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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은유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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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kukuna Feb 16. 2022

[은유의 밤] 어쩌면 세상에서 제일 외로운건

22년 2월 16일. 마흔 한번째 시- 나태주 시인<들국화>

또다시 밤이 찾아왔습니다.

밤의 눈동자로 나를 만날 시간입니다.


아주 가끔 아니 자주

왜 나는 혼자일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혼자여서 외로운 건지

함께여서 외로운 건지

어느 시인의 말처럼

외로우니까 사람인 건지


외로움의 반대말이 없는 걸 보니

외로움은 세상에서 철저하게 혼자인가 봅니다.


어쩌면 나보다

외로움이 더 외로운 것 같습니다.


오늘 밤은 내가 외로움에게 친구가 되어주어야겠습니다.




2022년 2월 16일 수요일에 함께 한 시인과의 대화 -나태주 시인 <들국화>


시인의 들국화가 무척이나 외로워 보였습니다. 그리움이 담긴 옛일 마저 아주 아주 잊어버리겠다고 말하는 걸 보니 왜 제 가슴 한편이 저며 오는 걸까요.


그래서 오늘은 들국화에게 친구를 만들어 주기로 했습니다. 들국화가 아니라 묵묵히 제 삶을 살아내고 있는, 어느 날 문득 외로움을 느끼는 모든 이들에게 친구를 만들어 주고 싶었습니다.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나에게 친구가 되어주고 싶었습니다.


To. 너른 인생 한가운데 홀로 서 있는 당신에게

너른 초원 한가운데
나 홀로 서있네

지나가던 바람 슬며시 다가와
내 손잡고 함께 가자 말하네

방긋 웃는 야생화 산책길 내어주고
흰 구름 따라 날갯짓하던 새들
머리 위에서 노래하네

저 멀리 보이는 작은 호수
지친 발걸음 잠시 쉬었다 가라며 손짓하네

나 가는 길 혼자가 아니네
나 가는 길 쓸쓸하지 않네
나 돌아가는 길 이제 외롭지 않네.

@write_napul


인생이 외롭다고 우리가 서 있는 이곳이 건조한 사막일까요? 그래도 인생은 살만 하다 생각하기에  사막보다 푸르른 초원을 배경으로 제 마음을 끄적여보았습니다.


역시 밤과 시인의 마음은 깊은 것 같습니다. 무의식 골짜기에 깊숙이 숨어 있는 어떤 마음까지 알아차리고 말을 건네니 말입니다.


깊은 밤

깊은 잠 속에서

깊게 잠겨 있는

또 다른 나를

꿈속에서 만날 수 있길 바라며.


인스타 @write_napul


참고도서: 나태주 시인 필사 시집  <끝까지 남겨두는 그 마음 >



# 매일 밤 같은 시간 시인의 마음을 읽고 제 마음을 들여다봅니다. 시인이 건네는 말에 잠시 사색의 시간을 갖고 시인에게 답장을, 무언가를 향해 꽁꽁 묻어 두었던 마음을 조심스레 꺼내어 끄적입니다. 그리고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고 잠자리에 듭니다. 저는 당신과 함께 나풀나풀 세상을 걷고 싶은 생명체 81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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