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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대기업 김팀장 이야기 #1

거짓말 탐지기

by Keui

윤대리는 김팀장이 또 무슨 이상한 짓을 벌일지 몰라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김팀장은 언제나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라도 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학벌도 좋고, 실력도 있다고 자부하며, 그 자신감은 과할 정도였다. 그는 매일같이 자신의 업적을 자랑하며, 자신이 제시한 의견이 항상 옳다는 확신을 내비쳤다. 팀원들은 그를 존경하기보다는 피하는 편이었다. 그는 언제나 자신의 의견을 강요하고, 그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김팀장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자신감 넘치는' 태도였다. 하지만 그 자신감이 때때로 지나쳐서, 팀원들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는 자주 회의에서 자랑하듯이 "내가 말한 대로 하면 모두 잘 될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 이 때문에 팀원들은 그의 말을 맞춰주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마음속으로는 그의 오만함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 김팀장이 오늘도 팀원들에게 예기치 않은 '놀이'를 시작했다. 회사의 한 구석에서 우연히 발견한 장난감 거짓말 탐지기를 들고 온 것이다. 처음에는 다들 웃어넘겼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행동은 점점 기괴해졌다. 그는 이 장난감 탐지기를 들고, 팀원들을 하나씩 불러 질문을 던졌다. 질문의 내용은 단순했다. "날 존경하는가?" 그 질문에 대해 거짓말 탐지기가 '거짓'으로 반응할 때마다 그는 뿌듯한 표정을 지으며 결과를 기록했다. 그런 김팀장의 표정에서 윤대리는 기묘한 불쾌감을 느꼈다. 그가 이 놀이를 즐기는 이유가 단순히 재미 때문만은 아닐 것 같았다.

윤대리는 김팀장의 자리로 가자, 그가 기다렸다는 듯이 눈을 반짝이며 웃었다. 책상 위에 놓인 거짓말 탐지기를 보며 윤대리는 머뭇거렸다. 이 장난감이 어떻게 회사로 들어왔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김팀장은 그것을 발견한 이후로 계속해서 팀원들에게 이 '게임'을 강요했다.

"자, 윤대리, 이거 한번 해보자고. 재미있을 거야."

김팀장은 신이 나서 말했다. 윤대리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앉았다. 그가 거짓말 탐지기 위에 손을 올리자, 김팀장은 기대에 찬 얼굴로 물었다.

"나 윤OO은 김팀장을 존경한다"

윤대리는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말을 했다.

"네, 존경합니다."

그 순간, 탐지기에서는 약한 전기가 나오면 손을 찌릿하게 만들었다. 어쩔수 없이 움츠려 들며 "아얏"하는 소리를 냈다.김팀장은 웃음을 터뜨리며,

"거짓말이네!"

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결과를 기록했다. 그의 표정에서는 만족감이 흘렀다. 그가 '게임'을 통해 얻고자 했던 것은, 팀원들이 자신에게 얼마나 순종적인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윤대리는 자리에 돌아와 한숨을 내쉬었다. 김팀장의 이런 행동은 단순히 장난이 아니었다. 그가 점점 더 자주 이런 행동을 보이면서, 윤대리는 그가 팀 내에서 자신이 지배적인 존재임을 확립하려는 욕구가 강하게 느껴졌다. 자신감을 넘어서, 그는 자신의 권위와 존재감을 끊임없이 확인하고자 하는 듯했다. 윤대리는 마음속으로 '이게 끝이 아니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김팀장은 한 번 시작한 이상, 이 놀이를 계속할 것이 뻔했다.

김팀장의 이런 행동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었다. 매일같이 팀원들을 불러 그 질문을 던지고, 탐지기가 반응할 때마다 그 결과를 기록하는 일이 반복되었다. 다른 팀원들은 점점 더 불편해졌고, 일부는 그 상황을 피하려고 했다. 정 대리는

"또 시작이네..."

라고 중얼거리며 자리를 피했고, 박 대리는 표정이 어두웠다. 그들 모두 김팀장의 행동이 점점 더 선을 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윤대리는 김팀장의 이런 행동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팀원들끼리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번에 또 새로운 아이템이 생겼네" 다른 팀원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하지만 아무도 김팀장의 행동에 대해서 직접 언급할 생각은 없어보였다. 그가 지닌 자부심과 권위가 너무 강했기 때문이다.

윤대리는 속으로 결심했다. 더 이상 이런 상황을 견디지 않겠다고. 그러나 김팀장은 여전히 거짓말 탐지기와 함께 팀원들을 불러다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점점 더 차가워졌고, 그가 느끼는 권위의 강박은 팀원들 모두에게 짐이 되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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