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서

부치지 못하는 엽서

by 물들래

책방에서 엽서를 쓴다

부치지 못할 엽서를 쓴다

야시장 배회하다 캔맥주 홀짝이면서

몇 날 며칠 빠이 시암 책방에서 엽서를 쓴다


치앙마이에서 762개의 고개 넘어 도착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빠이

찬란한 햇빛 시원한 바람 깨끗한 도시 빠이

잠자는 시간 빼고 걷고 또 걷게 하는 도시 빠이


빠이 여행객으로 왔다가

빠이 매력에 빠져서 책방을 차린 외국인

그의 히스토리 역시 한 권의 책이다

그의 책방에서 엽서를 쓴다

끝나지 않을 엽서를 마음으로 쓴다


주소 없는 엽서 한 장

붉은 우체통에 밀어 넣는다

누구에게 전달될까, 누가 읽게 될까

762개의 고개를 넘어서 찾아온 또 다른 여행객일까

해먹에 누워 지렁이 같은 활자 읽고 있는 방랑객일까


빠이 책방에 들러 한 권의 책을 꺼내든다

오늘도 책방에서 목적지 없는 그리움의 엽서 끄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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