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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iger Kim 김흥범 Aug 12. 2018

남들이 하는 말

운 좋게 알게 된 삶의 진리가 있다면 '남 말은 거의 맞다.'는 것이다.

예컨대, 어떤 사람이 나에게 "넌 좀 게으른 편이야."라고 하면 그냥 난 좀 게으른 편인 것이다. 매우 높은 확률로 그렇다. 사람들은 저런 말을 들으면 발끈해서 자신이 왜 게으른 편이 아닌지에 대해 변호하곤 한다. 근데, 남이 그렇다면 거의 진실인 경우가 많다.


사람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갈리지 않는다. 어떤 사람 B가 A에 대해 '조금 게으른 편'이라고 생각한다면, 타인(C나 D)도 거의 비슷하게 생각한다. 타인은 행동만을 보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나 자신은 내 행동뿐만 아니라 내 생각, 마음, 의도 따위를 자꾸 계산에 넣는다.


남이 그렇다면 그런 것이다.


또 이런 생각도 한다. '남이 하는 말은 그냥 하는 말이다.'


'그건 내가 좀 아는데, 그렇게 하는 게 아니야.' '원래 그렇다니까' '그건 안돼.' 사람들은 거의 자기가 아는 세상 안에서 생각하고 말한다. 보지 않고, 겪어보지 않은 채로 말한다.


원래 그런 게 있을까? 지금 당연하게 여기는 거의 모든 것들은 과거 어느 시점에서는 전혀 당연하지 않았다. 인터넷, 자동차, 참정권, 에어컨( ❤️). 다들 여의도에 배 타고 다닐 때, '나중에는 여기에 다리가 놓일 거예요.'라고 했다면 사람들이 '정말 말이 되는군. 아주 그럴듯해.'라고 했을까?


하는 일이 일이다 보니, 아직 오지 않은 세상에 대해 얘기할 일이 많다. 너무 당연하게 느껴지는 것들과 반대로 말해야 할 경우가 많다. 중앙 서버가 사라질지도 몰라요. '싸이월드'처럼 서비스가 중단되는 일이 영원히 없어질 수도 있어요. 중앙기관이 없는 돈이 정말 세상을 바꿀지도 몰라요. 그게 언제일지는 잘 모르겠어요. 가격은 저도 몰라요.


이게 되니 안되니, 원래 그랬니 안 그랬니 말하기는 참 쉽다. 한 발 떨어져서, 팔짱 끼고. 근데 그게 정말 대단한 가치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남의 말 너무 들을 필요 없다. 그냥 하는 말이니까.


Principles by Ray Dalio

위대한 레이 달리오의 말. 크게 보면 비슷한 얘기라, 그냥 끼워 넣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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