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ification_column_185
모두가 필요하다고 공감하지만 우리의 정규 교육과정에서 지정된 단어로 학습하지 않는 역량이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판단력이다. 물론 판단력의 가장 큰 틀은 각 개인의 가정에서 후천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학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많이 해보게 되면 삶에 반드시 도움이 된다.
물론 학교를 다니면서는 판단력을 직접적으로 배우지는 않지만 우리는 도덕과 역사 등 다양한 과목을 통해 각 상황에서 무엇이 바른 선택인지 어떤 길을 골라야 하는지에 대해 가정에서 습득한 부분보다 더 많은 부분을 채득하게 된다. 하지만 동시에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클 수 밖에 없다.
이후 성장하는 과정에서 친구들 과의 관계, 다양한 도서와 영상매체를 비롯해 사회생활을 통해 배워지고 학습하는 부분이 있어 왔다. 하지만 우리는 이번에 계엄을 겪으면서 나이와 직급에 상관없이 순간적인 상황 판단이 가지고 오는 말도 안 되는 현실의 사회적 고통을 체감하였다.
여기서 시시비비를 가리자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 진행되고 있는 이 국가적 비극 상황에서 진영 논리를 떠나 누구에게나 존경 받을만한 판단을 한 경우와 누가 봐도 비겁한 판단을 하게 된 경우의 결과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이번 사태에 있어 선관위에 난입을 반대한 법무관들이 용기 있고 정의롭다는 이야기를 진영논리에 상관없이 들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유독 방첩사령부 예하 군인들이 합법과 불법을 가르는 시점에 고민하고 판단하는 기준들에 대하여 선행 학습이 반복적으로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반복적 학습을 하게 되었는가? 과거의 역사에서 비극적 순간에 중점적 역할을 해온 조직이기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지속적인 교육이 이어졌고 이를 통해 이번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된 것이다. 예외 상황들을 인지만 하고 있어도 이렇게 달라진다.
우리의 삶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상황 판단 과목을 만들어 교육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기존 과목의 교육 방식에 게임 요소를 더해 선택의 기로에 따른 반응을 선택하고 그것에 따른 결과를 알려주고 이를 통해 예측 불허에 다양한 분야에서 삶의 면역력을 키우자는 것이다.
앞으로의 아이들은 과거와 같이 주변에 물어볼 어른이 많지도 않을 것이고 보나마나 지금보다 더 고도화된 AI에게 다양한 질문을 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국가적인 혹은 전 지구적인 위기 상황에서 AI도 없이 홀로 판단해야 할 상황이 다양한 형태로 올지도 모른다.
우리는 아직 휴전중인 분단 국가이고 대한민국을 둘러싼 국제 상황은 언제 이번 계엄사태와 같은 긴급한 세상으로 우리의 삶을 바꿀지 모르는 것도 사실이다. 이를 염두에 두고 더 다양한 상황에서 우리 아이들이 언제나 최선의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게임형태로 구성된 교육을 창조해야 한다.
한 순간의 판단은 때로 평생의 경험과 맞먹을 만큼의 가치가 있다.
「 올리버 웬델 홈즈 」
by 한국게임화연구원 석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