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하는 마음이
미운 마음을 만들고
미운 마음을 가진 내가
미워진다.
미움이 미움을 잠식하고
그 미움에 내가 잠식된다.
어쩌지 못하는 감정을 해결하지 못한 채, 과거에 매여있다.
·
일이 바빠서 정신없는 시간을,
그리고 또 마음이 무기력해져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느라, 노을을 보지 못한 지 오래되었다.
전단지를 보고 참여하게 된 독서모임에서 문득 깨닫게 된 것이다. 놓쳐버린 노을들..
아, 찰나의 순간- 그 짧고 귀한 시간을,
수없이 반복되었을 그 황홀한 찰나의 순간을 내가 놓치고 있었구나.
아까웠다. 지나간 노을이. 넉넉한 마음으로 채우지 못한 시간이.
·
나를 깎아내려야 했던 그 한 순간이,
나에게 상처였다는 걸 인정해야겠다.
그 때, 나는 상처를 받았다.
기어코 네가 나를, 나 스스로를 깎아내리게 만드는구나. 네가 원한 것이 결국 이거였구나.
그래, 그건 상처였다.
네가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그런데,
이젠 괜찮아지고 싶다.
내 마음에 황홀한 노을을 들이고 싶다.
여유를 한 움큼 들이고 싶다.
조금은 넉넉한 마음으로, 황홀과 감탄을 맞이하고 싶다.
넉넉한 마음으로, 나를 향한 너의 미움마저도
너그럽게 담고 싶다.
또 한 번의 노을을 흘려보내고 싶지 않다.
소중한 그 찰나의 순간을,
오늘도 담고,
내일도 담고,
모레도 담아
내 마음을 찬란함으로 채우고 싶다.
나는 너를 용서하고 싶다.
이 작은 마음에
넉넉한 여유로움과 찬란한 노을을 가득 채우기 위해,
미움을 버리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