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100명 모으는데 6개월이 걸린 이유, 느낀 점
2020년 7월 11일, 일단 일을 저질렀습니다. 어떤 대단한 각오가 있었던 것도 큰 목표가 있었던 것도 아녔습니다. 시작은 평범했고 그 덕분인지 지금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생각해보면 정말 빠르게 지난 것 같습니다. 무엇인가 몇 개월 동안 꾸준히 한다는 게 처음은 아닌데 유튜브는 좀 특별하게 느껴지더군요. 사실 영상을 이렇게 길게 연재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놀라운 점도 있습니다.
쉽지 않았습니다.
아니 어려웠습니다. 확실히 영상으로 꾸준히 표현하는 건 자기와의 싸움이 더 심한 것 같더군요. 게다가 저는 완벽주의자라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오늘은 지난 6개월 동안 구독자 100명을 달성하고 느낀 점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유튜브 알고리즘이 어떻고, 편집은 어떻게 해야 하며, 잘 나가는 유튜버의 특징은 어쩌고 저쩌고~ 이런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닙니다.
큰 기대를 하신 분들이라면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저도 다양한 방법들을 많이 찾아보고 실행해보고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사실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더군요.
솔직히 겨우 구독자 100명 조금 넘긴 제가 이야기해봤자 아무도 귀담아듣지 않겠죠. 그냥 솔직하게 구독자 100명을 달성하게 된 6개월 동안의 기록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 유튜브는 꾸준함이 전부다
이건 수백 번 말해도 아깝지 않은 말입니다. 물론 저도 그렇지만 많은 분들이 '꾸준히' 뭔가 하는 거에 매우 어려워합니다. 수많은 유혹을 이겨내는 일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죠. 하지만 뭘 하던 '꾸준히'만 한다면 성공한다는 건 당연한 진리입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하다 제 글이 네이버 메인에 올라간 적이 있습니다. 광고 콘텐츠라 일종의 버프 효과였지만 중요한 건 이런 의뢰를 받기까지 무려 8년의 시간이 걸렸다는 겁니다. 꾸준하게 글을 쓰다 보니 운 좋게 기회가 찾아온 것이죠.
광고주는 신차 론칭 콘서트 관련해 내한하는 가수의 리뷰를 써달라고 하더군요. 잘 아는 가수는 아녔지만 나를 알리는 좋은 기회라 생각되어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가수의 정보를 모으고 관련해 다양한 에피소드를 정리해 콘텐츠를 만들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생각보다 큰 반응은 없었지만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나름대로 큰 보상이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궁금하실 것 같아서 링크 남겨 놓을게요 :)
결론은 이겁니다.
꾸준함은 유튜브도 예외가 아니다.
꾸준함은 절대적이며 타협 대상도 아니다.
꾸준히 하다 보면 무엇인가 이룰 것이고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더라도 반드시 기회를 가져 준다는 겁니다. 저도 이렇게 꾸준히 하다 보면 뭔가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요? 사실 지금도 충분히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조급하거나 힘들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꾸준히 하고 있는 것이겠죠?
두 번째. 유튜브는 결국 하고 싶은 걸 해야 한다
유튜브 알고리즘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방법을 찾아 다양하게 시도해보며 느낀 점이 하나 있습니다. 대중이 좋아하는 걸 개성 있고 독보적이게 만들지 못한다면 중간도 못 가는 콘텐츠가 된다는 점입니다. 쉽게 말하면 열심히 해도 잘하지 못하면 대충 한 것만 못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죠.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유튜브는 구글의 알고리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구글 입장에서는 사람들이 주목하는 콘텐츠를 더 많이 노출시켜줍니다. 개성이 넘치거나 이슈를 이끌어 내어 대중의 관심을 받을 수 있어야 유튜브에서 소위 '떡상'을 맞보게 되는 것이죠. 쉽게 말해 구글 입장에서 돈이 되지 않는 콘텐츠는 빛을 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내가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질문이었습니다. 물론 열심히 해야 하고 대중적인 소재도 찾아야 하고, 어그로도 적당히 이슈몰이도 적당히 해야 느리더라도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잘해야 하는 건 당연한 겁니다.
