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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ui Apr 30. 2021

취업상담소.1

취업은 선택이다

"오늘도 바쁜 하루가 시작 된다. 학교 강의는 오전에만 있지만 오후부터는 취업을 위한 준비를 해야한다. 점심시간에는 기업에서 취업 설명회를 한다고 한다. 다행히 온라인으로 진행되어서 학교 앞 까페에서 조금 이른 점심 식사를 하면서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설명회 이후에는 스터디에 참여해야 한다. 오늘은 어학 스터디가 있어서 어제는 하루 종일 과제만 했었다. 저녁에는 자기소개서 작성과 내일 있을 자격증 스터디 준비를 할 예정이다. 다음주 부터는  중간고사도 있어서 잠은 좀 더 줄여야 할 것 같다. 이번 학기에 반드시 원하는 기업에 취업을 해서 이 지난한 취업 준비를 끝내자고 다시 한번 다짐하며 문을 나선다."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겪어봤을 일상의 모습이다.



취업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경쟁률은 올라만 간다고 하고 이것저것 준비해야 할 것들도 많아만 보인다. 어떤 걸 하면 취업이 된다는 확실한 것은 없다. 그렇기에 더욱 열심히 준비를 하게 되는 것 같다. 이렇게 바쁘게 그리고 열심히 취업 준비를 하면서 혹시나 놓치게 되는 점 또는 준비를 하면서 한번 쯤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은 사항들이 있다. 이미 취업을 하고 회사를 다니고 있는 사람으로서의 자랑을 하거나 재직사로서의 여유에서 나오는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10년 전 취업을 한 뒤로 취업 준비를 하는 후배들과 대화할 기회가 꾸준히 있었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취업 전부터 친분이 있던 후배가 취업 준비하는데 궁금한 것들이 있다면서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이제 막 취업을 한 입장이라 알려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있을지 몰랐지만 뭐 하나라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질문에 답을 해보기 시작했었다. 그렇게 시작 했던 것이 매년 취업 준비를 하는 후배들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지속적으로 생겼다. 전문 강사로 활동한 것도 아니고 수익을 목표로 한 활동도 아니었다. 오히려 밥과 커피를 사주면서 진행되었기에 수익성으로만 보면 이만한 적자도 없을 것 같다. 질문에 대해서 답을 해주기 위해 알고 있는 것 만으로는 부족해 보일 때는 취업에 대해 정리되어 있는 블로그를 찾아보기도 하고 필요한 책도 읽어 보고서 답을 해주고는 했었다. 이렇게 하다 보니 한 명 한 명의 취업 준비 과정에 대해 옆에서 자세히 바라볼 수 있었다.



어떻게 준비 해야 할지 처음부터 막막해 하는 친구, 착실하게 시험 공부 하듯이 준비하는 친구, 지금이라도 자격증을 하나 준비해야 할지 고민하는 친구, 레포트 외에 글을 써보기는 처음이라 어색한데 심지어 내 얘기를 쓰려다 보니 어색하다는 친구, 졸업할 때가 되어서 처음으로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친구 등 각자의 자리에서 다양한 고민을 시작 한다.

취업을 왜 하는지 대한 이유는 다양하게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이유로 꼽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주변에서 하니까 나도 한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시험공부 하듯이 주변 동기들이 취업 준비를 하니 나도 따라서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대다수의 취업 목표는 사람들이 익히 회사 명을 알고 있는 대기업이다.

취업을 준비 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당연한 선택에 대해서 존중하고 할 수 있는 만큼 응원도 하고 싶다.  그러나 취업을 준비하기 전에 한번쯤 생각해 봤으면 하는 사항이 있다.


대기업으로의 취업을 대신할 수 있는 진로는 크게 국내 대학원 진학, 해외 유학, 창업, 전문 자격증 준비, 가업 이어 받기 정도가 있을 것이다. 이중에서 취업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취업으로의 선택을 했으면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여러 가지가 있고 그것들에 대해서도 생각은 해보았지만 결과적으로 '내가' 취업으로의 진로를 선택했으면 한다는 점이다. 혹은 이중에서 두 가지 이상을 동시에 준비해 볼 수 도 있을 것이다.

나에게는 많은 가능성과 선택권이 있지만 이 중에서 내가 나의 진로와 미래를 위한 선택의 과정을 한번은 거쳤보았으면 한다. 취준을 하는게 뭐가 그리 거창하냐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외부에서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보던지 간에 나에게는 향수 수년에서 수십년 동안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이 될 것이니 이것보다 중요한 건 많지 않을 것이다.



이런 선택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 취업을 하고 나서 사실은 창업이 하고 싶다며, 대학원을 가겠다며 퇴사를 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취업 이후에 생각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취업 전부터 고민해 볼 수 있는 사항일 것이다.



취업이나 다른 진로나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루기는 힘들겠지만 이룰 수 없다고 원하지도 말아야 하는 건 아니니 다른 취업을 준비하기 전에 고민과 선택을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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