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홀리데이 시절 퇴근길에 종종 들리던 나의 비밀의 장소가 있는데, 그곳에서 바라보던 콜 하버의 풍경과 맑은 하늘이 잊히지 않는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일 터에서 싸 온 간식을 먹거나 풍경을 감상하며 망중한을 보냈다.
딱, 1년이라는 주어진 시간에 충실하고 싶었기 때문에 볕이 좋은 날이면 퇴근 후의 산책은 습관처럼 지속되었고, 바람을 맞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이 위로가 되었다.
외국인 신분으로 밥 벌어먹고 사는 일이 거의 사회생활은 처음이었던 20대 초반의 나에게는 힘들기도 했다.
즐거운 일도 많았지만 때로는 무엇을 위해 내가 여기에 있나라는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한국에 있는 가족들도 너무 보고 싶었다. 그래도 내가 선택한 길이니까 묵묵하게 보냈는데 그때 위로가 된 것은 콜 하버의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올해가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온 지 10년째 되는 해라 다시 가고 싶었는데, 코로나로 인해서 내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지만, 그래도 내 마음속에 콜 하버가 주었던 위로는 여전히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