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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언맨 Aug 29. 2021

알베르띤느의 잠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김형석 역

알베르띤느 속에 살아 있던 것이 내가 보기에는 저녁나절의 바다뿐만 아니라 때로는 달밤에 백사장에서 잠든 바다이기도 했다. 가끔 내가 아버지의 서재로 어떤 책을 찾으러 가기 위하여 일어설 때면, 알베르띤느는 그동안 누워 있어도 좋으냐고 나에게 허락을 요청하였고, 오전과 오후에 계속되던 긴 산책에 어찌나 지쳤던지, 내가 나의 방 밖에 잠시 머물렀건만, 돌아와 보면 알베르띤느는 잠들어 있었고, 나는 그녀를 깨우지 않았다. 인위적으로 고안해 낼 수 없는 자연스러운 자세로 나의 침대 위에 길게 누워 있는 그녀가, 내가 보기에는 누가 그곳에 가져다 놓았을, 끝에 꽃이 핀 긴 줄기 같았고, 그녀는 정말 그러했다. 그리하여 그녀가 곁에 없을 때에만 생기는 몽상 능력을, 마치 그녀가 잠든 동안에는 한 줄기 식물로 변한 듯, 내가 그녀 곁에서도 되찾곤 하였다. 그러한 식으로 그녀의 잠이 어느 정도까지는 사랑의 가능성을 실현하곤 하였으니, 나 홀로 있을 때에는 내가 그녀를 생각할 수 있었으되, 그녀가 없어 그녀를 소유하지 못하였고, 그녀가 곁에 있을 때에는 그녀에게 말을 건네되, 내가 나 자신으로부터 너무 이탈하여 생각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잠든 동안에는 내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아도 되었고, 그녀가 더 이상 나를 바라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으며, 따라서 더 이상 나 자신의 표면에 머물 필요가 없었다.


눈을 감음으로써, 의식을 상실함으로써, 알베르띤느는, 그녀를 알게 된 날 이후 나에게 실망을 안겨주던 다양한 인간적 성격들을 하나씩 차례로 떨쳐버렸다. 그녀는 오직 식물들의, 나무들의, 무의식적인 생명, 나의 것보다 더 다르고 더 낯선,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나에게 속한 그 생명에 의해서만 활기를 공급받았다. 그녀의 자아는 매 순간, 우리가 이야기를 나눌 때처럼, 고백하지 않은 사념과 시선의 출구를 통해 밖으로 뛰쳐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밖에 있던 자기의 모든 것을 자신 속으로 다시 불러들였고, 자신의 몸뚱이 속으로 도피하여 자신을 가두고 집약하였다. 그 몸뚱이를 나의 시선 아래에, 나의 손아귀에 둠으로써 나는 그녀를 몽땅 소유한다는 느낌을 가졌는데, 그것은 그녀가 깨어 있는 동안에는 맛보지 못하던 느낌이었다. 그녀의 생명이 나에게 복속되었고, 나를 향해 가벼운 숨결을 발산하고 있었다. 


나는 바다의 미풍처럼 부드럽고 어느 달빛처럼 요정 같은 그 은은하게 들리는 신비한 발산에 귀를 기울이곤 하였는데, 그것은 곧 그녀의 잠이었다. 그 잠이 지속되는 한 나는 그녀에 대한 몽상을 펼칠 수 있었고, 그러면서도 그녀를 응시할 수 있었으며, 그 잠이 더 깊어질 때에는 그녀를 만지고 포옹할 수 있었다. 그럴 경우 내가 느끼곤 하던 것은, 자연의 아름다움이라고 하는 그 정물들 앞에서 느낄 수 있을 것에 못지않은, 순수하고 비 질료적이며 신비한 사랑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그녀가 조금 깊게 잠들기 무섭게 단지 식물이기만을 그쳤으니, 그 주변에서 내가 결코 싫증 느끼지 않고 무한히 음미할 수 있을 신선한 쾌락을 느끼면서 몽상에 잠기곤 하던 그녀의 잠, 그것이 나에게는 하나의 온전한 풍경이었다. 그녀의 잠은, 나뭇가지들이 겨우 흔들리고, 누구든 모래 위에 누워 물결 부서지는 소리에 한없이 귀를 기울일, 호수처럼 고요해진 발백만의 보름달 가득한 밤만큼이나 고요하고 관능적으로 감미로운 무엇을 내 곁에 가져다 놓곤 하였다. 


