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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피카츄 Jul 31. 2020

드라마 원작 개발 기획안

웹툰 나빌레라 / Hun, 지민

 웹툰 나빌레라 / Hun, 지민     

인생의 절반은 새로운 것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늙음이 시작되면 그 모든 것에서 천천히 멀어진다. 늙음은… 버거운 것 앞에서 쉽게 굴복하게 된다. 아니, 굴복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겠지. 그래도, 늙었다고 해서 쉽사리 받아들이고 싶진 않아. 

- 《나빌레라》 중에서     

나이 70, 오랜 친구의 죽음에 그동안 하고 싶었던 발레를 시작한 심덕출 할아버지, 그리고 하고 싶었던 발레를 하고 있지만 왠지 모르게 의욕이 없어 보이는 발레리노, 이채록을 다룬 이야기다.     


1> <나빌레라>가 실패한 기획이 되지 않을 수 있는 이유     

웹툰 나빌레라는 ‘꿈’을 다룬다. 누구나 가슴 속에 꿈을 품고 있지만, 현실의 벽에 막혀 꿈을 포기하곤 한다. 이 웹툰은 그런 사람들에게 당신도 할 수 있다는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웹툰이다. 그러나 대개 꿈을 얘기하면 진부하다. 클리셰다. 그러나 이 웹툰은 꿈을 이루려 노력하는 주인공이 70세 노인이다. 몸도 아프면서 발레리노를 꿈꾼다. 독자들은 여기서 신선함을 느낀다. 이 지점에서 이 웹툰이 드라마로 제작 된다면 ‘꿈’이라는 주제를 다루기에 ‘공감’을 야기할 것이며 동시에 발레리노를 꿈꾸는 노인이라는 설정에서 ‘신선함’을 느낄 것이다. 공감과 신선함이 만나면 시너지 효과가 난다.      

웹툰 나빌레라는 시의적절한 ‘위기’가 등장한다. 웹툰에서 주인공 심덕출가 치매에 걸렸다는 사실이 중반부에 등장한다. 치매란 위기는 극의 긴장감을 부여하고, 이채록과 브로맨스를 강화한다. 다시 말해 위기가 등장하는 순간, 단순한 노인 성장극이 아닌 처절한 노인 분투기가 되는 것이다. 이 웹툰에서 독자가 궁금해할만한 지점은 ‘심덕출 할아버지가 발레를 배워 무대에 설 수 있을까’이다. 이 지점은 치매가 등장함으로써 으레 주인공이니까 가능하겠지란 독자의 예상을 철저히 부숴버리고 스토리의 재미를 더한다. 또한, 브로맨스가 폭발하는 촉매제가 되기도 한다.     


2> <나빌레라>가 성공한 기획이 될 수 있는 이유     

<나빌레라>는 한국 시청자의 니즈를 공략할 수 있다. 음악을 활용할 수 있는 ‘발레’가 주제기 때문이다. 한국 콘텐츠 소비자들은 뮤지컬, 음악 콘텐츠에 열광한다. 370만이 본 <라라랜드>를 시작으로 천 만이 본 <보헤미안 랩소디>, 그리고 최근 개봉해 800만 관객이 본 <알라딘>까지. 관객들은 음악이 등장하는 콘텐츠에 열광하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브라운관에 음악을 주제로 한 스토리를 이식하는 시도는 한번쯤 해볼 만한 시도라 생각한다.      

<나빌레라>는 노인과 청년의 브로맨스가 도드러진다. 브로맨스는 흥행몰이 코드다 <열혈사제> 김성균, 김남길은 물론이고, <알함브라궁전의 추억> 민진웅, 현빈과 같이 많은 드라마들이 브로맨스 코드를 작품에 이식했고, 실제로 이들의 브로맨스는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이러한 지점에서 <나빌레라>는 노인이 선생이고 청년이 학생이라는 고정된 관계를 역전시키고, 청년이 선생이 된다. 이러한 지점은 신선한 브로맨스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며 새로운 장면이기에 시청자에게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다.     


3> 드라마 화 방안     

<나빌레라>가 성공하기 위해선 발레를 세심하게 연출해야할 것이다. 발레를 한국 시청자에게 친숙하진 않은 예술 장르다. 따라서 이를 시청자가 예술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선 감각적인 연출이 필요할 것이며, 이를 위해선 이와이 슌지 감독이 감각적인 영상을 담을 때 주로 쓰는 여백이 드러나는 연출을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를 통해 시청자가 하나의 행위 예술을 보는 듯한 느낌을 제공한다면 이는 드라마에선 보기 힘든 감각적인 장면으로 남을 것이다. 연출만으론 부족하다. 실제로 배우들이 발레리노에 버금가는 실력을 보여줘야 할 것이기에 발레 선수 수준인 이채록 같은 경우는 실제 발레리노 경력을 가진 배우 이준이나 춤선이 좋다고 평가 받는 춤꾼 출신 배우를 섭외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또한, 노인 역인 심덕출 역시 운동신경이 필요하기에 너무 나이가 많은 배우가 아닌, 안성기 배우와 같이 운동신경을 갖춘 중년 배우를 섭외해 발레 퍼포먼스에 퀄리티를 높여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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