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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끝 Dec 31. 2023

관조의 시간

한 해의 끝과 새해의 시작을 앞둔 시점에서 지나온 1년여의 시간을 관조하다 보면, 머릿속에서 자꾸만 도드라지는 아쉬움이 있다. 가령, 좋지 않았던 것들이나, 생각만 하고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일들,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내가 소원하게 만들었던 것들이다. 당시엔 그 결정이 최선이라고 판단하고 행동에 옮겼어도, 지나고 보면 그렇지 않은 것 투성이다.

인간은 완벽할 수 없는 불완전 존재이기 때문에 그런 거라고 위로 아닌 위로를 해 봐도, 아쉬움의 근원은 결국 내가 부족해서다. 당시 모든 선택은, 스스로 내린 것인 만큼 그로 인해 따라오는 것 역시 온전히 감당하고, 감내해야 하는 것이 이치다. 여기에 선택에 따른 결과를 매번 마주해 온 만큼, 애써 ‘후회’란 단어를 끄집어낼 필요도 없다.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기준에 따라 판단해야 하는 옳고 그름의 영역이 아니라면, 내가 내렸거나 내려야 할 결정에 좋고 나쁨을 나누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결과가 좋거나 나쁠 순 있어도, 좋은 선택, 나쁜 선택은 없단 얘기다.


선택의 본질은 결정을 내릴 때 어물쩍 거리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이 가는 대로 분명하게 해야 한다는 거다. 좋은 결과가 생긴다면 나의 판단력과 사고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고, 행여 그렇지 않다고 해도 적어도 후회는 덜 하게 될 것이어서다. 무엇보다 올 한 해 부단히 산 나에게 따듯한 격려와 응원의 마음을 건네고 싶다. 늘 그랬던 것처럼 새해에 목도하게 될 많은 선택의 갈림길에도 내가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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