나의 방으로 들어가려다, 감히 소음을 낼 수가 없어 나는 문턱에 멈추어 서곤 하였지만, 썰물처럼, 그러나 더 깊이 잠들어 부드러워진 썰물처럼, 간헐적이고 규칙적인 간격을 두고 그녀의 입술 사이로 발산되던 숨결 소리 이외에 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나의 귀가 그 신성한 소리를 정성스럽게 거두어들이던 순간, 그것이 곧 내 앞에 누워 있는 매력적인 포로의 전 생명, 즉 전 인격 같았다. 길에서 마차들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지나갔지만, 그녀의 이마는 여전히 고요하고 맑았으며, 필요한 공기의 단순한 발산으로 변한 그녀의 호흡 역시 여전히 가벼웠다. 다음 순간, 그녀의 잠이 방해받지 않으리라 간파하였던지라, 나는 조심스럽게 들어가, 침대 옆에 있던 의자 위에 앉곤 하였으며, 그다음 침대 위에도 앉았다. 


나는 알베르띤느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혹은 함께 놀면서 매력적인 저녁들을 보냈으나, 그녀가 자는 모습을 응시하던 저녁만큼 달콤한 저녁은 없었다. 그녀가 잡담을 하거나 카드놀이를 하면서 어느 여배우도 모방하지 못할 그 자연스러움을 띠었어도 소용없었으니, 그녀의 잠이 나에게 제공하던 것은 더 깊은 두 번째 단계의 자연스러움이었기 때문이다. 발그레한 얼굴을 따라 늘어진 그녀의 머리채가 침대 위 그녀 옆에 놓여 있곤 하였고, 가금, 분리되어 곧게 선 머리꼭지 하나가, 엘스띠르의 라파엘로 풍 화폭들의 배경에서 발견되는 달빛 속에 곧게 서 있는 가늘고 창백한 나무들과 같은 원근법의 효과를 주곤 하였다. 알베르띤느의 입술이 닫혀 있었던 반면, 내가 앉아 있던 지점에서 보면 그녀의 눈꺼풀들은 거의 맞닿아 있지 않아, 그녀가 정말 자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길 지경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려뜨린 그 눈꺼풀들이 그녀의 얼굴에, 눈들이 중단시키지 못하는 표면의 연속성을 확보해 주었다. 더 이상 시선을 드러내지 않으면, 흔치 않은 아름다움과 위엄 어린 얼굴로 변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누워 있는 알베르띤느를 유심히 바라보곤 하였다. 이따금씩, 뜻하지 않은 미풍이 나뭇잎들에 잠시 동안 경련을 일으키듯, 가볍고 설명할 수 없는 동요가 그녀의 전신에 퍼져나가곤 하였다. 그녀는 자신의 머리채를 만지곤 하였고, 그런 다음 자기의 뜻대로 되지 않은 듯, 어찌나 반복적이고 의도적인 동작으로 손을 그곳으로 다시 가져가곤 하였던지, 나는 그녀가 곧 깨어날 것이라고 확신하였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녀가 아직 떠나지 않은 수면 세계에서 다시 조용해졌다. 그다음 순간부터는 부동의 상태에 머무르곤 하였다. 그녀가 하도 천진스럽게 미숙한 팔 동작으로 손을 자신의 젖가슴 위에 올려놓았던지라,  나는 그녀를 응시하면서, 어린아이들이 자기들의 진지함과 천진스러움과 애교로 우리에게 유발시키는 미소를 제어할 수밖에 없었다. 


단 하나의 알베르띤느 속에 여러 알베르띤느가 있음을 알고 있었던 나였건만, 그러한 나에게도 내 곁에서 쉬고 있는 또 다른 알베르띤느들이 보이는 것 같았다. 내가 일찍이 간파하지 못하였던 그녀의 활처럼 흰 눈썹들이, 알퀴온의 포근한 둥지처럼, 구체를 이루고 있던 눈 껍질들을 감싸고 있었다. 여러 혈통들과 유전적 특질들과 악벽들이 그녀의 얼굴 위에서 쉬고 이었다. 그녀는 머리의 위치를 바꿀 때마다 하나의 새로운 여인을 만들어내곤 하였고, 대개의 경우 나에게는 뜻밖의 여인이었다. 점점 더 깊어지는 그녀의 호흡이 그녀의 젖가슴을, 그리고 물결의 움직임이 흔들거리게 하는 작은 조각배들과 닻줄처럼 같은 운동에 기인하건만 다른 식으로 이동한, 그 젖가슴 위에 놓인 그녀의 서로 교차된 두 손과 진주 목걸이를 규칙적으로 쳐들어 올리곤 하였다. 그럴 때면, 그녀의 잠이 절정에 달해, 이제 깊은 잠의 만조기에 이른 바다에 덮인, 의식이라는 암초에 내가 충돌하지 않을 것이라 직감하고 단호히 소리 없이 침대 위로 뛰어올라, 그녀와 나란히 누워 팔 하나로 그녀의 허리를 휘감은 다음 나의 입술을 그녀의 볼과 젖가슴 위에 올려놓곤 하였고, 곧이어, 잠자는 여인의 호흡에 의해 진주 목걸이처럼 쳐들어 올려지던 자유로운 다른 손 하나를, 몸뚱이의 모든 부위에 올려놓자, 나의 몸 전체가 그 몸뚱이의 규칙적인 움직임에 의해 가볍게 이동하였다. 요컨대 나는 알베르띤느의 잠에 나의 몸을 의탁한 채 출항하곤 하였다. 


