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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게임화 시점

Gamification_column_217

by 석주원

대한민국 콘텐츠 중 지구단위에서 인정받는 스토리 형 서비스의 양대 산맥에 나혼자만레벨업과 전지적독자시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콘텐츠의 근간이 될 수 있는 글로 쓰여지는 웹소설로 시작해 그림이 더해진 웹툰으로 배우들이 투입되는 영화로 이제는 애니메이션화도 진행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두 작품의 스토리적 참신함과 내용의 새로움에 대해 열광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봐야만 할 부분이 있다. 두 콘텐츠 모두 게임이 그 중심에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 두 콘텐츠 모두 게임플레이 과정에서 이상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며 매력을 배가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지만 동시에 매우 공포스러운 장면이다. 사실상 사람들이 특정 장르나 스타일의 게임에 기대하는 모든 요소가 간접 체험되는 방식의 상태에서 널리 서비스되고 있기 때문이다. 간접 체험 내용을 현실에서 비슷하게 직접 경험하려면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이 두 작품의 서사 자체는 마치 요즘 인기있는 다양한 쇼츠의 흥행요인과 닮아 있는 부분이 있다. 엄청난 노력과 개인이 시간 및 자본이 투입되는 게임의 플레이 과정을 고도로 압축해서 보여주는 것이다. 쇼츠의 그것인 짧은 시간에 재미있는 액기스 만 모아서 다양하게 보게 만드는 것과 같다.


어느 순간부터 3줄요약을 시작으로 장편 드라마의 요약, 영화의 요약 같은 유튜브 내용들이 인기를 얻기 시작하고 이제는 그 지점이 마치 몇 달에서 몇 년을 플레이해야 개발사가 설계한 본 재미를 느끼고 경험하는 대형 MMORPG를 영화 한편으로 대체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시장에서 승부를 걸어야 할 수많은 서비스들이 과거의 사례를 바탕으로 또는 최신의 트렌드에 대응하며 준비해온 하나의 세계가 다음 세계로 넘어가면서 무너지는 속도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짧은 영상속의 세계가 아닌 현생을 살고 있는 중이다.


짧고 자극적 형태의 콘텐츠가 대세를 지배해도 궁극적으로 우리의 삶 속에 녹아 있는 공공기관에서만 이용해야 하는 물리적 서비스들과 금융기관과 연계된 디지털 서비스를 비롯해 가상과 현실이 공존하고 서로 상부상조하는 현실은 지금도 앞으로도 완전히 사라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에 당장은 무모해 보여도 우리 삶 자체가 전지적으로 게임화 되어야 한다. 아직은 국내 서비스하고 있지 않지만 스타링크를 비롯한 세계 유수의 서비스들이 우리 삶에 완전하게 녹아 들어 시너지를 내기 시작하면 우리 삶자체가 영화 속 게임의 이용법과 다름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날로그 중심의 세계에서 디지털 중심의 세계로 웹의 세상에서 앱의 세상으로 AI 생활화 이전의 지구에서 AI 생활화 이후의 지구로 멸망과 탄생은 끝없이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의 결말과 변화를 품을 수 있는 방식은 결국 전지적 게임화 시점 위에서 가능해 지리라 생각한다.


하나의 세계가 멸망하고, 새로운 세계가 태어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이 세계의 결말을 알고 있는 유일한 독자였다.

「 전지적 독자 시점 」


by 한국게임화연구원 석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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