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모임을 하는 마음
개인 사정으로 이번 모임은 연기하게 되었습니다.
다음에 더 잘 준비해서 모일 수 있도록 할게요.
저는 에세이를 참 좋아합니다.
글을 통해 엿보는, 사람 냄새 나는 에세이가 참 좋거든요.
그리고, 이 문장을 간직하고 나누는 걸 좋아합니다.
그래서 제가 문장줍기, 밑줄일기로 사람들과 문장을 나누는 걸 좋아하나봐요.
저는 글쓰기 모임도 참 좋아해요.
공개되지 않은 글들을 내가 먼저 읽는다는게 어찌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재작년부터 뉴스레터 창작자들과 꾸준히 초고를 나누는 모임을 해왔습니다.
올해 초에는 백일동안 스물다섯 명의 회사 사람들과 모여서 따뜻한 글쓰기 모임 '백일글쓰기'를 운영했습니다.
저는 이 분들의 글을 읽고 울고 웃었고, 각 참가자들의 글을 하나하나 읽고 베스트 문장 세컷을 뽑아 선물로 드렸답니다.
스물다섯 명이 백일동안 글을 썼으니 2, 3천개정도의 글이 있었어요.
쉽진 않았지만, 글을 나눠주는 분들에게 참 고마웠습니다.
이번에는 제 글을 꾸준히 읽어주시는 분들과 따뜻하고 다정한 글을 나누는 모임을 하고 싶어요.
2주마다 한 번씩, 네 번 글을 씁니다.
한 가지 주제로 글을 써 와서 모입니다.
돌아가면서 글을 낭독하고, 글을 읽은 소감을 말합니다.
글을 입으로 소리내어 읽는 이유가 궁금하신가요?
내 글을 가만히 들여다보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하는 거에요.
눈으로 고칠 땐 보이지 않던 어색한 표현이 입으로 읽는 순간 보이거든요.
그렇게 내 글을 읽다보면, 그리고 다른 사람이 읽어주는 글을 가만히 듣다보면 이해받는 기분이 듭니다.
사람들이 내 글을 온전히 받아들여주고, 귀기울여준다는게 얼마나 소중한 경험인지 모릅니다.
우리 모두 따뜻하고 다정하게 글을 들어주는 사람들을 보다보면,
세상에 내놓기 두려웠던 글들을 보내주는데 용기가 생길지도 몰라요.
11월의 토요일 오후, 사당역에서 만납니다.
아늑하고 예쁜 다락방 같은 아지트, 루프서울을 빌렸어요.
제가 참 좋아하는 공간인데요, 여기서 여러분들을 만날 생각에 기대가 차 있어요.
글을 쓰면서 맛있는 디저트를 먹으며 수다도 떨 거고요,
(주인장은 빵에 진심인 빵순이랍니다.)
두 달 동안 여러분이 나눠준 글을 엮어보거나, 모임을 모두 완주한 분들에게 소소한 기념품도 돌려드리고 싶어요.
첫 번째 글쓰기는 "나"에 대한 글이에요.
자소서 말고, 나에 대한 시시콜콜한 TMI를 나눠주세요.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인지 말이죠.
그 이후엔 저희 무슨 주제를 쓰고 싶은지 함께 정해보아요.
네 번 글을 쓰다보면, 서로의 글에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을지 몰라요.
혹시나, 내가 보내고 싶은 최고의 하루를 상상해보는 건 어떨까요?
나를 지켜준 소중하고 따뜻한 한 마디에 대한 에피소드를 풀어보는 건 어때요?
내가 좋아했던 영화나 책, 공연에 대해서 소개해보는 건 어떨까요?
누군가 진심을 담아 추천해주는 이야기를 참 좋아하거든요.
어쩌면 영화나 책, 공연 본편을 읽는것보다 더 재밌더라고요.
연말을 맞아 내년 연말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를 써보는 것도 좋고요.
두번째 글부턴, 여러분들과 함께 정할거에요.
어쩌면 올해 쓸 마지막 세 편이 될지도 모르는 글은,
어떤 주제로 채워가고 싶은지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하니까요.
올해도 벌써 두달 남짓 남았는데 이대로 보내긴 아쉽나요?
혹시 그동안 못 써왔던 글쓰기를 시작해보고 싶으신가요?
내 글을 온전히 받아들여줄, 다정한 사람들을 만나보고싶나요?
적어도 밑줄일기 글쓰기 모임을 했기에 뿌듯하게 한 해를 마무리했다, 라고 생각하실 수 있게 만들게요.
저까지 딱 여섯명, 서로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기 좋은 인원이죠.
두 달 동안 글을 쓰면서 어쩌면 서로의 글쓰기 친구가 되어줄 사람을 만날지도 몰라요.
여러분들의 신청을 기다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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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글쓰기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1.백일글쓰기 아카이브
https://blog.naver.com/syun0228/222797440532
2.글쓰기 모임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https://brunch.co.kr/@whaleyeon/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