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강사시절 옛 직장 동료를 만났다. 지리를 잘 모르니 백화점에서 만나는 것이 나았다. 또 나름 맛집들이 모여 있기도 하니 좋은 선택이기도 하다. 마침 오늘이 동료선생 생일이기도 하여 내가 쏘기로 했다. 우린 이른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시러 가기 위해 식당을 나왔다. 동료선생이 커피는 본인이 쏘겠다고 했다. 내가 풀코스로 쏘겠다고 하니 나중에 쏘고 오늘은 공짜 커피 마시잔다. 백화점에 그런 곳이 있느냐고 물으니 VIP들만 가는 라운지란다. 나는 그저 그런가 보다 하고 기대 없이 따라갔다.
동료 선생은 백화점 한쪽 코너로 안내했다. 커다란 문 하나가 있었다. 백화점엘 그렇게 많이 왔어도 이런 곳에 이런 은밀한 문이 있는 것도 몰랐다. 동료 선생이 VIP카드를 대니 문이 열렸다.나는 마치 비밀의 문 앞에 서 있는 듯 속으로 '열려라 참깨' 했다. 철컥. 문이 열리고 나는 신기한 마음을 안고 뒤따라 들어갔다.
데스크 직원이 단정히 인사로 맞아 줬다. 우린 적당한 곳에 자리하고 앉았다. 조금 전 단정히 맞아줬던 직원이 메뉴판을 가지고 와서 주문을 받았다. 우린 레몬차와 아메리카노를 시켰다. 직원이 가고 나는 여기 이런 곳이 있었냐며 두리번거리기를 촌스러움을 티 냈다.
사실 여느 카페와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은 소박한 인테리어였는데 뭐랄까 폼난다랄까 괜히 어깨가 쫙 펴지고 세상 편해지는 것이다. 의미가 부여된 공간의 힘일테다.
가끔 이런 사치가 즐거울 때가 있다. 오늘이 그렇다.
그러고 보니 너무 오래 즐기지 못해 근육이 응축 됐음이라. 오늘 헤살거리는 내 몸근육들을 보니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