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음 많은 라스. 어린 시절의 상처로 몸과 마음이 닫혔다. 그 누구와도 어울리지 못하며 누군가가 자신을 터치하면 고통을 느낀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여자 친구를 소개한다. 바로 리얼돌 비앙카. 영화를 보다가 순간 멈칫했다. '웬.. 리얼돌? 좀 이상한데?' 그래도 라스의 결말이 궁금해 계속 이어봤다.
라스는 비앙카와 자유롭게 대화한다. 그녀에게 모든 걸 털어놓고, 또 그녀를 세심하게 돌본다. 이쯤 되니 라스가 걱정된다. 라스와 함께 사는 그의 형 부부 거스와 카린은 정신과 의사에게 그를 데려간다.
이 과정에서 거스와 카린은 라스의 이상한 행동에 놀라긴 하지만 내색하지 않고, 굉장히 부드럽고, 인격적으로 그와 비앙카를 대한다. 의사 선생님도해결을 목적으로 상담하지 않고, 그저 듣고, 공감하며 그의 스토리에 경청한다. 사실 병원도 라스 때문에 온 것이 아니라 비앙카가 아파서 온 것. 더 나아가 온 마을 사람들이, 교회 식구들이 라스와 비앙카를 품고 연기를 시작한다.
조금 이상해진 라스.그의 가족, 이웃들은 착하고 성실한 청년 라스를 매우 아끼고 사랑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마음의 병까지 껴안고 비앙카를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비앙카는 형네 집 돌아가신 어머님 방에서 지내게 된다. 독실한 크리스천 라스는 결혼 전 여인과 동침하지 않는다. 대신 형수 카린이 비앙카를 씻기고입히며 수고해준다. 형네 부부는 당황과 현타를 반복하지만, 라스를 위해 끝까지 비앙카를 잘 돌봐준다.
더 인상적인 것은 온 마을 사람들이 비앙카를 받아들이고, 실제 사람인 것처럼 대한다는 것이다. 라스를 위해서, 라스가 상처 받지 않게 하기 위해서 그의 모든 공동체가 비앙카를 받아들인다.
다행히.. 라스는 비앙카를 잘 보내준다. 교회에서 장례식까지 해준다.. 상담도 효과적으로 된 거 같고, 공동체, 가족 모두가 도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 거 같다.
공동체 수준을 알려면 그 공동체가 누구를 어떻게 품고 있는지 보면 된다고 들었었다. '정말 이런 마을, 이런 공동체가 실제로 존재할까?' 의문이 들 정도로.. 꽤 이상적이었다.
한 사람의 모든 것, 굉장히 아프고 이상한 부분까지. 껴안고 함께 가는 것. 참 어렵고 힘든 일이다. 나랑 조금이라도 안 맞고 다르면 이질감이 생기고 편견이 생긴다. 문제를 해결하려고만 하면 용납과 희망보다는 비난과 조급함이 생기기 쉽다.
라스의 가족과 마을 사람들은 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라스와 동일한 마음으로 비앙카를 대했다.
"우린 그냥 앉아 있으려고 온 거야. 힘든 일이 닥치면 주변 사람들이 그러는 법이거든. 찾아와서 곁에 앉지.
비앙카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마을 아주머니들이 라스를 위로하고자 그를 찾아왔다. 바느질 거리를 잔뜩 가지고 와서, 오랜 시간 느긋하게 그 옆에 함께 있어주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