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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준 Apr 21. 2019

누구나 쉽게 배우는 주짓수 입문

[국내 도서 > 취미/실용/스포츠 > 무술 > 무술 일반]

한진우 지음 | 정석욱 사진 |  지북(g-book) | 2016년 08월 29일 출간


  다니고 있던 킥복싱 도장에서 한 달에 만 원만 더 내면 주짓수도 배울 수 있다고 해서 바로 등록을 했다. 주짓수 수업을 들으러 간 첫날은 총체적 난국이었다. 모르는 용어들이 난무했다. 드릴, 스윕, 가드 모두 익숙하지 않은 용어들이었다. 킥복싱은 배우지 않았어도 원, 투, 훅, 어퍼컷이라는 단어로 동작을 유추할 수 있었지만 주짓수는 그렇지 않았다. 몸을 풀기 위해 스트레칭을 하고 유도 훈련을 할 때처럼 애니멀 워킹을 하는 것까지는 어려울 게 없었다. 그 이후에 관장님의 주짓수 기술 시범을 보고 그 기술을 다른 사람과 짝을 지어서 연습하는 시간을 가졌다. 연습한 후에는 수업에 참여한 사람들과 한 번씩 스파링을 진행했다. 하지만 주짓수라는 스포츠의 룰이나 용어에 대한 이해가 전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에 내가 방금 배운 기술이 어디에 쓰이는 건지, 어떻게 해야 이기는 건지 전혀 몰랐기 때문에 스파링에서 내 목표는 최대한 안 다치고 아까 본 기술 써먹기가 전부였다. 상대방은 기술을 당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고, 그와 동시에 상대방도 같은 초보였기에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서 갈팡질팡했다. 그렇게 며칠 간의 수업을 받고 답답한 나머지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책에는 내가 원했던 지식들이 모두 들어 있었다. 먼저 주짓수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해준다. 주짓수는 킥복싱처럼 타격을 이용하는 무술이 아니다. 전투 중에 무기를 놓치거나 상대와 엉겨 붙는 경우, 타격보다 빠르고 효과적으로 상대를 제압할 목적으로 창안된 '고류 유술'이 주짓수(Jiu-Jitsu)의 기원이다. '마츠다 미츠요'가 브라질로 건너가 그레이시 가문에 전파한 것이 현대에 우리가 많이 듣고 알고 있는 브라질리언 주짓수이다. 주짓수는 유술의 일본식 발음인 '쥬즈츠'를 브라질 사람들의 발음 대로 표기한 단어다. 


  책에서는 주짓수를 배울 때의 예의범절과 사용되는 도복, 벨트 매는 법, 손 그립, 승급 체계, 시합 시간 규정, 시합 금지 기술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주짓수 도복은 유도 도복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가끔 주짓수 영상을 보면 도복을 입지 않는 노 기(No Gi) 주짓수도 볼 수 있는데 이 또한 주짓수의 또 다른 복장 형태이다. 태권도에서 흰 띠, 빨간 띠, 풍 띠, 검은 띠 등으로 승급 체계를 구분하듯이 주짓수도 승급체계가 존재한다. 주짓수는 띠가 아니라 벨트라는 개념을 사용하여 화이트 벨트에서 시작해서 가장 높은 것은 블랙 벨트이다. 블랙 벨트까지 가는 데에는 보통 10년 이상이 걸린다고 들었다. 그리고 이 벨트에 따라서 시합 시간이 달라진다. 블랙 벨트로 갈수록 시합 시간이 점점 더 늘어난다. 킥복싱처럼 시합 중에 사용할 수 없는 금지된 기술들도 정해져 있는데 상당히 많다. 아무래도 주짓수의 기술이 다양하기 때문에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본격적으로 주짓수를 연마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본적인 움직임에 익숙해지기 위해 드릴(Drill)을 꾸준히 연습해야 한다. 드릴은 주짓수 전용 체력 훈련이라고 볼 수 있다. 새우 걸음, 곰 걸음, 악어 걸음 등과 같은 애니멀 워킹은 주짓수 수업을 들을 때 스트레칭 이후에 항상 하는 운동이다. 이외에도 낙법, 스프롤, 브릿지, 구르기가 무엇이고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몸에 익어 있어야 한다. 주짓수의 기술체계에 기반한 인버티드 드릴, 가드 패스 드릴 등도 연습해야 하는 드릴에 포함된다.


