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늘파 Sep 21. 2022

큐오의 행복 찾기

[동화 또는 우화] 남과의 비교는 그만 둬

 노을이 지려고 해. 나는 오렌지색 하늘 속에서 피망 모양의 구름을 찾아보았어. 아, 보인다. 저 멀리 소나무 위를 찬찬히 지나가는 피망 구름. 아직 큐오는 지구에 있는 게 확실해. 큐오가 누구냐고? 날 행복하게 해 주기 위해 노력했던 요정이야.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해. 큐오는 아직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거니까.

      

 큐오를 처음 만난 건 석 달 전쯤이야. 그때 난 같은 반 친구 진호 때문에 짜증이 나 있었어. 진호가 자기네 새 차 자랑을 얼마나 하던지. 내부가 전자동이라느니 디자인이 세련됐다느니 뭐니…. 원래 떠벌리는 걸 좋아하는 녀석인지라 그냥 하는 소리인 줄로만 알았어. 그런데 하교할 때 걔네 아빠가 새 차를 몰고 학교 앞에 나타난 거야. 파란색 차였는데 날렵하게 빠진 디자인에 튼튼해 보이는 바퀴에… 멋있긴 하더라.


 그렇게 진호네 새 차가 햇빛을 받아 반짝거리는 와중이었어.


 털털털털털

 

 새 차 옆으로 우리 아빠의 낡은 트럭이 도착했어. 여기저기 흙이 묻어 있고 엔진 소리가 시끄러운 1톤짜리 소형용달차. 은근슬쩍 진호네 새 차랑 비교되더군. 빨리 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서둘러 아빠의 트럭에 올랐어. 끼익끽, 소리를 내며 트럭은 출발했지. 그날따라 흔들림이 더 심했던 것 같아. 그나저나 아빠는 갑자기 왜 온 거지? 집까진 고작 걸어서 7분 거린데.


 “오늘 큰고모네 가기로 했잖아.”


 아빠의 말에 나는 아하, 하고 고개를 끄덕였어. 큰고모네 집에 가는 건 한약을 받기 위해서야. 난 꽤 뚱뚱하거든. 큰고모가 내 비만치료를 위해 한약을 지어놓으신 거지.


 “아들, 미안해. 다 아빠 때문이야.”


 아빠가 말했어. 아빠와 난 둘이 살아. 아빤 배달용 트럭을 운전하는데 먼 지역을 오가는 일이 많아서 늘 바빠.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피자, 치킨, 햄버거 등 배달음식에 자주 의존해. 결국, 급격히 살이 붙었고 소아비만 판정까지 받고 말았어. 하지만 아빠가 사과까지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 나는 운전하는 아빠의 옆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았어. 그런데 뭐지? 아빠의 운전대가 약간 흔들리는 것 같아.


 달달달달달


 엔진 소리도 힘이 빠졌어. 아까부터 트럭이 좀 이상하긴 했거든. 아빠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주유소 방향으로 운전대를 꺾었어. 주유소 옆에 카센터가 있더군. 트럭에서 내린 후 아빠는 카센터 사무실로 향했고 나는 주유소 뒤편 화장실로 향했어. 그런데 앗! 진호네 새 차가 주유소에 들어오고 있었어. 기름을 넣을 건가 봐. 난 급히 화장실로 들어갔어. 진호와 마주치기 싫었거든. 정확히는 우리 아빠의 고장 난 트럭이 진호 아빠의 새 차와 비교되는 게 싫었던 거야.

 나는 나오지도 않는 오줌을 쥐어짜며 화장실 창문을 통해 진호네 새 차를 흘끔거렸어. 그런데 그때,


 “저 차가 부럽니?”


 뒤에서 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어. 누구지? 나는 급히 고개를 돌려보았어. 아무도 없었어. 잘못 들었나? 다시 고개를 돌리려는 와중 화장실 천장에서 무언가 뚝 떨어졌어. 내 또래 아이였는데 머리 가운데에 피망 모양의 넓적한 뿔이 있더군.


 “너…너, 도깨비니?”


 놀란 내가 물었어.


 “난 도깨비가 아니야. 내 이름은 큐오. 널 행복하게 해 줄 요정이지.”


 큐오는 지구에서 이백 광년 떨어진 문두딜라야 소행성에서 왔다고 했어. 행성 모양은 피망과 비슷하다고 했어. 왜 지구에 왔는지에 대해선 말하지 않았어. 현재 피망 모양의 구름 위에서 살고 있다고만 했어.


 “그런데 날 어떻게 행복하게 해 주겠다는 거니?”


 내가 묻자 큐오는 화장실 창문 밖으로 손가락을 가리켰어.


