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수걸 Sep 02. 2016

My four hundred  Euro!

숙소의 젊은 매니저는 상냥하고 싹싹했다. 

앞으로 괴레메에서 있을 중요한 일정을 가족들과  의논한 후에 벌룬 투어를 숙소에서 매니저에게 예약했다. 매니저에게 우리는 일출을 벌룬을 타고 보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고, 매니저는 1인당 100유로라는 것과 아침에 숙소 앞에 나가면 픽업해서 갈 것이라는 설명을 듣고 이튿날의 벌룬 투어를 일찍하기 위해서는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했다.


해도 뜨기 전 새벽 시간에 숙소 앞으로 픽업하러 온 차를 타고 이동했다. 물론 아직까지 일출 시간은 여유가 있지만 차가 골목골목 들러 여행객들을 태우고 간다. 약간 낌새가 이상했다. 일출까지의 시간은 충분했지만 막상 벌룬 투어를 운영하는 여행사가 운영하는 예약자들의 집결지에 이르자 해가 뜨려는지 여명이 시작된다.


우리는 벌룬을 타고 일출을 보고 싶었기에 벌룬을 운영하는 여행사의 직원에게 우리는 일출 벌룬을 예약했는데 벌써 일출의 여명이 시작되는데 어찌된건지를 물었더니 우리가 예약을 잘 못 했단다.


벌룬 여행사 직원을 통해 우리의 예약이 잘못되었음을 알았고, 어떻게 취소할 수 있는지, 아니면 시간을 바꿔서 내일 다시 오면 벌룬을 탈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내일 다시 와서 타면 된다고 하기에 우리 가족은 숙소로 돌아가서 긴급히 차를 타고 일출과 함께 벌룬을 보기 위해 전망 좋은 곳으로 이동했다.


괴레메는 침식된 계곡으로 구성된 곳이어서 계곡의 아래에서 벌룬이 떠오르는 것을 계곡의 윗부분에서 구경할 수 있게 되어있기에 윗 부분에서 보는 벌룬들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멋진 광경이었다.

 

예약을 취소하고 아래에서 보는 벌룬
일출과 함께 떠오른 벌룬들의 군무는 장관이다.


우리가 포기한 시간대에 떠오르는 벌룬들의 군무는 일출이 막 시작되는 시간대에 떠오르기 시작하여 일출 후에 하늘을 날다가 내려오는 것이었다.


일출과 함께하는 벌룬 쇼


]

한참을 구경하면서 기념 사진을 한참 찍고 있는데, 어디서 어떻게 알았는지 우리가 묵는 숙소의 매니저가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My four hundred Euro"를 외치며...


어리둥절해 하는 우리에게 매니저는 예약한 벌룬 투어는 시간 변경이 안되고 이미 예약한 것은 자신이 선불로 지불하고 후불로 게스트에게 받는 것이기에 이미 지불되었으며, 내일 다시 타려면 400유로를 다시 내야한단다.


뜨헉!


사고다...!


그것도 400유로면 당시 환전한 한화로는 약 60만원... 그냥 앉은 자리에서 60만원이 날아가는지도 모르고 우리는 일출과 벌룬의 군무를 보고 있었던 것이다.


황급히 매니저와 숙소로 돌아와서 우리는 벌룬 사무실의 직원과 나눈 대화를 이야기하고 내일 다시와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노라고 이야기했으나, 매니저는 그런 시스템이 아니라서 우리가 내일 벌룬을 타려면 400유로를 다시내야 한단다. 예약한것은 변경이나 취소가 안되기에 400유로는 그냥 없어진 돈이라는 것을 매니저는 우리에게 강조해서 설명한다. 순간 눈앞이캄캄해졌다.

그럼 벌룬 회사 직원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말은 뭐지?


새벽의 벌룬예약자들이 모이는 곳으로 다시 가서 직원에게 물었다. 그런데... 여기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숙소의 매니저가 잘못 안내했으니 매니저가 책임지면 된다는 것으로 안내한다.


