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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 맑음 Aug 24. 2024

노을 들이기

미워하는 마음이

미운 마음을 만들고

미운 마음을 가진 내가

미워진다.

미움이 미움을 잠식하고

그 미움에 내가 잠식된다.


어쩌지 못하는 감정을 해결하지 못한 채, 과거에 매여있다.


·


일이 바빠서 정신없는 시간을,

그리고 또 마음이 무기력해져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느라, 노을을 보지 못한 지 오래되었다.


전단지를 보고 참여하게 된 독서모임에서 문득 깨닫게 된 것이다. 놓쳐버린 노을들..


아, 찰나의 순간- 그 짧고 귀한 시간을,

수없이 반복되었을 그 황홀한 찰나의 순간을 내가 놓치고 있었구나.

아까웠다. 지나간 노을이. 넉넉한 마음으로 채우지 못한 시간이.


·


나를 깎아내려야 했던 그 한 순간이,

나에게 상처였다는 걸 인정해야겠다.

그 때, 나는 상처를 받았다.

기어코 네가 나를, 나 스스로를 깎아내리게 만드는구나. 네가 원한 것이 결국 이거였구나.

그래, 그건 상처였다.

네가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그런데,

이젠 괜찮아지고 싶다.

내 마음에 황홀한 노을을 들이고 싶다.

여유를 한 움큼 들이고 싶다.

조금은 넉넉한 마음으로, 황홀과 감탄을 맞이하고 싶다.


넉넉한 마음으로, 나를 향한 너의 미움마저도

너그럽게 담고 싶다.


또 한 번의 노을을 흘려보내고 싶지 않다.

소중한 그 찰나의 순간을,

오늘도 담고,

내일도 담고,

모레도 담아

내 마음을 찬란함으로 채우고 싶다.


나는 너를 용서하고 싶다.

이 작은 마음에

넉넉한 여유로움과 찬란한 노을을 가득 채우기 위해,

미움을 버리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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