 “저길 봐. 파란색 새 차 옆에서 기름을 넣고 있는 오토바이 보이니?”

 “응.”

 “오토바이 주인이 어딜 쳐다보고 있는지 잘 봐.”


 나는 큐오의 말대로 오토바이 주인이 쳐다보고 있는 방향을 주시했어. 그런데 엥? 우리 트럭을 쳐다보고 있었어.


 “저 사람의 소원은 빨리 돈 벌어서 트럭 한 대 사는 거야. 오토바이로는 배달하는데 한계가 있으니까 말이지.”


 설명을 마친 큐오는 다시금 손가락을 들어 주유소 앞을 지나가는 자전거와 그 뒤를 걷고 있는 중학생을 가리켰어.


 “자전거 타고 가는 사람 보이지? 저 사람은 오토바이를 한번 몰아보는 게 소원이야. 그리고 자전거 뒤를 힘겹게 걷고 있는 학생은 ‘자전거라도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하고 있고.”


 나는 점점 큐오의 말에 빠져들었어. 큐오는 나를 보고 씨익 웃더니 주유소 건너편에 있는 2층집을 손으로 가리켰어.


 “저기 2층 베란다에 있는 여자아이 보이니?”

 “너무 멀어서 안 보이는데.”


 나는 눈을 찡그리며 대답했어. 그러자 큐오가 내 목덜미를 잡아당겼어.


 “어,어.”


 내 몸이 떠올랐어. 그리고 큐오와 난 화장실 창문 밖으로 함께 날아올랐지. 붕 뜬 기분은 좋았지만 아빠가 보면 놀랄 것 같아서 걱정도 되더군.


 “염려 마. 우리 모습이 보이지 않게끔 주문을 걸어 놓았으니까.”


 큐오가 말했어. 그렇게 나는 투명인간이 된 채로 건너편 2층집으로 날아갔어. 내 또래 여자아이가 휠체어에 앉아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어.  


 “저 아이는 교통사고를 당해서 걸을 수가 없어. 그래서 자전거 뒤를 걷고 있는 저 중학생을 보며 부러워하고 있지. ‘나도 한번 걸어봤으면…’하면서.”


 설명을 마친 큐오는 나를 다시 주유소 화장실로 데려다주었어. 그리고 떠날 채비를 하며 이렇게 덧붙였어.


 “이제 알겠니? 네가 얼마나 행복한 건지. 넌 아빠의 낡은 트럭을 부끄러워하고 있지만, 너보다 조건이 안 좋은 사람이 저렇게나 많잖아.”


 큐오가 사라진 뒤 나는 한동안 녀석이 한 말을 곱씹어 보았어. 괜스레 미소가 지어지더군. 왠지 모르게 행복해지는 것 같았어.     



 큐오를 다시 만난 건 그로부터 일주일 뒤야. 그날은 수학 학원에서 평가시험 결과 발표를 했어. 나는 5등을 하고 함빡 웃음을 지었지. 성적이 오른 것도 오른 거지만, 학원에선 5등까지 K아쿠아리움에 데려가겠다는 포상을 내건 상태였거든. K아쿠아리움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수족관이야.


 더욱더 좋았던 건 수연이랑 아쿠아리움에 가게 됐다는 거야. 수연이는 다른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인데 학원에선 같은 반이야. 수연인 늘 그랬듯 이번에도 1등을 했어. 단정하게 묶은 말총머리, 도도한 표정, 시원하게 큰 눈…. 맞아. 난 수연일 좋아해. 하하, 수연이랑 함께 주말을 보내게 된 거야! 진호 녀석이 6등으로 밀려서 아쿠아리움에 못 간다는 사실도 은근히 날 기쁘게 하더군.

 수업을 마친 나는 학원 계단을 내려오면서 아빠한테 문자를 쳤어.


 [아빠, 나 수학 5등 했어. 오늘은 치킨 시켜먹어도 되지?]


 그동안 한약 먹느라 많이 참았거든. 근데 아빠가 답장이 없는 거야. 나는 한 번 더 문자를 찍었어.


 [아빠, 나 치킨 먹어도.]


 그런데 글자 버튼을 다 누르기 전 다리 밑이 허전함을 느꼈어.


 ‘어, 왜 계단이 안 밟히지?’


 생각하는 사이 우당탕! 소리가 났어. 휴대폰을 하며 계단을 내려오다 발을 헛디딘 거야.     


