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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지곤지 Apr 17. 2019

2일차 : 나는 오늘 어떤 감정을 느끼고 싶을까?

인생을 바꾸는 건 사소한 일상이더라

여유로운 주말 밤, 유튜브를 한참동안 보다가 우연히 팬이 만든 태연의 '어록' 모음 영상을 보았다. 평소에 태연 언니를 좋아하는 터라 가벼운 마음으로 클릭해서 보았다가 뼈를 맞은 조언이 있었다.



인생에 정답은 없어요. 대신 그건 정했으면 좋겠어요. 본인이 원하는 감정이라고 해야 하나? 성취감, 아늑함, 안정감? 그걸 하나 정해 오늘 하루 그 감정을 느끼기 위해 뭔가 해나가는 거에요. 예를 들면 저는 성취감을 느끼는게 제 목표였어요. 오늘 하루 성취감을 느껴보자, 집안 청소를 해볼까? 아니면 서점에 가서 책이라도 읽는거에요. 내가 길치면, 구글맵을 켜서 처음 가는 길을 혼자 찾아가 보는 거에요. 


유튜브에서 덕심(..) 으로 본 영상이었는데, 이 조언이 뭐라고 참 나에게 큰 따뜻함으로 밀려왔다. 화려한 모습들 뒤에 온갖 인생 풍파를 다 겪어 가며 가수로서 성장해가고 있는 태연이니, 얼마나 인생의 무기력함과 어두움, 우울, 고민들이 많았을까. 그런 배경을 생각하니 조언이 더욱 확 와닿았다. 


https://youtu.be/sfC3Hsw-Hns?t=34



사소한 매일의 일상이 쌓이면, 인생이 바뀐다


흔히들 무기력에 빠진 사람에게 "'목표'를 정해서 하나 하나 해봐, 그리고 작은 성취감을 느껴봐" 라는 조언을 책에서 자주 하는데, '진짜 무기력을 느끼고, 내가 인생을 왜 이렇게 살고 있나, 나 잘 살고 있는 게 맞을까' 생각이 드는 무기력한 사람들에게는 목표고 뭐고 아무 것도 안하고 싶다. 그리고 목표를 정해서 하나 하나 해나갈 때 성취감을 느끼는 부류의 사람들이 있는 한편 (자기계발서에 잘 맞는 사람), 목표를 정하면 마치 짐같이 느껴지고 벗어나고 싶고 목표를 달성한다고 성취감을 느끼지 못하는 부류의 사람들도 있는데 저런 조언은 오히려 더 자책감만 느끼게 하는 것 같다고 할까. 


오히려 태연이 해준 조언처럼, 내가 느끼고 싶은 핵심 감정들을 구체적으로 본인이 정해보는 것이 더 도움이 될 지도 모른다. 오늘 하루 성취감을 느껴보자 부류의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안정감'이 중요해, 나는 '즐거움'이 중요해 등...각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감정들이 하나씩 있을 것이다. 그 감정을 오늘 하루 느껴보자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금, 여기에 집중하게 된다. 


나의 경우에도 한참 인생 노잼 시기일 때, 오늘 하루 '성취감'을 느껴보자! 를 목표로 삼았다. 딱 하루에 하나만이라도. 그래서 괜히 미뤄두고 있었던 일을 마무리짓고 끝내고 일부러 '와, 이걸 해냈다!' 스스로 생각하며 소소한 성취감을 느껴보기도 했고, 미뤄두던 방 대청소를 하기도 하고, 대(?)빨래를 하기도 했다. 책상에 앉아서 딴짓 안하고 집중하고 책을 읽기도 했다. 그리고 '오, 나 이것도 오늘 했구나!' 하는 성취감을 느끼자 괜히 일상이  그 순간 즐거워졌다. 물론 사람인지라, 인생 노잼의 무기력함이 때때로 찾아오지만 그래도 '오늘 하루'에 집중하는 힘이 생기면서 점점 더 무기력함을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다루는 법'을 알게 된 것 같다고 할까.



별 것 아닌 사소한 일상의 힘


세상을 바꾸고 싶다고? 그러면 매일 아침 침대 정돈부터 잘 해! 
침대를 잘 정리하면 당신의 하루의 첫 과업을 완수한 것이고
작은 뿌듯함과 함께 그 다음 과업을 완수할 용기가 생기지.


https://youtu.be/whFZCmN__mM


흔하디 흔한 자기계발 영상 중 하나지만, 재미있는 포인트가 있어서 본 영상. 


하루를 작게나마 바꿔보기로 했다. 하루 30분씩 글도 쓴다. 하루 30분씩 QT를 하고 성경을 읽는다. 하루 짬내서 필사모임을 운영한다. 출퇴근길은 책을 읽기로 고정한다. 이런 별 것 아닌 사소한 일상들이지만, 이런 사소함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어느새 내 인생을 지탱하는 단단한 뿌리를 만들어 줄 것을 이제는 알게 된 것 같으니까.



인생이 어디로 흘러갈 지 몰라서 불안한 순간들이 있다


 멀기만 한 인생길 앞에서, 하- 나 잘 가고 있는건가, 이게 맞는 건가 하는 불안감과 무기력함이 올라올 때는 일단 아침에 이불부터 개보자. 그리고 오늘 하루 내가 소중히 느끼는 감정을 정해서 느껴보자. 딱 하나면 되니까. 하나쯤이야 우리 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오늘 어떤 감정을 느끼며 시작할까?



p.s) 나는 오늘 하루 아침 6시 반에 자리 앉아, 이 글 하나를 다 썼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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