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후, 한달정도 회복기간을 넷플릭스에 의존해 지냈다. 전혀 불편함 없이 충분했던 100MB 인터넷과 공유기를 업 그래이드 한 이유는 오로지 넷플릭스 때문이다.얼마전 넷플릭스 에서 재미롭게 본 드라마가 있다. 보통 연작 드라마는 평점이 좋아도 1편에서 끝까지 보느냐 접느냐가 결정되는데 끝까지 정주행 하게되는 드라마는 몇개 안 된다.
한국 드라마는 60일 지정생존자, 보좌관, 하이애나, 사랑의 불시착, 품위있는 그녀, 명불허전, 그리고 마지막 본것이 '이번생은 처음이라' 인데 88년 태생, 88만원 세대라 불리우는 현재 30대 막 접어든 세대들의 이야기 이다.
분명 50대인 우리세대들과는 삶의 가치관이 약간은 다른 그들, 그러나 30대에 접어들어 맞게되는 고민들은 대개 비슷하다. 거주공간에 허덕이고 사랑과 결혼간 현실적 괴리감에 고민하고 직장 계층간 성적차별과 억압에 반항하고.. 지금 한국의 현실을 살고있는 그들의 모습들을 달콩달콩 재밌게 그려냈다. 비록, 일본 드라마 '표절'이라는 논란의 오점을 남겼지만 재미는 진다. 정치 드라마인 '60일 지정 생존자'가 미국 드라마 '지정생존자' 리메이크 임에도 한국 실정에 맞게 컨버팅해서 더 실감나고 재밌게 와닿듯 내용이 한국 실정에 딱 들어 맞을때 깊이 공감이 된다.
'이번생은 처음이라'내용이 와 닿는것은 내가 보낸 30대 시절 역시 주인공처럼 이성간마음의 문을 닫은채 철벽남스타일로 보내봤기 때문이다. 남자주인공 3인방 그들의 고민들을 보면서 과거의 내 2-30대 3등분 거울을 보는것 같은... 드라마는 해피엔딩 이고 현실의 삶은 엔딩이 없다는것이 다를뿐 .. 재벌2세들이나 잘난이의 출생비밀로 뻔하게 치닫는 한국형 막장드라마가 아니라서 마음에 든다. 설정만 봐도 내용들이 빤하게 예측되는 드라마들은 10분만 보고 바로 끈다. 출생비밀 어쩌고는 주로 중반쯤에 나올테니..과거 비디오 대여나 다운로드 보다 넷플릭스의 장점이 바로 그런 즉석에서 클릭 한번으로 마음대로 컨텐츠를 고르고 재미없어보임 보다가 바로 바꿀수 있는 선택권이다.
'이번생은 처음이라' 를 보면서 우리 세대들은 나도 2-30대땐 그랬어.. 라는 마음일테고 같은 연대인 30대 대다수 들에겐 폭풍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20- 30대 모두에게 사랑, 독립, 결혼.. 성인으로서 처음 경험해야 하는 사건들일 테니까..
살아가면서 연령대에 따라 발생하는 모든 문제들 대부분은 처음 경험해 보는것들이 된다. 사랑도, 결혼도, 이혼도, 모든것은 누구에게나 처음 겪어보는 일들이기에 완벽이라는 것은 있을수 없다. 실수하고 안타깝고 그러면서 흘러가는것이 인생이란 것이다.비록, 실수해 후회가 남더라도 괜찮다. 그 나이에 겪게되는 사건 이란것은 항상 처음이자 마지막 이니까.. 흉터가 남더라도 지나가면 흔적만 남을뿐 그때만큼 아프진 않다.
40대 역시 마찬가지 이고 50대도 마찬가지 이다. 각 연령층 별로 사회적으로 처음 겪어보는 일들은 대개 비슷하다. 같은 비혼 이라도 30대와 40대 50대는 그 느낌이 전부 다르다.
대부분의 역사적 기록에 남아 요절한 혁명가들은 30대가 가장 많다. 인생의 가장 불꽃같은 시기 이기에 그렇다. 체게바라, 예수, 강증산, 안중근, 윤봉길 의사... 그들 모두 꽃다운 젊은 나이 30대에 이름을 남기고 산화했다.
위인 들이라는 그들의 흔적만 살펴봐도 인간은 50정도 되면 충분히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고 배워야 되는 기본 소양들은 전부 배운 시기라고 봐도 된다. 넉넉친 않아도 충분히 삶을 살아봤다고 생각할수도 있고 젊음을 누려 봤다고 할수 있다. (드라마 마지막회에 나온 양념게장을 먹고 바로 연인과 키스를 할수 있는젊음이 가진 힘. 현실에선 불가능 할것같은 그 장면의 충격이 가시질 않는다. )
50대에 들어선 대다수가 처음 겪게되는 일들이 있다. 어르신들의 부고, 자녀들 결혼, 퇴직, 건강..성공적인 삶을 살았는가, 아닌가 점점 결과물에 대한 윤곽이 드러난다. 같은 출발선상에 있던 학창 친구들도 사회적으로 각자 전부 다른 모습들 다른 계층으로 변해 있음을 보게된다.
50대는 젊어서 겪은 우왕좌왕 실수들과 아픔들, 지난 모든 불꽃 같았던 젊음이란 드라마를 회고해 가며 인생이란 삶의 리포트를 쓸수있는 시간대이다.육체가 더 망가지면 정신도 점점 망가지는것이 일반적 이므로 냉철한 의식으로 삶을 진단하고 되돌아 볼수있는 가장 이상적인 나이때 이다.60갑자 라는 삶의 한 사이클이 마무리 되어가는것을 점차 느끼게 된다.
불과 7-80년전 까지는 60 갑자를 무사히 채우는 경우가 흔치 않았다.대부분이 50대에손자녀를 보고 죽었으며 60 환갑을 맞으면 잔치를 벌이고 뒷방 노인네로 죽을날만 기다리던 때도 있었지만 현대인들은 '인생은 60부터' 구호를 외치며 노년기 새 방식의 삶을 사는 경우가 많다.현대는 60세를 기준으로 20-40년 이란 남은 기간을 인간의 노년기라고 본다.
노년기엔 지나온 세월의 인격이 그대로 삶에서 드러나는 시기이다. 온화하고 완숙한 인격의 어르신이 되는것이 남 보기가 좋은데 대부분은 '너도 늙어봐라' 에고의 고집만 남던지, 한탄만 남던지.. 나이값(?)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이를 먹어도 의식이 안 고쳐 지는건 어쩔수 없다. 도박이나 바람도 한번은 실수라쳐도 같은 실수를 반복 한다면 그건 실수가 아닌 그 사람의 '본질' 천성 이라고 봐도 된다.
잘못된걸 알면서도 육체가 허용 하는한 계속 욕망에 끌려 다니는것이 인간 에고의 습성이다.노년기라는 기간동안, 대부분 에고가 자리잡은 인간은 점점 육체와 의식이 고장나기 시작하고 결국은 늙고 초라한 죽음 이라는 껍데기만 남기게 된다. 모두에게 이번생애 죽음은 처음이라.. 완벽한 준비란 결코 있을수 없지만 적어도 인간 후배들 후손들에게 존중받는 모습이 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