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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동 Nov 02. 2015

그녀에 대한 작은 미안함.




지난 월요일

몬트리올에서 반가운 친구가 왔다. 

'코왕트' 

내가 정확히 썼는지도 모르겠는 그의 이름.

정확하게 불러보려고 수십 번을 되새겨봐도 

여전히 그의 이름은 어렵다. 

오직 프랑스인만이 정확하게 말할 수 있다는 코왕트.


평소에 비싼 가격에 잘 가지 않는 일본 식당.

하지만, 

초밥을 좋아하는 그도 있는데 

한 번쯤이야. 

그렇게, 세 명의의 친구들과 

재팬 타운으로 향했다. 


그런데 내가 괜한 말을 해버렸다. 

거기서 일하는 분이 한국 사람 같다고.

그냥 "아사이" 드릴까요?에서, 친근한

발음이 들어서 였는데. 


남자들이란.

순식간에 내기가 돼버렸고 

나는 한국인에,

코왕트와 빅은 일본인에 

람은 독일인에. 


나는, 그녀가 대답하기 꺼려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일본 식당에서 일본 사람 같지 않다는 게

어쩌면 조금은 불편할 수도 있으니까. 


그렇게 코왕트는 그녀에게 물었고, 

그녀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당황을 하고,

뜸을 들이면서. 한국인이라고 했다. 

그리고 일본인은 아니지만, 일본어 전공이라고 했다. 


그녀가 돌아섰을 때, 나는 괜히 마음이 불편했다. 

다행히 그녀는 일본어가 아닌 영어로 주문을 받았고, 

이는 조금은 불편함을 거두어주었지만. 

타지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그녀에게 

그냥 한국인이라는 반가움에 괜한 불편함을 

준 것은 아니었는지. 


친구들도 내 미안함에 

"이제 번호를 물어봐서 미안함을 상쇄시킬 차례야" 

같은 농을 던졌다. 


나는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냥, 한국말로 서명이 적인 카드를 굳이 뒷면을

내보이며 계산을 했다. 


"저는 그냥, 타지에서 한국인을 봬서 반가웠어요. 

 저도 한국인이거든요, 불편하셨다면 미안해요" 


그녀가 내 마음을 알아서 이해해 주기를 바라며, 

조금은 이기적인 생각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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