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Me] 센스는 배울 수 있을까

일, 리더쉽, 말, 공감, 감정

by 오륜록

회의 중에 업무 태도 이야기가 나왔다.

센스 있는 직원과 센스 없는 직원의 차이에 대해 말이 많았다.


예를 들어, “샤시 견적을 받아봐줄래요?”라고 했을 때,

센스 없는 직원은

“샤시 견적 받아보니 얼마입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센스 있는 직원은 이렇게 말한다.
“KCC와 LX창호 견적을 비교해보니 각각 얼마이고,
거실창호를 디자인창호로 바꾸면 이 정도 추가될 수 있대요.
샤시 필름을 입히면 이 정도 비용이라고 해서 같이 알아봤어요.”


단순히 ‘얼마다’가 아니라 ‘왜 그런지’를 함께 고민한 사람.
결국 그게 센스의 차이라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디자이너들에게 이런 센스를 교육하기 위해,

고객에게 어떻게 소통할지까지 상급자가 검토하는 구조를 만들자는 의견이 나왔다.

그 말을 들으면서 내 머릿속에는 이런 생각이 스쳤다.
‘검토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리겠네. 그냥 내가 직접 해버리는 게 더 빠를 것 같은데.’


그때 다른 팀장이 말했다.
“그렇게 하면 디자이너들이 너무 과중될 것 같아요.”

또 누군가는 맞받았다.
“업무가 과중하다고 이걸 안 하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나요?”


회의는 길어졌고, 결론은 이렇게 났다.

우선 다양한 상황을 고려한 견적을 확보하는 연습부터 하자.
그리고 고객에게 전달하는 방식은 다음 단계에서 다루자.

결국 일의 센스리더십의 센스,

두 가지가 동시에 필요한 문제였다.


세상은 규칙을 정한 사람의 기준에 맞춰,
그 규칙을 실천하는 사람들과의 협업으로 이루어진다.

그 규칙을 어떻게 정하느냐는 리더십의 센스에 달려 있다.

그리고 그 규칙이 계획대로 흘러가게 만드는 건 일의 센스다.


둘 중 뭐가 더 중요할까?
사실 정답은 없다.

둘은 다른 영역이고, 모두 배워야 하는 영역이다.


누군가에게는 일의 센스가 더 절실하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리더십의 센스가 더 필요하다.

문제는 ‘시간’이다.

“내가 먼저 걸어본 길이니까 너도 빨리 배워야 해.”
이 말에는 진심도 있지만, 조급함도 있다.
우리는 늘 시간을 압축시키려 한다.

하지만 센스는 압축될 수 있을까?
그게 가능한 걸까?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 이 세상에서,
누군가의 성장을 기다려주는 건
사치이자 배려이자, 리더십의 마지막 덕목일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나는 생각한다.
애매한 결정들 속에서, 어떻게 현명한 대화와 판단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수많은 사람을 한 공간에 모아,
하나의 목표로 나아가게 만드는 힘은 무엇일까?


우리 삶엔 이렇게 ‘센스’와 얽혀 있는 일이 많다.
그런데 정말 센스는 배워야 하는 걸까?
아니면 그냥 부딪히며 느껴야 하는 걸까?


가족 간의 말센스,
친구 간의 공감센스,
연인 간의 감정센스.


이런 것도 언젠가 학교에서 배워야 하는 시대가 올까?
사랑과 우정에도 센스가 필요하니까.

그렇다면,
나는 오늘 어떤 센스를 조금 더 배우며 살아가고 있을까?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