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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맘퍼스트 Jan 26. 2024

13년차 직장인의 멘탈관리법


요즘 동생이 회사 생활을 참 힘들어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사람이 힘든 게 아니라 일이 힘들어 보인다. (사람 스트레스가 더 힘들다고 생각하는 편)




나는 멘탈이 단단한 사람이 아니다. MBTI로 얘기하자면 아주 전형적인 F형의 인간이고 프로걱정러다. 실수를 해서 지적이라도 받는 날엔 일주일간 시달린다. 이런 내가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어느덧 13년 차다. 동생의 고충을 들어주며 조언해 주다 보니 나는 그런 순간마다 어떻게 버텼지 생각해 보게 됐다.




지극히 평범한 13년 차 워킹맘의 경험담 정도로 가볍게 보시길.











© priscilladupreez, 출처 Unsplash




1. 선걱정을 하지 않는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난 프로걱정러다. 그런데 회사 생활이 10년을 넘어가니 선걱정을 하지 않는 기술을 연마하게 됐다. 아이를 낳고 신경 쓸게 많아 얻게 된 스킬일까. 나이를 먹어 좀 더 현명해진 것인가.


예전엔 벌어지지 않은 일, 예상되는 일로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이 부서로 이동하게 되면 일 너무 많은데..' (부서 이동 확정 아님)

'월말 되면 야근 폭탄일 텐데..' (월말 아직 안 됐음)

'건물 이사를 또한다고? 거기 너무 먼데..' (확정도 아니고 카더라임..)


벌어지지도 않은 일로 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선스트레스를 받아왔다.


지금은 다르다. 프로걱정러라 세상에 걱정할 일도 많은데 굳이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상황에 직면하고 생기는 스트레스만 감당하자.








© insungyoon, 출처 Unsplash






2.  하루만 생각한다.



지금 당장이 지옥 같게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과거를 돌이켜봤을 때 결국 다 지나가더라. 시간이 약이란 소리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날 하루만 버티는 것을 목표로 해보길 권한다. 하루도 힘들면 반나절, 혹은 시간 단위로 쪼개서 버텨보자.  한 주, 한 달을 버티는 건 힘들어도 하루 이겨내보는 건 생각보다 해볼 만하다.



특히 워킹맘이라면 아이가 어릴 때 정말 더더 힘들다. (선배님들 보니 계속 힘들어 보이긴 하지만..) 아이가 아플 때마다 휴가내기 눈치 보이고, 엄마 가지 말라고 악을 쓰며 오열하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떼어놓고 눈물 흘리며 출근하던 날들도 있다.



내일은 내일 신경 쓰고 그날만 버티자. 하루하루 퇴사 생각이 끊이지 않던 때인데 지나고 나니 그때 버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 labunsky, 출처 Unsplash





3. 인생을 길게 늘여서 오늘 일을 생각해 본다.



사표를 쓰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회사에서만 감당하고 싶은데 집에 와서도 생각나고 잠들기 직전에도 그 일이 내 기분을 지배하고 있고 심지어 꿈에도 나타난다.


그럴 땐 인생을 길게 8-90세까지 늘여서 그 일을 생각해 보는 거다.

과연 80세의 내가 오늘의 일을 떠올렸을 때도 그 사건이 크게 느껴질 것인가?


대부분의 일은 기억도 안 날 만큼 사소한 일에 불과할 것이다. 심지어 어떤 일은 그래도 젊을 때가 좋았지 싶으면서 스트레스를 받았어도 활발히 일했던 시절을 그리워할지도 모른다.



당장은 힘들겠지만 두세 달 만 지나도 별 기억에도 안 남을 일일 수 있다.














© aaronburden, 출처 Unsplash





4. 스트레스 받는 상황을 기록해 본다.



사실 이걸 제일 먼저 해보는 게 좋다.

마음이 복잡하고 멘탈이 흔들릴 땐 지금의 상황을 기록해 보자.




문자로 기록하는 과정에서 한번 괴로움을 토해내면서 마음이 차분해진다.

게다가 기록된 문자로 보면 상황이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된다.

(남편과 다툰 일도... 글로 쓰고 나면 마음도 풀리고 상대를 좀 더 이해하게 되더라.. ㅎ)



지인에게 하소연도 하루 이틀이다. 한두 번이야 누군가가 들어주겠지만 그것도 반복되면 인간관계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 harlimarten, 출처 Unsplash




5. 친구 혹은 자녀에게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만 특히 냉정한 경향이 있다. 그래서 그 사건을 친구가 겪었다든지 혹은 자녀가 겪었다고 가정하고 조언을 해줘 보자.



회사에서 실수를 한 자녀 or 친구에게 어떤 조언을 할 것인가?

그 조언을 자기 자신에게 해보자.


사람이니까 실수도 할 수 있다.

그 실수가 반복되지 않게 조심하고 노력하면 되는 거다.















사회생활을 갓 시작했던 병아리 은행원 시절을 떠올려보면 지금도 아찔하다.


사람 대하는 일도 적성에 맞지 않은 데다가 영업은 더더욱 힘들었다. 7시 반까지 출근하여 9-10시까지 지점에 남아 있던 날들이 수두룩했다. (해당 지점이 바쁘기도 했고.. 지금은 문화가 많이 달라졌더라) 아무튼 정신적으로 더 이상 나빠질 수가 없을 만큼 바닥을 쳤다.



1년을 조금 더 버텼다. 지점 식구들이 좋아서 가능했다.

하지만 결국은 퇴사를 했다. 내 인생에 가장 잘한 선택 중 하나다.



어떤 방법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럼 그 상황에서 빠져 나오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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