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이 지나도

by 물들래


'길이 보이면 떠나는 것을 생각한다.'

시집 한 권이 치앙마이 골목길을 서성이게 했다.

시어는 어느 순간 삶의 명령어로 작용하고

지친 어깨 다독거리며 끌어안아 주곤 했다.


'어리석은 실패도 많았다. 하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헤세의 시 「내 젊음의 초상」 읽으며 지나온 삶 반추한다.

길 위에서 끊임없는 사유의 물음표가 샘처럼 퐁퐁 솟고

명작을 정독하고 나면 쓰고 싶은 욕구가 일지, 그 순간 놓치지 말아야 해.


'바람이 분다! … 살아봐야겠다!'

폴 발레리의 해변 묘지 속 시어

흔하디흔한 말, 쉽디쉬운 표현이

절묘하게 삶의 어느 순간에 빛을 발하지. 그때 인용하곤 해.


충격받거나 웃을 힘 더 이상 남지 않았을 때

내 상반신은 피카소가 그린 여인의 초상으로 변해.

기이한 순간 어김없이 연상되는 뒤틀린 형체의 여인들

어떤 글보다 위력 있어, 그것보다 완벽하게 표현하기 힘들지.


그 보다 더 좋은 표현 생각해 낼 재간 없으면

창작물에서 가져온 시어나 문장을 인용할 수 있어.

작가 생존 기간 및 사후 70년간 유지되는 저작권 밝히는 건 필수!

70년이 지나도 글쓴이의 순수 창작물이 아니면 출처를 꼭 밝혀야 해.




<출처>

허연의 시집 「길이 보이면 떠나는 것을 생각한다」

헤르만 헤세의 시 「내 젊음의 초상」

폴 발레리의 시 「해변의 묘지」

피카소 작품 「Nesch Eluard」


피카소.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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