우리는 혼돈속으로 빠져들었고, 매니저와 벌룬 회사의 직원의 말 사이에서 책임지는 사람없이 우리만 400유로를 타지도 못하고 내야되게 생겼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 매니저와의 책임공방전에 들어갔다.

"나는 분명히 벌룬을 탄 상태에서 일출을 보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벌룬이 뜨기 전에 일출이 되기에 그것을 내일로 연기 가능하냐고 벌룬 회사 직원과 이야기가 되어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내일로 연기하고 오늘 것은 취소했다는 것을 강변했다.하지만 매니저는 그런 시스템이 아니라면서 취소를 우리가 마음대로 했으니 벌룬 비용을 내야한단다.


답답한 마음에 매니저와 실랑이가 오고가는 와중에 아침을 먹을 시간이 되었다. 매니저는 자신도 벌룬 여행사와 숙소의 보스와 의논해서 서로 합의점을 찾기로 하고... 아침 먹을 시간이 되어 찜찜한 마음으로 숙소의 조식 뷔페를 먹으면 가족들끼리 의논을 했다.


벌룬을 탈 것인지말 것인지를 다시의논하느라 아침 먹는 것은 뒷전이다.

쌍방간의 과실로 인정하고 벌룬 비용을 더 부담하고 벌룬을 탈 것인지,

아니면 비싼 수업료 낸 셈치고 400유로를 주고 손을 털 것인지 ...


마음이 착찹하니 아침식사가 잘 넘어가지도 않는다.

매니저도 속이 탄다. 

그 와중에 서양에서 온 여행객이 또 다시 벌룬 여행에 대해 상담요청이 들어왔다.

문의를 하고 대화를 나누는데... 

갑자기 속에서 심술이 발동한다. 


그나저나 

우리 일이 걱정이 태산이다. 

그래도 아침을 먹기는 먹어야지...


속으로 이런 저련 궁리를 하면서

빵과 치즈, 야채와 소시지, 잼과 기타 발라먹을 재료들을 접시에 담아와서 조금씩 먹으면서 골몰히 생각에 잠긴다. 벌룬 여행을 어떻게 해야 기분좋게 서로가 마무리 할 수 있을까?

저쪽의 손해와 우리의 손해를 조금씩 양보해서 서로 좋은 방법으로 타협을 하고 서로 손해보고 잘 마무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한참을 골머리를 앓으며 꾸역꾸역 아침식사를 하고 있는데,

매니저가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띠며 달려왔다. Goodnews란다.


자신의 숙소 보스에게 연락했더니 숙소 보스가 벌룬 여행사 보스와 논의를 해서

우리 사정을 논의하고, 아무런 손해없이 원래 계약했던대로 400유로에 내일 아침에 그냥 벌룬 여행을 하라고 결정이 났단다.


초조해 하던 매니저의 얼굴에 웃음 꽃이 활짝 폈다.

그리고 그 소식을 전하러 달려와서 수다스럽게 잘 됐다고 알려준다.


우리 가족은 모두 좋은 소식을 듣고는 반색을 했다.

매니저가 기분좋게 아침식사를 하란다.

우리가 먹는 아침 식사가 참 맛있는 음식이라는 것을 그 소식을 듣고야 비로소 맛을 느끼기 시작했다.


하이고!

그 수선을 떨고 그 난리를 치더니...

그래도 좋게 마무리 되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우리는 잘 정리되어 기쁜 마음으로 바빴던 새벽 난리를 뒤로하고 다른 일정으로 대체하여 괴뢰메 투어에 나섰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는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다.

매니저는 우리가 그 새벽에 그 넓은 장소중에 그 계곡 위에 있는 것을 어찌알고 찾아와서 My Four Hundred Euro!를 외쳤을까?









작가의 이전글 어? 여기가 아닌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