스레 이어진 연애 이야기.

친구는 최근 소개팅을 통해 연애를 하고 있었지만,

전 남자만큼의 감정을 들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도 넌 연애라도 하잖아. 라며 평소와 같은 반응으로 가볍게 반응했지만.


그날만큼은 그 친구의 투정 어린 투정이 야속하게 느껴졌다.

열등감으로 똘똘 뭉친 나의 문제겠지만. 그 날만큼은 야속했다. 


부럽다. 사랑 감정을 알고, 그 감정을 느껴봤으니까.



자연스레 얻어지는 것.


어른이 되면 자연스레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이루는 줄 알았다.

서른이 되면 내 옆에 사랑하진 않아도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줄 알았다.

그리고 서른이 되니 깨달았다. 그게 가장 큰 망상이었다는 것을.

나이를 먹으면서 절실히 느끼는 것이 하나 있다. 세상에 자연스레 얻어지는 것은 없다.

내가 아무것도 안 했는데 주어지는 것은 없다.

그리고 하나 더,

노력을 해도 얻어지는 것은 없다.



결국은 혼자라고요.


드라마는 끝이 났고,

다시 월요일은 찾아왔다.

나는 다시 출근을 했고,

지옥 같은 출근길에서 어떤 아저씨의 발길질을 이유도 모른 체 당해야 했고

어떤 여자의 신경질적인 손놀림을 피해 최대한 몸을 웅크려야 했다.


모두가 다 이렇게 살고 있어.

저 사람도 지옥철이 버겁겠지.

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살아야 하는 것이 운명이라면.


공유 같은 멋진 도깨비가 아니어도 좋으니

도깨비가 주문 한 번 걸어줬으면 좋겠다.


운명아 바뀌어라, 뚝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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