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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 Mar 16. 2021

영화,드라마 각본에 대하여

원숭이가 봐도 답답해서 끄고 나갈듯

다들 한번 쯤은 그런 경험이 있진않은가? 영화나 드라마를 볼때면 "나였으면 저렇게 안하고 이렇게 할텐데.." 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하는 편이다. 이러한 생각이 드는 경우는 크게 세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전지적 시청자 입장에서 봤을 때 안타까운 순간, 두번째 주인공이 가진 능력대비 답답한 짓을 할 때, 마지막으로 각본 자체의 개연성이 부족할 때이다. 


첫번째는 시청자의 오지랖이라고 볼 수 있다. 시청자야 뒷 사정이나 사건의 배경을 다 알고있는 상태이니 답답한 마음정도는 들 수 있고, 나처럼 성격 급한사람은 언제 등장인물들이 이 사실을 알게될까하는 조급함이 들어 맘편히 못보는 지경까지 오기도한다. 이 상태까지 오면 전개속도에 대해서 불만을 표하게 되는데, 드라마나 영화는 정해진 회차 수와 러닝타임이 있기 때문에 어쩔 수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점도 조금은 바뀌었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 장르가 다르긴 하지만 요즘 웹툰시장만 봐도 알 수 있다. 먼 옛날, 전개와 인물설정, 배경설명한다고 몇화씩이나 잡아먹던 시절과 다르게 새로나온 신작들은 전개속도만 봐도 놀라울 정도다. 그렇다고 내용이 부실한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적절한 컷씬에 적절하게 내용을 분배하여 빠르게 읽히고 빠르게 진행되며 답답한점 하나 없이 다음화가 기다려진다. 그러나 기존 웹툰은 어떠한가 온갖 불필요한 설명을 집어넣고 전투씬 하나에 온갖 회상과 잡다한 내용을 넣으면서 전투를 보고 있었던건지 불쌍한 과거를 보고있었던건지 까먹고 다시 되돌아가서 봐야하는 수준이였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드라마나 영화는 속이 답답해서 보질 못한다. 웹툰이나 소설이 원작이라면 완결된 웹툰이나 소설을 찾아서 모조리 구매해서 완독해버리고 드라마는 쳐다도 보지 않는다. 원작을 뛰어넘는 드라마나 영화는 본적도 없을 뿐더러 상업을 위하여 개연성따윈 개나줘버린 내용들이 들어갈때면 원작에 대한 정마저 식어버리기 때문이다. 


두번째 이유인 능력대비 고구마 백개를 한입에 물고있는 듯한 주인공을 볼때면 바로 드라마를 꺼버리고 블로그에서 결말만 찾아본 뒤 다시는 보지 않는다. 이 부분은 좀 심각하다고 생각하는데 극작가가 일부러 시청자를 숨막혀 죽게 만들 요량이아니였다면 이건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사실 세번째 이유와 이어지는데 답답한짓을 하는 순간 주인공의 캐릭터뿐아니라 드라마자체의 개연성이 사라져버린다. 내가 생각하는 개연성은 그렇게 거창한것이 아니다. 일상적인 에피소드라도 눈에 뻔히 보이는 해결방법이나 길이 존재하는데도 스토리를 위해 빙글빙글 돌아가는 것 같은 부분이다. 시청자가 잠깐이라도 '어? 왜 저기서 저렇게하지?'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드라마 전체의 개연성이 무너져간다고 생각한다. 굳이 따지자면 게임이랑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창공을 활보하는 캐릭터가 앞에 나무가 있어서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지 못하는 것을 봤을 때 어떤기분이 드는가? 충분히 납득갈만한 이유가 없다면 이런부분이 게임성을 저해시키는 요소가 되는 것이다.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사소한 부분 하나하나가 쌓여서 드라마 전체의 개연성을 만들어내고 시청자를 몰입시키게 만든다. 


사실 위에 말한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요구하는 수준이 높다는 것은 알고있다. 시간과 재화를 쏟아 붙지 않고서야 완벽한 개연성을 가진 드라마를 만들어내기는 힘든일이다. 다만 너무 잘팔리는 영화, 드라마를 만들어내기 위해 내용에 맞지 않는 배우, 장소, 대사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아무리 예쁘고 멋진것들을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외모에 자신이없는 등장인물역을 누가봐도 미인인 배우가 맡질않나, 그림으로 놨을 때나 멋진 대사, 장면을 어색하게 표현해서 몰입감을 박살내질 않나, 거기다가 폭탄터지기 직전인데 서로 덕담나누고 울고불고 껴안고... 우리가 왜 요즘 드라마, 예능 보다 인터넷방송이나 유튜브를 즐겨보겠는가? TV프로그램에는 없는 현실감이 있기 때문이다. 소재가 비현실적이고 판타지적인 것은 상관이 없으나 만약, 그 안에서 살아숨쉬는 캐릭터들이 현실감이 없으면 시청자는 공감도 못하고 왜 저렇게하지라는 물음표만 가지고 화면을 끌 뿐이다. 


이 글을 쓰게된 경위는 한 드라마를 보다가 정말 속이 답답해 죽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였다. 영화관 같은경우야 자리에 묶여서 어떻게든 다 보고나오니 상관은 없지만 넷플릭스나 TV드라마는 손가락과 엉덩이를 가만히 둘 수가 없었다. 그렇게 몇 개의 드라마를 틀었다 껏다를 반복하다 포기하고 이 글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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