 이후의 기억은 흐릿해. 경비 아저씨가 달려오고 학원차로 병원에 실려 가고 아빠랑 큰고모가 놀라서 뛰어오고…. 정신을 차려보니 내 오른발에 커다란 깁스가 감겨 있더군. 뼈는 안 부러졌지만 발목을 심하게 접질려서 한 달 정도 깁스를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 아빠랑 큰고모는 의사 선생님이랑 대화하기 위해 밖으로 나갔고 난 치료실에 혼자 남아 펑펑 울었어. 아픈 것도 아픈 거지만 수연이랑 아쿠아리움에 갈 수 없게 된 게 속상했거든. 진호가 나 대신 가게 된 것도 속이 쓰렸고. 그렇게 마음에 갈피를 못 잡는 와중이었어.


 “울지 마. 내가 기분 좋게 해 줄게.”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어. 눈물을 닦고 눈을 크게 뜨니 치료실 천정에서 내려오고 있는 큐오의 모습이 보였어. 큐오는 내려오자마자 내 목덜미를 들어 올렸어. 공중으로 몸이 뜨니 발목의 아픔은 연해지더군. 큐오는 병원 입구에 있는 응급실로 날 데려갔어. 그곳엔 중병에 걸려 호흡기를 끼고 있는 사람들과 사고를 당해 실려 온 사람들이 있었어.


 “죽느냐 사느냐로 고민하는 저런 사람들도 있어. 그에 비해 넌 다리 조금 삐끗한 것뿐이야. 이제 알겠니? 네가 얼마나 행복한 상황인지.”


 큐오가 말했어. 난 절로 고개를 끄덕였어.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고.


 그리고 시간이 흘렀어. 의사 선생님 말대로 딱 한 달 만에 깁스를 풀었어. 깁스를 하고 있는 동안은 큐오를 보지 못했어. 그래도 상관없었어. 몸이 불편해 우울할 때마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응급실 영상들을 찾아보곤 했거든. 심장마비를 일으킨 사람, 교통사고로 다리가 잘린 사람 등등. 생사를 오가는 그들을 보며 ‘그에 비해 난 얼마나 행복한가’라고 생각했지.     



 큐오를 다시 만난 건 깁스를 풀고 일주일이 지나서야. 당시 난 큰고모네 집으로 가는 중이었어. 다시 한약을 먹어야 했거든. 깁스를 하고 있는 동안은 몸을 회복해야 한다는 핑계로 마음껏 먹었어. 깁스 때문에 움직임은 별로 없었지. 살이 찔 수밖에 없었던 거야. 보다 못한 큰고모가 ‘함께 한의원에 가자’며 날 불렀어.


 나는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으로 갔어. 정류장 의자에 한 남자아이와 아이의 엄마로 보이는 아줌마가 앉아있었어. 아이는 나랑 비슷했어. 뭐가 비슷했냐고? 몸매가 비슷했다고. 그런데 무슨 일 때문인지 아이는 징징 울고 있었어.


 “힝힝, 걔는 만날 나보고 뚱재라고….”


 흐느낌을 들은 엄마가 아이의 등을 쓰다듬어 주었어.


 “민재야. 넌 뚱뚱하지 않아. 그 녀석은 엄마가 꼭 혼내줄게.”


 난 대충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어. 이름이 ‘민재’인 아이인데 짓궂은 친구가 ‘뚱재’라고 놀려서 마음에 상처를 받은 모양이야. 그런데 그 이후가 문제였어. 아이가 눈물을 안 그치자 엄마가 손가락으로 날 가리키며 귓속말을 하기 시작한 거야.


 “민재야, 옆에 있는 애를 봐. 저 정도는 돼야 뚱보인 거야. 쟤에 비하면 넌 마른 거라고.”


 귀에 대고 말하긴 했지만 주위에 다 들릴 만큼 큰소리였어. 나는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어. 그런데도 아줌마의 크디큰 귓속말은 계속됐지.


 “저렇게 뚱뚱한 애도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다니잖아. 저 애에 비해 날씬한 넌 얼마나 행복한 거니.”


 정말 몸 둘 바를 모르겠더군. 나는 슬금슬금 뒷걸음질 치며 버스정류장을 벗어났어. “왜 나를 걸고넘어지세요!”라고 따지고 싶었지만 어른과 싸워 이길 자신은 없었거든.


 한참을 걷다 보니 공원이 나왔어. 나는 공원 의자에 앉아 머리를 숙이고 분을 삭였어. 이미 큰고모와의 약속은 잊은 지 오래였어. 얼마 뒤 다시 머리를 들었을 때야. 미끄럼틀을 타고 누군가 내려오고 있었어. 큐오였어. 난 큐오한테 상황을 설명했어. 너무 이상한 아줌마를 만났다고,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고. 큐오가 피식 웃더군. 그러고는 곧바로 내 기분을 풀어주겠다고 했어.


 “너보다 더 뚱뚱한 아이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데려가 줄게.”