때로는 그 잠이 나로 하여금 덜 순수한 쾌락을 맛보게 하였다. 하지만 나에게 어떤 움직임도 필요치 않았으니, 조각배 뱃전에 걸쳐놓은 다음 공중에 머물러 잠자는 새들의 간헐적인 날갯짓과 비슷한 진동을 가끔 부여하기만 하면 그만인 한 자루 노처럼, 내가 나의 다리를 그녀의 다리에 걸쳐 올려놓곤 하였으니 말이다. 나는 그녀를 응시하기 위하여, 그녀의 얼굴 중 평소에는 단 한 번도 보이지 않던 그리고 그토록 아름답던 그 측면을 선택하여 응시하곤 하였다. 어떤 사람이 우리에게 쓰는 편지들이 서로 거의 비슷하지만, 그것들이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사람과 상당히 다른 영상을 그려, 엄밀히 말해 그것들이 제2의 인물을 구성할 수도 있음을 우리가 깨닫게 된다. 그러나 하나의 여인이, 상이한 아름다움으로 인해 하나의 다른 성격을 유추하게 하는 다른 한 여인에게 (로시타가 두디카에게 그러듯) 접착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두 여인들 중 하나를 보기 위해서는 측면에, 다른 하나를 보기 위해서는 정면에서야 한다는 것 등은 얼마나 더 기이한가! 그녀의 호흡 소리가 더 커져 쾌락에 기인한 헐떡거림 같은 환상을 줄 수 있었고, 나의 쾌락이 그 끝에 이르렀을 때 나는 그녀의 잠을 중단시키지 않고 그녀를 포옹할 수 있었다. 그러한 순간이면 내가 그녀를, 말 없는 자연의 무의식적이고 저항하지 않는 한 부분처럼 더 완벽하게 수중에 넣은 것 같았다. 나는 그녀가 자면서 가끔 무심히 새어 나오게 한 말들에 괘념치 않았다. 그것들의 의미가 나에게는 완전히 닫혀 있었고, 게다가 그 말들이 어떤 미지의 인물을 가리킨다 하더라도, 가끔 약한 전율에 활기를 얻은 그녀의 손이 잠시 경련하던 것은 나의 손이나 볼 위에서였다. 나는, 파도 부서지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여러 시간 동안을 머물곤 하였듯이, 그녀의 잠을 무심하고 평온한 사랑으로 음미하곤 하였다.


(우리의 괴로움이 일시적으로 진정되는 동안, 자연이 주는 것과 같은 평온을 어떤 이들이 우리에게 주기 위해서는, 그들이 아마 우리에게 커다란 괴로움을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함께 한담을 나눌 때처럼 나에게 대꾸해야 할 의무가 없었는데, 그녀가 말할 때 종종 그랬듯이 내가 비록 입을 다물 수 있었다 할지라도, 그녀의 말을 들으면서 그럴 수밖에 없었던지라, 지금처럼 깊숙이 그녀 속으로 내려갈 수도 없었다. 그녀의 순결한 숨결에서 들려오는 감지되지 않는 미풍처럼 나를 진정시키는 웅얼거림을 매 순간 듣고 거두어들이기를 계속하다 보니, 내 앞에 놓여 나의 소유로 변한 것은 하나의 생리적 존재 전체였고, 따라서 지난날 내가 해변에서 달빛을 받으며 누워 있을 때만큼이나 오랫동안 그 존재를 응시하고 그것에 귀를 기우일 수 있을 것 같았다. 가금 바다가 거칠어져 폭풍우가 포구 안에서도 느껴지곤 하였으며, 그럴 때마다 나는 나의 몸을 그녀에게 밀착시켜 그녀의 숨결이 거세질 때 들리는 으르렁거림에 귀를 기울이곤 하였다. 


