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11월 2일.
안올 것 같았던 날이 왔다.
오후 비행기였어서, 중간중간 남편 회사에서 계속 연락오고..정말 불편한 마음으로 떠났지만..(이탈리아 일주일 다녀오는 사이 남편 책상이 빠지는건 아니겠지..) 막상 비행기를 타니 연락도 안되고..그냥 어쩔 수 없다. 에잇 모르겠다! 그냥 던지는거야!
...라고 썼지만 와이파이가 되는 이 순간에 회사 메일을 열어본 나도 참..ㅎㅎ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해서 이탈리아 베니스(베네치아)로 가는 일정이라, 지금 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다. 한국 시간으로는 새벽 4~5시쯤인듯하고...독일 시간으로는 오후 8~9시 정도인 것 같다.
비행기에서 잘 못자서..거의 밤을 꼴딱 샌건데...여긴 지금 저녁 시간이라니..뭐가 뭔지 모르겠다. 그냥 엄청 피곤하다는거..ㅋㅋ
프랑크푸르트 공항은 처음 와봤는데, 적당히 넓고 좋다. (면세점이 잘 되어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주로 화장품/주류 종류가 많다는.. 독일 비타민류가 좋다고 해서 사고 싶었는데 환승하는 이곳-터미널A-에는 없는 듯하다)
여행가는 것 자체가 이미 돈을 많이 들이는 거라..면세점에서는 눈과 마음을 닫았다. 아..그런데 온갖 고급식재료를 보았을 땐 진짜 사고 싶었다..ㅎ 어쩔 수 없는 주부인가..
프랑크푸르트까지는 10시간 가량이 걸린 것 같다. 밥을 2번이나 먹고 중간에 간식도 먹었다... 한 것 없이 시간만 지나가고..ㅠ 정말 영화를 4개를 보았다.. 아 타면 바로 잠들었던 시절이 있었는데...나 뭔가 약간 늙은 것 같다..ㅠㅠ
10시간 비행하는게 진짜 힘들었는데..
정말 내가 많이 늙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육체적으로도 어느 정도 늙었지만(30대 중반을 향해 달려가는 중..), 그것보다는 .. 너무 일상에 젖어버려 어느 순간부터 변화를 두려워하며 마음마저 늙어버린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씩 나이를 먹어가며 인생에 있어 가치있는 것들을 지켜가고 더욱 노련해지는 면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힘들게 얻은(또는 얻어가고 있는) 것들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런 것이 보수적인 거겠지..) 그리고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환경들을 접할 기회가 줄어들기도 하고, 또 스스로 그런 기회를 잘 잡지 않기도 하고...그렇게 그냥 정체되는 것이 아닐까..문득 두려워졌다.
더 열심히 눈과 마음을 열고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자극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혹여나 내 안에 갇혀, 내가 만든 익숙한 세상에 갇혀버리면 어쩌나..그런 일이 없도록 늘 깨어있어야겠다.
익숙한 일상을 깨며 완전 새로운 환경과 사람들을 만나게 될 이번 여행은 그런 의미에서 매우 잘한 선택인 것 같다.
이탈리아어 하나 할 줄 모르고..
여행 동선을 잘 짜지도 못하고..
기가막히게 쇼핑하거나 맛집을 알지도 못하지만.. 새로움을 향해 간다는 것..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있다.
이제 시작인데...남편이랑 싸우지말고
재미나고 의미있게 잘 다녀와야지!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 터미널 A
독일하면 소세지와 맥주, 그리고 프레즐!
완전 맛있겠다. 배불러서 먹지 못해 너무 아쉬웠다. 특히 핫도그 소스를 취향대로 짜서 먹는 통 뭔가 귀엽다 :)
#건강쥬스 한 잔 마셨어요 :)
#목적지, 베니스(베네치아)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