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정리할 시간..
여름 해적놀이가 오늘 날씨 보아하니 이제 끝난거 같다. 슬슬 야외에서 철수준비 할때다. 추석이 지났음에도 연일 폭염이 이어지다 태풍 영향으로 소나기가 한바탕 휘젖고 그것이 경계인양 바로 가을날씨 시작이다.
고양이 두마리에게 자유로운 놀이 공간을 제공하려면 그만한 댓가가 따른다. 여름내 바깥과 실내 구분이 사라진탓에 온 집안이 난장판이다. 마룻바닥 가구 온통 긁힘자국에 너덜너덜 하다. 이것저것 망가지고 부서지는 와중 며칠전 식탁 강화유리가 깨져서 어찌해야 할지 고민중이다. (버려도 무방한 낡은 식탁에 강화유리 가격이 15만원?...)
고양이와 함께 좁은 공간에서 생활을 한다는것은 인간은 누더기를 걸치고 살아야 함을 의미한다. 뭘 입어도 털 범벅에 누더기 된다. 녀석들에게 사람의 생활을 강요할수 없기에 상호 지켜야할 규칙들을 새로 마련해야만 하겠다.
여름에 새식구로 합류한 첼양이 과연 좁은 실내에서 탐군과 어떻게 적응할지 미지수다. 이미 제멋대로 기득권이 되버린 탐군은 지난 겨울의 경험이 있는지라 온 집안을 자기구역이라 여기고 아무데나 당당히 자리를 잡고 널브러 지는데 첼양은 매사 탐군 눈치만 보고 자기 자리를 못잡는다. 똑같은거 두개 사줘도 결국은 다 탐군차지가 돼서 일단 침실과 거실로 분리는 했는데.. 문제가 또 생긴다. 해결 방법을 또 찾아봐야 한다.
두 녀석이 제각각 스테레오로 돌아다니면서도 나를 중점적으로 스토킹 하게 되는데 특히나 첼양이 나에대한 의존도가 좀 심한편이다. 아직도 탐군을 경계하고 탐군이 내 옆에 와서 부대끼거나 꾹꾹이를 하면 자신은 멀리서 지켜보다 질투를 해서 덩치가 더 큰 탐군을 겁도없이 쥐어 박으려 든다. 내가 TV를 보려하면 내 주변자리 소파를 두고 둘의 치열한 영역다툼 긴장상황이 벌어진다. 자리 잡기 정리를 해주기 위해 같은모양 숨숨집을 크기를 다르게 해서 사본다. 안쓰면 또 돈낭비다. (덩치크고 비싼 타워나 수레바퀴 사줘도 무관심한 고양이들 많다. 큰 가구는 치우는것도 골치다.)
첼양은 소리를 내지 않는다. 4달이 지났는데 아직 야옹 한번을 안했다. 탐군은 매사 양양대고 졸라대는데 이 녀석은 뭔가 원해서 야옹 하려다가도 끙 속으로 삼키고 만다. 고양이들 본능인 스크래치도 안한다. 하려다가도 멈춘다. 새끼때부터 전주인 으로 부터 그렇게 훈련받은것 (아니면 파양과정에서 뭔가 큰 사건에 의한 트라우마) 일듯 하다. 걸어다니는 스피커가 된 탐군도 처음에는 무생물체 흉내를 냈었으니 이 녀석도 더 두고 봐야겠다.
전주인이 어떤 스타일인가 성묘들 행동들을 보면 많은 부분을 알수가 있다. ( 먹이도 제 시간에 저울로 용량재서 주면서 항상 고양이를 배고파 허덕이게 키우는 경우도 방송에서 봤다. 그러면서 자기 고양이가 먹는것만 찾아 다니는걸 식탐이 강해 걱정이라고 전문가한테 상담한다. 전문가의 솔루션은 먹이를 양만큼 줘라 다.)
결국 스크래치도 전부 탐군 차지가 된다. 첼양의 유일한 스크래치 장난감은 나다. 침실에 놔뒀더니 내가 잠들기전 침대로 뛰어들고 눈뜨면 또 뛰어들어 유산소 운동하듯 골골대며 꾹꾹 쥐어 뜯는다. 거실에선 탐군이 달라붙어 쥐어 뜯는다. 그래 잡아먹어라 하고 싶은대로 놔둔다. 복잡한 문제에선 때론 단순 무심 넘김이 정답일수도 있다.