  주짓수에서 사용하는 기술은 자신이 잡고 있는 포지션에 따라 달라진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두 사람이 엉겨 붙게 되면 한 사람은 위쪽에, 다른 한 사람은 아래쪽에 위치하게 된다. 이때 위쪽에 위치한 포지션을 스탠딩(Standing or Top) 포지션이라고 하고, 아래쪽에 위치한 포지션은 가드(Guard) 포지션이라고 한다. 이때, 두 사람이 가지는 모양새를 그라운드 포지션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라운드 포지션 중에서 점수를 획득이 가능한 것 포지션들은 '마운트'라고 지칭한다. 풀 마운트, 백 마운트는 4점, 상대의 가드를 패스하여 사이드 마운트 자세를 취한 후 3초간 굳히면 3점이다. 유리한 포지션을 확보하는 것은 주짓수에서 경기를 이끌어갈 때 굉장히 중요하다.


  하위 포지션에 있는 사람은 가드 키퍼, 상위 포지션에 있는 사람은 가드 패서라고 지칭한다. 여기서 가드는 자신보다 크고 강한 상대를 안전하게 바닥으로 유도하여 스윕(Sweep)이나 서브미션(Submission)으로 상대를 제압하기 위한 준비단계이다. 스윕은 하위 포지션에 있던 사람이 상위 포지션을 하위로 끌어당기고 자신이 상위로 올라가 3 초간 유지하는 상황을 말한다. 그리고 서브미션은 관절 꺾기나 목조르기처럼 최종적으로 상대방에게서 항복을 받아낼 수 있는 기술들을 말한다. 하지만 가드가 중간에 풀려버린다면 스윕으로 넘어갈 수가 없다. 가드를 빠르게 회복하기 위해 다시 막는 것은 리커버리(Recovery), 리텐션(Retention)이라고 하고, 포지션을 상대에게 빼앗겼을 때 사용하는 기술은 이스케이프(Escape)라고 한다. 하위 포지션에 있는 사람이 서있는 상대방을 넘어뜨리는 테이크다운(Takedown) 기술도 주짓수에 해당한다. 여기까지 보면 하위 포지션에 해당하는 기술만 있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상위 포지션에 있는 사람이 하위 포지션에 있는 상대방의 가드를 풀고 유리한 포지션을 확보하는 기술이 가드 패스(Guard pass)가 있기 때문이다.


  주짓수에서 사용되는 가드, 스윕, 서브미션 등의 기술들은 다양한 동작들이 해당 기술로 인정된다. 즉, 가드에는 하나의 가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형태의 가드가 존재한다. 두 사람이 상대방이 사용하는 기술에 따라서 빠르게 반응하고 다양한 동작을 구사할 수 있기 때문에 주짓수는 몸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를 많이 써야 하는 스포츠다. 스파링 할 때 머릿속이 하얘지는 경험을 많이 하게 되는데 이는 알고 있는 기술도 별로 없을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동작이나 기술을 처음 접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책의 마지막 부분은 유소년을 위한 주짓수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아이가 학교 폭력을 극복하게 도와주고 아빠와의 교감을 늘리는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소개한다. 다양한 동작과 기술이 가능한 스포츠이기 때문에 먼저 시작하는 사람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주짓수를 유소년들에게 권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주짓수를 배우면 운동도 되고 예의범절도 배우면서 강인한 정신력과 치열한 두뇌 싸움도 가능하다. 책에는 다양한 기술들을 수많은 스틸컷들을 활용해서 묘사하고 있지만 이것만 봐서는 동작을 파악하기 힘들다. 동영상을 보거나 도장에 어떤 기술인지 배운 사람들은 '이런 기술이 있었지'하고 다시 짚어볼 수 있다. 주짓수를 몸으로 배우고 있지만 머리로 아직 배우지 못한 사람들, 좀 더 다양한 기술을 시도해보고 싶은 사람들, 아이를 가진 부모님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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