하지만 그런 걸 다 떠나서 소재 자체가 내 관심 영역이 아닌 오로지 이슈화를 목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면 오래 할 수 있는 게 아닌 억지로 끌려가는 것이 될 수밖에 없겠더군요.
저는 처음에 콘텐츠 관련해서 관련된 팁들을 영상으로 만들었습니다. 콘텐츠 기획자는 무엇이고 어떤 일을 하며 어쩌고 저쩌고 그러다가 유튜브는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며 각종 꿀팁을 공유했죠. 이때는 그래도 관련 업종에 종사하면서 도움이 될만한 것들을 공유한다는 생각으로 하다 보니 나름 보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계속하다 보니 문제점이 생기더군요. 아무리 찾아도 영상 속에 내가 없었습니다. 대중을 위해 공익적인 목적으로 제공하는 뉴스를 만드는 것도 아니고 뭐 하는 거지?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내 얘기, 나와 관련된 걸 해보자는 마음에서 시작했는데 결국 초심을 잃은 겁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내가 해왔던 이야기를 콘텐츠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미약하지만 사람들이 반응하기 시작했습니다. 나와 다른 사람에게서 어떤 동질감을 느꼈던 것인지 정성 가득한 댓글과 격려가 마음을 따듯하게 해 주더군요.
그때서야 깨달았습니다. 결국 내가 하고 싶은 걸 해야 나도 좋고 오래 할 수 있겠다고 말이죠. 유튜브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이걸로 수익 올리겠다는 생각보다 나를 표현하는 다른 도구로 생각해보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세 번째. 이제 다음 목표는 세컨드 채널이다.
저는 영상을 많이 봅니다. 어느 정도냐면 시청만 하는 유튜브 계정이 따로 있을 정도인데 구독 중인 채널만 모아봐도 이렇게나 많습니다. 직업적인 이유를 떠나서라도 그냥 세상에 관심이 많다고 해야 할 것 같네요. 이렇게나 호기심이 많다 보니 표현하고 싶은 것도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래서 유튜브에 뭔가 표출하고 싶은데 그동안에는 정해진 룰대로 하려고 최대한 노력했습니다. 콘텐츠를 만들기 전에 기획하고 정리하고 준비하는 과정을 수 없이 되풀이했습니다. 미리 키워드를 뽑아 놓고 그에 맞게 내용을 정리하고 이슈가 될만한 키워드는 무엇이 있는지 제목과 썸네일 등 그동안 보고 들었던 것들을 콘텐츠로 만들고 싶어서 준비했죠.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이렇게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냥 하고 싶은 걸 즉흥적으로 하는 채널을 만들고 싶습니다. 예전에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했던 말을 늘 가슴속에 담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것이 창의적인 것이다"
이 말을 떠올려봐도 지금 해야 할 수 있겠더군요. 뭘 해야 할지는 고민 중이지만 준비하는 과정도 콘텐츠로 만들어볼까 합니다. 뭐가 될지 모르겠지만 해봐야 알겠네요.
오늘은 정말 개인적인 소감을 이야기하는 내용이라 어떤 알고리즘을 알려줄 것이라 기대한 분들에게는 영양가 없는 얘기일 수도 있습니다.
분명한 건 그런 다양한 기술보다 꾸준하게 노력하는 게 수백 배 더 중요합니다. 저도 하고 있는데요~
앤드모어(&more) : 어느덧 10년 차 콘텐츠 크리에이터. 이미 아는 것에 대해 더 알고 싶어 하는 성격. 무엇이든 보고 듣고 말하는 것을 즐겨함. 늘 새로운 것에 눈과 귀를 항상 열고 다님. 관심 있는 분야를 찾아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함.
유튜브 >> https://bit.ly/31UOo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