첼양에게 침실을 허용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첼양은 계속 돌아다녀도 집안을 크게 어지럽히지 않는다. 화장실 사용도 탐군은 모래를 아무렇게나 바깥으로 파헤치고 첼은 탑쌓듯 공들여 가운데로 모아 놓는다. 무엇보다 단모종이라 털 날림이 탐군의 5분의1도 안된다. 제멋대로 아무거나 긁고 다니는 탐군과 정 반대로 인간생활에 맞춰 최적화로 훈련된 경우다. 반면,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심해 같은 동종과 어울리기 쉽지 않은것 같다.
길양이 출신 탐군은 쉴세없이 외부로 눈길를 돌리는 말썽꾼 피노키오 스타일에다 다른 길양이 암컷보면 발광을 하고 손질 하려면 도망다니고 따라 다니면서 뒤치닥거리 해야하는 반면, 첼양은 사람에게 매달려 사랑 받는것을 원하는것 같다. 탐처럼 혼자서 노는거 잘 못한다. 대부분을 나만 주시하고 스토킹 하고 있다.
암수 본성이 조금 다른데다 종이 지닌 특성과 성격, 새끼때부터 지내온 습관인거다. 아직 자기 자리를 못잡아 그런것일수도 있고 규칙을 하나둘 정해 봐야겠다. (고양이들 교육엔 사람의 노력과 정성이 필요해서 타협 방관하게 되는거다.) 생각해 보니 탐군도 처음왔을땐 우울증에 닌자처럼 서랍에 숨어있다 적응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던것 같다.
성격과 성향이 전혀 다른 녀석 둘의 자유로움도 마당이 있어서다. 이제 날씨도 쌀쌀해져 가는데 좁은 실내서 어찌해야 하나.. 한숨만 폭폭 나온다. 성인 인간이 고양이와 놀아주고 따라다니며 제지하는 것엔 한계가 있으므로 방관 하면서도 서로 불편하지 않아야만 실내 동거가 가능하다. 특히나 노트북 타블릿등 전자제품과 함께사는 인간과 고양이의 조합은 애당초 깔끔할수가 없다. 지들끼리 얌전히 털이나 서로 그루밍 해주고 하는게 바램인데 놀라고 하면 우다다다 나 잡아봐라 정신없이 철인3종 경기를 펼친다. 수많은 충전선들 걸리고 넘어지고 끌려가는일을 방지하려면 매순간 정리외엔 답이없다.
가을 날씨가 두달은 더 버텨주겠지. 마당에 못나갈만큼 추워지면 그때가서 고민해 보기로 한다.
https://youtu.be/tYgtXHgi02E?si=MgoAfxVa7GbRumgW
가난할수록 생필품 쌀때 쟁기는거 본능적이다. 나는 위장이 없는데다 입맛에 병이들어 음식을 제대로 먹지를 못해 버리는게 더 많다. (내 먹꺼리 쟁기는건 캡슐 커피밖에 없다.) 대신 주기적으로 노모 장봐드리고 아버지 요양원에 수시로 간식을 사입 시키고 고양이 먹꺼리 챙기는게 내 책임중 하나다. 나 이외에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식비가 있어 물가에 민감할수 밖에 없다.
고양이들은 많이 뛰놀수록 많이 먹고 많이 싼다. 먹는 사료 만큼 싸는데 필요한 모래처리도 만만치 않다. 올 가을 겨울 다른거 해줄건 없고 먹고 싸는거나 맘껏 하거라. 사료는 얼마전 국산사료 파동으로 어쩔수 없이 값비싼 수입산을 먹이는데 지인인 탐군의 전주인이 정기적으로 보내주기도 하지만 더이상 사료 신경쓰지 말라고 알리에서 세일할때 (월동준비로 김장 담그듯) 모래와 함께 한 가득 쟁겨놨다. 자연 방목된 닭고기로 만든 사료에 연어참치캔 사람인 나보다 좋은거 먹는다. 쓸데없이 병원 데리고 다니는거보단 그 돈으로 좋은 사료 배불리 먹이는게 나은거 같다.
https://youtu.be/Zg6eSdrO-eI?si=u2nZQdOt_7r2BRC3
* 국내 사료회사가 대부분 OEM 방식으로 브랜드만 다를뿐 같은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이다. 특정 공장에서 나온 사료를 먹고 전국에서 수백마리의 고양이가 동시다발적으로 의문사 했는데 경찰조사 결과 원인불명으로 사건종결되고 브랜드를 거론하면 업체는 고소고발 손배 입틀막으로 대응해 국내사료 시장 전체가 불신 사태를 맞고 있는중 이다. ( 브랜드를 거론할수 없기에 국내사료를 ‘볼드모트( 해리포터의 악당)사료’ 라고 통칭한다.) 이전엔 나역시 수입사료만 먹이는 캣맘들 유난떤다 생각했는데 지금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