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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피카츄 Jul 31. 2020

좋아하는 드라마

야인시대

① <야인시대> (2002 ~ 2003, SBS)

SBS에서 2002년부터 방송되었던 근대 사극/대하드라마. 일제강점기 1924년부터 1945년 광복 이후 대한민국의 1972년 11월 21일까지의 혼란한 사회를 살다 간 실존인물 김두한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다. 최대 시청률 57.1%를 기록했다.     


1> 02년 ~ 03년 트렌드를 잘 반영한 ‘트렌디’한 드라마

트렌드를 반영한 드라마를 좋아한다. 트렌드를 반영한 드라마는 실패할 확률이 적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파리의 연인>, <내 이름은 김삼순>, <베토벤 바이러스> 등과 같은 드라마는 트렌드를 반영한 캐릭터와 서사를 차용했기에, 생사가 갈린 거대한 갈등이나 딜레마 없이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또한, 18년 작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보더라도 트렌드에 발맞춘 덕에 서사가 아쉽다는 평이 많았음에도 10%대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적인 호응을 얻었다.      


(1) 단군 이래 최대 ‘국뽕’ 2002년 월드컵 덕을 제대로 본 드라마.     

 2002년은 단군 이래 대한민국 최대의 ‘국뽕’을 보낸 시절이었다. 2002 월드컵은 한일 공동 개최였다. 그런 상황에서 국민들은 ‘일본’보단 높은 성적을 거둬야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는 실제로 축구 국가 대표팀 훈련을 위해 K리그를 중단하고, 1년을 합숙한 결과로 이어졌을 정도다. 그러나 초반 연습 경기만 해도 오대영으로 지는 등, 히딩크 호는 순조롭지 않았다. 일본만큼은 이기고 싶다는 당시 시청자의 소구점을 정확하게 타켓팅 한 것이 드라마가 야인시대다. 실제로 야인시대 기획의도를 보면 야인시대의 지향점을 알 수 있다.      

우리 근대사에서 당대의 모순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된 지점에 놓여 있던 인물 김두한

독립군 총사령관인 김좌진의 아들로서 일제시대를 살았고

좌·우익의 극한 대립의 한복판에 존재하고 있었으며      

독재 대 민주의 치열한 정치투쟁의 현장에 속해 있었던 김두한을 

심층적인 접근으로 '인간' 김두한을 그린다     

또한 그가 살았던 시대의 진실을 또다른 각도에서 드러낼 것이다     

 야인시대 1부 (9회~50회)는 일제시대 하 청년 김두한(안재모)의 일본에 대한 저항으로 구성 된다. 즉, 월드컵 시기와 방영시기가 겹치고, 월드컵 열기가 식기 전 김두한이 일본에 저항하고 이겨나가는 서사를 가져갔고, 덕분에 시청률이 반으로 떨어진 2부와 달리, 1부에서 드라마 최고 시청률인 57.1%를 기록했다. 스포츠를 흔히 총성 없는 전쟁이라 한다. 일본과 축구로 전쟁을 벌였다면, 드라마에선 김두한이 일본과 전쟁을 벌인 것이다.                

(2) 03년도 ‘아라크 전쟁’과 ‘이라크 파병’이란 세계 정세가 드라마에 미친 영향.     

 2003년엔 이라크 전쟁이 벌어졌다. 평화가 지속되던 시기에 실제로 전쟁이 벌어지고, 한국 군인 역시 이라크에 파병되자, 국제 정세와 실제 전쟁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다. 이러한 지점에서 야인시대는 드라마로 하는 전투였다. 1부에서 주먹으로 하는 전투는 물론이고 2부에선 국제정세를 반영하듯 정치적 싸움이 부각됐다. 이로 인해 2부에서 정치 다툼과 정치인 김두한의 삶을 보여줘 1부와 달리 화려한 액션이 드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30%대의 시청률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는 정치적 다툼 때문에 발생한 이라크 전쟁과 파병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었기에 가능했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2> ‘트렌드’가 연속된 ‘위기와 갈등’을 만나면.     

 야인시대는 트렌드를 정확히 반영했다. 그러나 여기서 한 발 나아가 드라마의 가장 중요한 구성 요소인 ‘위기와 갈등’을 전면으로 내세운다. 나 역시 ‘트렌드’를 읽으면서도 ‘드라마의 본질’은 놓치지 않는 그런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갈등을 일으킬 장치가 필요할 것인데 야인시대에서 그 방법은 ‘싸움’이다. 김두한은 종로 제 1 주먹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위기와 갈등에 내몰린다. 어릴 때부터 왕초와 싸웠으며, 청년기엔 번개, 김무옥, 구마적, 신마적 등등 마치 전대물을 보듯이 수많은 적들을 쓰러뜨려간다. 그 과정에서 위기도 존재한다. 예컨대 김두한은 시바루와의 전투에서는 패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엔 다시 대결을 해서라도 이기고 마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위기와 갈등을 이겨내는 인물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위기와 갈등을 화려한 액션으로 풀어내고, 인물이 명확한 목표를 가지자 시너지가 폭발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야인시대 순간 최고 시청률은 모두 전투 씬에서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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