어떤 때에는 그녀가 너무 더위를 느껴, 이미 거의 잠든 상태에서 자기의 기모노를 벗어 안락의자 위에다 던져놓기도 하였다. 그녀가 자는 동안, 나는 그녀의 모든 편지들이 그 기모노의 안주머니에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잠기곤 하였는데, 그녀가 항상 편지들을 그곳에 넣어두기 때문이었다. 서명 하나, 만나자는 약속 하나가, 어떤 거짓말을 입증하거나 어떤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알베르띤느의 잠이 아주 깊어졌다고 느껴지면, 강렬한 호기심에 사로잡혀, 그리고 그 안락의자 위에 노출되어 느슨해지고 무방비 상태에 놓인 그녀 생활의 비밀을 직감하고, 나는 한참 전부터 꼼작하지 않은 채 그녀를 응시하고 있던 침대 발치를 떠나 무의식적으로 한 걸음 내딛곤 하였다. 내가 그 첫걸음을 내딛게 된 것은 아마, 그녀의 자는 모습을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응시하는 행위가 결국 피곤을 가져다주었기 때문이기도 하였을 것이다. 그렇게, 아주 조용히, 알베르띤느가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지 보기 위하여 끊임없이 고개를 돌리면서, 나는 안락의자에까지 가곤 하였다. 하지만 그곳에 이르러 멈춘 다음, 알베르띤느의 자는 모습을 바라보며 그러곤 하였듯이, 기모노를 한동안 응시하곤 하였다. 그러나 (그리고 아마 그것이 나의 실수였을 것이다) 결코 내가 기모노를 만지거나 그것의 주머니에 손을 넣거나 편지들을 들여다보는 일은 없었다. 이윽고, 내가 어 결단도 내리지 못할 것임을 깨닫고 발길을 돌려 알베르띤느가 자고 있던 침대 곁으로 돌아와, 아마 나에게 많은 것을 말해 주었을 그 기모노가 안락의자의 팔걸이에 걸려 있는 것을 보면서도. 나에게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던 그녀의 자는 모습을 다시 응시하기 시작하곤 하였다. 


사람들이 바다의 대기를 호흡하기 위하여 하루에 일백 프랑을 지불하며 발백 호텔의 방을 빌리듯, 나는 그녀 때문에 그보다 더 많은 돈을 지출하는 것을 당연히 여겼으니, 내가 나의 볼 곁에, 그녀의 입을 향해 살짝 열곤 하던 그리고 그 속에서 나의 혀로 그녀의 생명이 전달되곤 하던 나의 입속에, 그녀의 숨결을 받아 간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가 자는 모습을 응시하는 즐거움에, 그녀의 생명을 느끼는 즐거움만큼이나 달콤한 그 즐거움에, 다른 즐거움이 종지부를 찍고 대신 들어섰으니, 그것은 그녀가 잠에서 깨어나는 것을 보는 즐거움이었다. 그것은 그녀가 나의 집에 기거한다는 사실에 기인한 즐거움 그 자체와 같았으되, 한 단계 더 깊고 신비한 즐거움이었다. 오후에 그녀가 마차에서 내려 다시 들어오는 곳이 나의 거처라는 사실이 의심할 나위 없이 나에게는 달콤한 일이었다. 하지만, 잠의 심연으로부터 끔들로 이루어진 층계의 마지막 계단들을 그녀가 다시 오를 때, 그녀가 의식의 세계로 그리고 삶으로 부활하는 것이, 또한 잠시 '내가 어디에 있지?"라고 자문한 다음, 자기를 둘러싸고 있는 사물들 및 그 빛 때문에 겨우 눈만 깜박이게 하는 램프 등을 보고, 자신이 나의 집에서 깨어나고 있음을 확인하면서도 자신이 자기의 집에 있다고 자신에게 대답할 수 있는 것이, 나의 방에서라는 사실이 나에게는 더 감미로웠다.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그 감미로운 첫 순간에는 내가 다시 그녀를 완전히 소유하는 것, 그녀가 외출하였다가 돌아와 자기의 방으로 들어가는 것과는 달리 그녀가 곧장 나의 방으로 돌아왔고, 알베르띤느가 나의 방을 알아보는 순간, 그녀가 잠을 자지 않았던 것처럼 고요한 그녀의 두 눈이 어떤 동요도 드러내지 않은 상태로 그녀를 속박하여 간직할 곳은 나의 방이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말할 능력을 되찾아 이렇게 웅얼거리곤 하였다. "나의..." 혹은 "나의 사람...". 이 이야기의 술회자에게 이 책의 저자에게와 같은 이름을 주면서 나의 세례명이 뒤따르게 하였던지라, 그녀의 말은 이런 형태가 되었을 것이다. "나의 마르셀", "나의 사랑 마르셀". 그 이후부터는 내가, 우리 가문의 어떤 친척 여인이 나를 '사랑'이라는 말로 지칭함으로써, 알베르띤느가 나에게 하던 그 감미로운 말의 고유한 가치를 박탈하지 못하게 하였다.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입을 살짝 삐죽거렸고, 그 삐죽거림이 입맞춤으로 변하곤 하였다. 조금 전 신속하게 잠든 것만큼이나 그녀는 신속하게 깨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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