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어쩌다
내리는 것도 아니고 오는 것도 아니고
부는 것이 되었나
높은 곳에서 고귀하게 내리는 것도 아니고
반갑게 다가오는 것도 아니고
어쩌다 허영허영 부는 것이 되었나
맺음 없이 맴도는 것이 되고야 말았나
바람 같은 나의 사랑
뒤에 숨어 서성이는 사랑
휘몰아쳐도 만질 수는 없는 사랑
눈 내리지 않고 비 오지 않아
그대 삶이 척박할 때
선인장처럼 가시 돋을 때
바람만은 하염없이 불으리
나는 주저 없이 그대를 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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