 말을 마친 큐오가 내 목덜미를 들어 올리려 했어. 순간, 난 짜증이 치밀어 올랐어.


 “됐어, 그만둬!”


 거칠게 큐오의 손을 쳤어. 큐오가 당황해하더군. ‘널 행복하게 해 주겠다는데 왜 그래?’하는 표정이었어. 하지만 나보다 힘든 처지의 사람을 보고 위로받는 건 이제 그만하고 싶었어. 매번 그런다면 아까 그 아줌마랑 내가 다를 게 뭐야. 이후에도 큐오는 내 마음을 풀어주려 노력했어. 하지만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통한 것이 대부분이어서 마음이 풀리질 않았어.


 “칫, 비교하는 거 외엔 날 행복하게 해 줄 방법이 없는 거니?”


 나는 툴툴거리며 큐오에게 물었어. 큐오가 난감한 표정을 지었어.


 “글쎄… 여러 사람을 관찰하며 알게 된 방법이어서 네게도 써본 거였거든.”

 “여러 사람을 관찰했다고?”

 “응, 지구에 온 후 어떻게 하면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연구했어. 그러면서 알게 됐지. 사람들은 자신보다 힘든 환경에 처한 누군가를 보며 꽤나 행복해한다는 걸.”

 “……”


 나는 잠시 할 말을 잃었어. 큐오의 말을 부정하기 힘들어서였지.


 “그래서 나한테도 그 방법을 쓴 거니?”


 나는 큐오에게 물었어.


 “그래 맞아, 그게 가장 손쉽고 편하더라고. 그런데 갑자기 네가 짜증을 내는 바람에….”


 큐오가 말끝을 흐렸어. 나는 조금 실망했어. 행복을 주는 요정이라기에 여러 방법을 알고 있는 줄로만 알았거든. 입술을 삐죽거리며 큐오를 쳐다보았어. 녀석은 머쓱한 듯 뒷머리를 긁으며 다시 입을 열었어.


 “난 사실… 요정 훈련생이야.”

 “훈련생?”

 “응. 내 고향 문두딜라야 소행성은 행복을 주는 요정들이 사는 곳이야. 그런데 사람한테 행복을 주는 방법은 스스로 터득해야 해. 누군가를 세 번 행복하게 해야 완전한 요정이 되어 소행성으로 돌아갈 수 있거든.”

 “아하….”

 “지금까지 널 두 번 행복하게 했으니 이번까지 성공하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 줄 알았어. 그런데 네가 이번에 화를 냈으니….”


 큐오가 난감한 표정을 지었어. 나는 큐오의 어깨를 두드려줬어. 다음에 날 행복하게 해달라고 했어. 그렇게 세 번 채우고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했어. 하지만 큐오는 고개를 저었어.


 “세 번 연속으로 성공해야 해. 네가 이번에 화를 냈으니 지난번 널 행복하게 했던 것도 다 무효가 됐어. 이제 새로운 사람을 찾아야 한다고. 그게 문두딜라야의 법칙이야.”


 큐오의 말을 들으니 괜스레 미안했어. 이유야 어찌 됐건 날 기쁘게 해 주기 위해 노력했던 요정이잖아.


 “큐오, 미안해. 하지만 나보다 힘든 처지의 사람을 보며 행복을 얻는 건 별로인 것 같아.”

 “그래 나도 느꼈어. 내가 행복 주는 걸 너무 쉽게 생각했나 봐. 휴우!”


 큐오가 한숨을 내쉬었어. 큐오는 이제 세 번의 행복을 줄 새로운 사람을 찾아 나서야 해. 그 힘든 과정을 다시 해야 하다니, 녀석이 가여웠어.


 “큐오, 너 괜찮겠니?”

 “그럼. 나도 이번에 깨달은 게 많아. 새 방법을 찾아서 다음엔 꼭 성공할게.”


 말을 마친 큐오가 공원 미끄럼틀 위로 올라갔어. 미끄럼틀 뒤로 보이는 하늘에 피망 구름이 떠 있었어.  


 “오늘은 푹 쉬어!”


 나는 큐오의 등에 대고 소리쳤어. 얼마 후 큐오의 모습은 사라졌어. 갑자기 아쉬운 기분이 들더군. 더는 큐오를 볼 수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였지. 한편으로는 큐오가 좀 더 성숙한 행복의 요정이 될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어.

      

 다시 시간은 흘렀어. 이제 큐오는 더 이상 내 앞에 나타나지 않아. 그래도 난 믿어. 녀석이 누군가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만들 것이라는 걸. 그리고 나도 날 믿기로 했어. 굳이 남의 불행을 통하지 않더라도 나 스스로 행복할 수 있다는 걸.

매거진의 이전글 시험 볼 때 이런 아이 꼭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