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ification_column_173
게임의 중심에는 재미가 있다. 누구나 게임을 한다면 재미있는 게임을 하고 싶어한다. 게임에 대해서는 부정적 인식이 있는 경우가 많지만 재미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부정적인 인식이 적은 것도 사실이다. 디지털 세상이 오기 전부터 공간이 주는 재미는 이미 우리 삶 속에 녹아 있었다.
디지털 세상 이후 오직 공간만이 줄 수 있던 함께하는 것에서 또는 혼자 하는 것에서 나오는 재미를 디지털에서도 여러 형태로 수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기존과는 비교 할 수 없는 다양한 재미의 경우의 수가 만들어 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공간의 가치는 부동산 자본의 가치로만 환원된다.
생활이나 업무를 비롯해 식당과 같이 생존을 위한 기능이 정의 되어 그대로 동작하는 공간이 있는가 하면 시대의 흐름에 따라 혁신되고 변화해온 공간도 있다. 이는 재미가 중심이 되는 공간으로 당구장, 탁구장, 피씨방, 노래방, 골프연습장, 방탈출과 같은 다양한 콘텐츠가 있는 공간들이다.
빠르게 변화하지는 않지만 항상 새로운 공간의 테마가 새롭게 생겨난다. 마치 요식업에서 새로운 음식이 뜨면 모두 해당 음식들로 세상이 도배가 되는 것과 같이 인생네컷 이후에는 주변이 모두 사진을 찍는 곳으로 변화했고 요즘은 여기저기 실내 클라이밍 공간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공간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게 볼 수 있는데 왜 공간이 가지는 한계를 게임화를 통해 극복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할 수도 있다. 내 답변은 이제부터의 시대는 죽어가는 공간을 최소화하고 살아있는 공간의 의미와 효율을 극대화 해야 하는 시대가 와버렸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 공간들이 엄청난 속도로 무너지고 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하고 있지만 한계가 더욱 빠르게 도래하여 기본적인 인구감소 확산중인 고령화 예정된 지방소멸에 이어 전국적인 빈집 팬데믹도 시작되었다. 기존에는 활용되었던 수많은 공간들이 말 그대로 죽은 공간이 되고 있다.
빈집 문제는 이미 일본에서는 지금이고 우리도 눈앞에 다가와 있는 현실이다. 일본 빈집 소유 실태 조사에 따르면 빈집 소유의 이유는 절반 이상이 상속이다. 이미 일본 전체 집의 13.8%가 빈집이고 연간 오십만 가구씩 늘어나고 있으며 2033년에는 27.3%까지 확대가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세상이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위생 및 경관 문제의 심각도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탈리아의 경우는 빈집을 자기 돈으로 리모델링하면 1유로에 매각하는 프로젝트 같은 새로운 시도도 있었다. 프랑스는 빈집세를 물리고 있으며 독일은 환경개선을 명령하는 법안을 실행 중이다.
우리나라는 다른 형태로 접근했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인 소망이다. 재미를 부여하는 형태로 말이다. 우리 나라는 유독 맛집을 찾아 다니고 인증샷을 남기는 문화에 우호적이다. 또한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지방정부의 다양한 노력들이 언제나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기도 하다.
쉽지는 않겠지만 전국의 지방정부들이 모여 각 도시의 특색을 살리고 주변도시와 시너지가 나는 형태로 워케이션 환경 구축부터 제2의 고향을 쉽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가면 된다. 김천(김밥축제),구미(라면축제),대구(떡볶이축제)의 분식동맹처럼 말이다. 작은 성공을 쌓아가야만 한다.
당장의 현실적인 노력들을 각 지방정부가 꾸준하게 실행하고 이를 고유의 역사로 만들고 주변 도시와 연계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이를 국내를 넘어 해외로 점차 알려 대한민국 자체를 거대한 재미의 던전으로 만들 수 있다면 빈집에 기반한 세계적으로도 또 다른 한강의 기적이 될 것이다.
사람은 공간을 만들지만, 그 공간은 사람을 만든다.
「 윈스턴 처칠 」
by 한국게임화연구원 석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