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폴리 Aug 02. 2022

보통 사람의 요가

요가는 누구나 할 수 있다. 특별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요가하는 사람’을 생각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날씬한 여자가 다리 찢기를 하면서 스트레칭하는 모습? 운동을 잘할 것 같은 남자가 물구나무하는 모습? 속세를 떠나 깨달음을 얻은 듯한 인도 수행자? 다리를 목 뒤로 넘기고 평온한 얼굴로 합장하는 모습? 산에서 가부좌 자세로 호흡과 명상을 하고, 매일 어려운 동작을 수련하며 도 닦는 모습? 육류와 술을 멀리하고 채식만 하는 사람? 아니면 스트리트파이터의 달심?


아마도 우리는 대중매체에서 접한 이미지로 요가를 기억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나도 그렇다. 요가를 경험하기 전, 내 머릿속의 요가는 살짝 과장해서 딱 저런 느낌이었다. 실제로 요가를 해보지 않은 사람에게 요가는 자기 자신과 거리가 꽤나 멀게 느껴지는 그런 것이다.


운동을 잘해야만 할 수 있다? 몸매가 좋은 사람들만 한다? 유연성이 좋아야만 시작할 수 있다? 여자만 한다? 참을성이 많아야 한다? 채식주의자만 할 수 있다? 자기 관리 잘하는 부지런한 사람만 할 수 있다? 이런 생각들이 처음 내가 요가를 시작하는데 망설이게 만든 장애물이었다. 뭔가 완벽해 보이는 실력자의 요가를 머릿속에 생각하고 있었다. 생각만 해도 나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졌다. 난 보통 사람인데.



생각과는 조금 달랐던 요가


요가를 어찌저찌 시작하고 5년 정도가 되었다. 생각보다 나와 잘 맞았다. 시작 전에는 스트레칭 정도로 생각했었던 요가는, 실제로 엄청나게 땀을 많이 흘리게 하는 운동이었고, 그 정체가 단순한 운동이라고 하기엔 너무 거대하여 끝을 가늠하지 못했다. 굳이 느낀 바를 설명해보자면 하나의 문화, 일종의 생활양식에 가까운 것이었다. 운동 효과가 있지만, 본질은 운동이 아니다. 운동을 조금 들여다보면, 축구는 잘하는 사람이 해야 경기를 승리할 수 있고, 헬스는 힘이 있어야 무거운 것을 잘 들 수 있다. 반면 요가는 운동이 아니기에 이기고 지는 것이 없다. 또한 잘하고 못하는 게 없다. 그냥 누구나 삶을 살 듯, 요가도 그런 것이다. 몸이 좋고, 운동 신경이 뛰어나며, 유연성이 좋은 사람들은 요가 동작을 하는데 더 빨리 적응을 할 수 있겠지만, 요가는 그게 다가 아니다. 그럼 뭐야?


내가 결론 내린 요가는 나를 자각해 나가는 과정이다. 그로써 조금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내 몸과 마음의 상태를 체크하고 알아차리는 것이 자각이다. 잘 알아차렸을 때 더 잘 살 수 있다. 더 잘 알고 있을 때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나 뭐든. 요가 수련에서 어려운 자세나 동작을 만드는 것은 단순한 신체적 운동을 위해서만은 아니다. 몸은 보이고 마음은 보이지 않으니까, 몸을 통해 마음에 좀 더 쉽게 접근하는 것이다.


요가 동작과 시퀀스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나는 조금 힘든 요가를 좋아하는 편이고, 그 힘든 요가는 나를 한두 시간의 요가 수련 시간 안에서 짧은 삶을 살게 만든다. 희로애락, 성공과 실패를 겪는다. 짧은 삶의 여정 속에서 나 자신을 들여다 보고 마주한다. 생각보다 느껴지는 게 많다. 그 교훈(?)을 삶에 반영하여 더 좋은 삶을 사는 것. 이건 경험해봐야 알 수 있다.



보통 사람의 요가


나는 운동을 잘하는 사람도 아니고, 몸이 좋은 사람도 아니다. 구기 종목을 할 때면 잘 넘어지고 구멍이라고 불릴 때가 많았다. 맨날 다이어트를 한다고 하지만 워낙 잘 먹고 마시는 지라 과체중으로 살고 있다. 요가를 한다면서 통통한 몸을 가지고 있다. 아침에 운동을 가려고 결심하지만 그 결심의 반도 잘 못 지킨다. 사실 요새는 야근도 많고 심적으로 여유도 없어서, 요가를 좋아한다고 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일주일에 한두 번 겨우 수련을 한다. 의지를 강하게 만들고 싶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러다 때론 열심히 뭔가를 해보려고 노력도 하고, 부지런하게 살려고 의지를 세워 보기도 한다. 여차저차, 왔다 갔다, 이리저리 그냥 이렇게 살고 있다. 이런 게 누구나의 삶, 누구나 특별하지만 누구나 보통으로 산다. 살다 보면 다들 그런 것 같다.



요가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보통으로 사는 사람들 모두가 할 수 있다. 몇년 동안 요가를 하면서 느낀 점이다. 특별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적어도 내 생각에 요가는 삶을 살아가는 방법이다. 평소에 나 자신을 진득이 들여다볼 그런 시간이 별로 없지 않은가? 요가는 그런 시간을 가지는 생활양식이다. 그래서 누구나, 보통 사람도 요가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삶은 누구나 살 수 있고 생활양식은 누구나 정할 수 있지 않은가. 나를 바라봄으로써 내 주위도 점점 눈에 들어오는 그런 삶. 바쁜 하루에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살아가는 삶. 쉼을 필요로 하는 내 마음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삶의 방향이다.


그냥 한다. 동작을 잘해야 요가를 하는 게 아니다. 동작도 자기에 상태와 실력에 맞춰서 하면 되는 것. 누구는 많이 내려가고 누구는 조금 내려가면, 거기에 맞춰하면 된다. 점점 성장해나가면 되는 거다. 지금은 거기에 머무르지만 꾸준하게 하다 보면 내일은 저기에 머무르게 된다. 본인이 원하는 생활방식을 성실하게, 또는 타이트하게, 아니면 좀 널널하게 방향성에 맞춰서 걸어 나가면 된다. 당연히 매일 수련하는 게 좋은 것이고 맞는 것이지만, 조금 게을렀다가 또 열심히 하면 어떠한가? 안 하는 것보다는 하면서 등락이 있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글을 맺으며...


저 같은 보통 사람도 요가를 합니다.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사실 누가 보면 제가 요가에 대해 브런치에 글을 쓰고, 유튜브에 영상을 만들어서 올리면서까지 유난을 떨고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이러한 제 노력으로 다른 분들도 제가 느낀 좋은 점들을 더 느끼게 만들어드리고 싶어요. 삶의 변화를 경험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거니까요.


 요가를 해보고 싶었는데 시작하는 것을 약간 두렵게 생각하시는 분들, 여러 가지 이유로 망설이시는 분들, 너무 고민하지 마세요. 요가는 잘하고 못하고 가 없고, 이기고 지는 게 없어요. 성실하게 하는 사람과 조금 더 게으르게 하는 사람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다 각자의 요가를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자신의 요가가 천천히 삶을 바꿔놓을 것입니다. 요가에 빠지면 못 빠져나온다는 말이 있어요. 시작해보시면 알게 됩니다. 여러분 매트 위에서 만나요. 감사합니다.




전에 썼던 글들을 다시 좀 고쳐서 시리즈로 연재를 다시 해보려고 합니다.

전과 비슷한 글들이 올라와도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