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년퇴임하시는 선배님께 보내는 편지
2026.2.28.자로 정년퇴임하시는 선배를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오랜 세월 한자리를 묵묵히 지켜오신 선배의 퇴임을 축하하는 마음을 담아 송사를 낭독했다. 선배께 보내는 편지이지만 어쩌면 나에게 보내는 다짐이기도 하다.
제2의 인생을 시작하시는 선배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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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교장 선생님,
먼저, 떠나시는 교장 선생님의 영광스러운 앞날을 축복하며 정년퇴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긴 세월 오직 교육이라는 한 길을 묵묵히 걸어오신 교장 선생님의 뒷모습을 보면서 옛 선비들이 그토록 사랑했던 매화의 덕목을 떠올립니다.
'매일생한불매향(梅一生寒不賣香)'
매화는 추운 겨울을 견뎌내면서도 결코 그 향기를 팔아 안락함을 구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교장 선생님께서는 지난 40여 년, 교육 환경이 척박하고 힘들 때에도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봉직하셨습니다.
격변의 80년대, 성장의 90년대, 그리고 새로운 희망의 2000년대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이 자리를 지켜오셨습니다.
그 긴 세월 동안 급격한 경제 성장과 위기, 유례없는 전염병의 확산과 교권이 흔들리는 거센 풍파 속에서도,
아이들을 향한 올곧은 사랑과 교육에 대한 열정만큼은 결코 잃지 않으셨습니다. 그 흔들림 없는 모습은 교단에 남은 저희 후배들에게 우리가 지켜야 할 자부심이 되었습니다.
매화의 향기가 아무리 고운들 바람에 흩어지기 마련이나, 사람의 향기는 마음속에 깊이 남는다고 합니다. 비록 교단은 떠나시지만, 선생님께서 학교 곳곳에 남기신 그 인품의 향기는 제자와 후배, 그리고 동료들의 가슴속에 오래도록 머물 것입니다.
이제 치열했던 교육 현장의 짐은 저희에게 맡겨두시고, 앞으로 펼쳐질 제2의 인생은 더욱 여유롭고 그윽한 매화향같이 향기로운 행복으로 가득하시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선생님께서 보여주신 그 길을 기억하며, 저희도 부끄럽지 않은 후배가 되겠노라 다짐해 봅니다.
그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명예로운 퇴임을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2026. 2.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