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 여든은 족히 넘어 보이는 할아버지가 타셨다. 짐이 가득 찬 검은 백팩과, 꽤 육중해 보이는 박스를 힘겹게 들고서. 버스 기사는 할아버지에게 말한다.
“이거 뭐예요? 무슨 냄새예요? 앞에 말고 뒤로 타세요.”
할아버지는 짐을 들고 중간 문 가까이 노약자석에 앉으시고는 짐을 중간문 앞의 빈 공간에 놓으셨다. 기사 아저씨는 당황 반 짜증 반 목소리로 다시 묻는다.
“이거 무슨 냄새예요?”
귀가 잘 안 들리시는 듯했다. 기사가 재차 묻자 그제야 생선이라고 답하신다. 기사는 그런 거 들고 타시면 안 돼요,라고 했지만 별수 없었다. 기사 입장에서 다른 승객들에게 불편을 주는 걸 관리해야 하니 이해는 갔지만, 짜증 섞인 목소리는 조금 불편했다.
그런데 점점 비린내가 심해져서, 가는 내내 거북했다. 노인 공경을 해야 하지만, 다른 승객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마저 공경할 수는 없다. 승객들이 탈 때마다 냄새의 진원을 확인했지만, 다행히도 따지는 사람은 없었다.
나는 할아버지 뒷모습과 생선으로 추정되는 박스에 시선을 옮겨가며, 안쓰러움이 일어나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할아버지는 온몸에서 쓸쓸함이 묻어나는데, 혼자 사실 가능성이 높을 거야. 추석이 다가오니까 대도시로 나간 자식들이 오길 기대하며, 몸이 불편해도 기꺼이 시장에서 생선 꾸러미를 구입하셨을 거야. 자식들 먹이려고. 버스에 냄새가 나는 것도 아마 감내하고 타셨을지도 모르지. 자식들이 꼭 와야 할 텐데.
나는 행복할지도 모르는 무고한 어느 할아버지를 나의 편견으로 애써 외롭게 규정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