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단 Feb 18. 2016

근황들

저 살아있습니다 음하하


아직도 할머니가 살아 계시는 것 같다
그래도 요즘은
잘 버티고 있는 것 같다
정확하게 말하면
외면하고 있는 것이겠지만


장편공모전에서 시원하게 떨어졌다 음하하
머 크게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실망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처음으로 장편을 썼다는 뿌듯함도 있고
그 당시 내 최선이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난 내 소설이 정말 마음에 드니
별로 후회는 없다
크게 아쉽지도 않다
오히려 좋은 자극제가 된 것 같아 다행이다
이제 다시 쓰고 다시 읽어야지


어제 일기

- 모든 인간은 완벽히 이해받을 수 없고 그렇기에 외로운 존재들이지만,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은 힘든 일인 것 같다. 그리고 그 힘든 일을 결국에 해내는 자들이 어른인 것 같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 어른은 없는 게 아닌가. 세상에 그런 괴로운 일을 견뎌낼 만큼 강인한 인간 같은 게 어디있단 말인가. 모든 인간은 약한 존재들인걸.


무기력이 완벽히 가시질 않았다
그래도 써야지
왜냐하면
글을 쓴다는 건 끊임없이 밀려 들어오는 무기력을 타파하는
나의 유일한 길이기도 하고
끝에 죽음이 있더라도 이렇게 견뎌야 하는 이유가 뭔지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고장이 난 넌서랍을 뒤적거리며 잠을 청할 약을 꺼내고
한탄을 하네 창밖은 너무나 밝다고
연락이 없던 시간은 나를 찾아와 무거워진 귀를 잡고서
얘기를 하네 밖에서 날 기다린다고

저물어가는 머릿속엔 오로지 
서성거리는 유령이 되어
가늘하게 나를 감싸네 
흐르지 않던 계절은 나를 배신해
손을 흔든채 표정을 바꿔 옷을 훔쳐 나를 감싸네 

머뭇거리다 안개가 되어 버리고 탁류 위에 일렁거리며
사진을꺼내 입에넣어 배를 처다보네 
무거워진 넌 말을 잃어버린채 어두워진 창문을보며 
입을벌리네 비틀거리는 소리를 내며

저물어가는 머릿속엔 오로지 
서성거리는 유령이 되어
가늘하게 나를 감싸네 
흐르지 않던 계절은 나를 배신해
손을 흔든채 표정을 바꿔 옷을 훔쳐 나를 감싸네


- 국카스텐 <vitriol>

작가의 이전글 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