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우주가 한 사람 안에 있었다.
내 친구 혜정이는
며칠 전 내 생일에
우리 엄마 선물을 보내왔다.
어머니 고생하셨어요.
몇 해전 혜정이가 호주 유학길에
교통사고가 나서
우리 친구들이 그녀를 병문안하러
사고 다음 날 호주에 갔었다.
괜찮니.
내가 고등학교 때
내 친구 송이 생일에 송이 어머니께 편지를 썼다.
어머니 감사해요.
송이 어머니는
108배 기도 중에 나의 기도도 빼놓지 않으신다.
번뇌를 버려라.
내 친구 인영이는
내가 지금의 신랑과 연애 때 이별했던 날
혼자 있을 나에게 새벽 2시 찾아왔다.
널 안아주고 싶어.
나는 그녀의 아버지가 혼자 집에 계셔야 할 때
나의 큰 아이를 업고
김밥을 싸서 가져다 드렸다.
아버지 생각이 나서요.
내 친구 지선이는
어느 날, 내게 소포를 보내왔다.
우리 아이들 간식거리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담아서.
그녀는 선물을 보내며 내게 편지를 썼다.
오히려 내가 고마워.
나는 지선이에게 한 권의 책을 보냈다.
짧은 편지와 함께.
너와 나는 빨간 머리 앤과 다이애나야.
나와 펜팔을 할래?
친언니 같은 미호 언니는
봄 햇살이 좋은 날
내게 두 잔의 커피 교환권을 보내왔다.
친정엄마와 좋은 시간 보내.
나의 친정엄마는
아이 둘을 키우는 미호 언니가 반찬 할 시간이 없을 거라면서
시금치나물과 조개젓을 무치고 멸치 볶음을 했다.
네 식사도 거르지 말거라.
나의 예전 직장 동료 티파니는
청첩장을 보내며 보고 싶다는 편지와 함께
우리 아이들 옷을 소포로 보냈다.
마음에 들지 모르겠어요.
나는 그녀의 결혼식에 가기 전날
그녀에게 네 장의 긴 편지를 썼다.
은은한 사랑을 하며 살아요 티파니.
나의 직장 원장님과 사모님은
반년 동안 있었던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우리 아빠의 장례식에서
나와 함께 울어주었다.
내게 기대어 울어.
나는 눈이 펄펄 오는 날
그들을 생각하며 만두를 만들어 육수와 함께 직장으로 가져갔다.
우리는 교무실에서 다 같이 양반다리를 하고 바닥에 앉아
나의 만둣국을 함께 끓여 먹었다.
또 있으니 많이 드세요.
내 친구 태규는
애들레이드에서 3개월 만난 유일한 한국 친구였는데
몇 년 후 내 결혼식을 위해 일본에서 비행기를 타고 왔다.
진심으로 결혼을 축하해.
그가 늘 나에게
내 글이 자신의 심장을 쿵쿵거리게 한다며 글을 써보라고 해서
나는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다.
첫 글을 쓴 날, 나는 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네가 처음 읽어주었으면 좋겠어.
얼마나 많은 마음들이 오고 갈까?
한 사람이 하나의 인생을 사는 동안.
아이를 하나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글귀를 읽은 적이 있다.
한 사람이 하나의 인생을 사는 데에는
온 우주가 필요한 것 같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는
온 마음이 다해 있었다.
가끔은 서로 모자라고 부족해도,
그들 사이에서
늘 어설픈 건 내 쪽이었지만,
그 순간순간만큼은
나 또한 온 힘을 다해 온 마음이었다고
외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