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조르노! 밀라노!

episode- 2018년 1월 10일

by 앤 셜리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리던 이탈리아 여행!

이번 여행은 힘들고 또 힘들었던 지난해를 버티게 해 준 한 줄기 빛과 같은 존재, 아니 그 이상이었다.

하지만 여행을 앞두고 독감으로 인해 5일간 자체 격리되고 가까스로 독감 감옥에서 해방되니 이유를 알 수 없는 두통과 울렁거림 증상으로 또다시 병원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작년에 너무 힘들었던 게 긴장이 풀리면서 팽팽하던 고무줄 끈이 툭하고 끊어지듯 한꺼번에 터져버린 것일지도 모르겠다.


컨디션은 썩 좋지 않지만 그래도 출발~!

전날 밤에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안 그래도 걱정을 했더니 콜택시를 불러도 택시가 없고, 큰 도로까지 나와도 택시가 안 잡힌다. 다행히 같이 가는 일행의 동생 찬스로 늦지 않게 기차를 탈 수 있었다. 기차를 타고 창밖을 보니 온 세상이 하얗다. 이런 걸 설국열차라 하는 건가?ㅎㅎ 설경을 보며 기분 좋게 가고 있는데 폭설 때문인지 우리 앞에 출발한 기차의 자동문 개폐장치 이상으로 20분 이상 지연 도착했다. 덕분에 면세점을 여유 있게 돌아볼 시간은 없고 딱 필요한 것만 사서 게이트로 갔다.

자... 이제부터 헬게이트가 열리는 것인가~

여행 갈 때 내가 제일 싫어하는 비행기 타는 시간. 비행기를 여러 번 타봤지만 여전히 그 무거운 비행기가 하늘을 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고, 고소공포증이 있는 내겐 하늘을 나는 느낌이 즐겁기보단 두려움이 더 크다. 특히 이륙하는 순간의 그 묵직하게 붕 뜨는 느낌이 정말 무섭다. 무거운 비행기의 엉덩이가 땅에 닿을 것 같은 불안함? 무사히 이륙을 마치고 좌석벨트 등이 꺼지고 나서야 그나마 마음이 조금 놓인다. 이번 여행은 다행히 직항으로 환승 없이 최단시간에 갈 수 있게 됐지만 무려 12시간을 비행기 안에 갇혀있어야 한다는 사실이 생각만으로도 날 옥죄어온다. ㅠㅠ

두 번의 기내식과 한 번의 간식타임. 잠자기, 영화보기, 음악 감상, 평소에 하지 않던 게임까지 아무리 해봐도 시간이 가질 않는다. 절대 오지 않을 것 같은 12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밀라노 공항에 발을 내딛는 순간 발바닥이 물 먹은 스펀지처럼 무겁다. 내 다리가 내 다리가 아닌 느낌~


한참을 기다려 짐을 찾고 입국장을 나오니 인상 좋은 아저씨가 내 이름을 들고 서있다. 공항에서 호텔까지 픽업 나온 아저씨가 어찌나 반갑던지... 공항에서 호텔까지는 50킬로나 된다고 하니 아저씨가 더욱 고맙고 반갑다. 밀라노에서 태어났다는 아저씨와 간간이 대화를 하며 드디어 미켈란젤로 호텔에 도착했다. 다른 건 생각할 겨를도 없이 따뜻한 물에 샤워만 하고 바로 눕는다. 비행기에서 얼마나 눕고 싶었는지... 눈물이 날 지경이다. 아직은 밀라노에 온 게 실감이 나지 않지만 내일이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겠지?

반갑다! 이탈리아~♡

본 조르노~! 밀라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